Time and Money

Friday, June 18, 2010

2010년 6월 21일

주택시장의 변화

지난 주 전국주택건설협회의 6월 주택시장동향지수가 그 이전 두 달간의 상승세를 마감하고 하락했습니다

주택시장의 6월 지수 하락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입니다. 첫째는 작년부터 시행되었던 주택구입자에 대한 세금혜택이 끝난 이후 과연 주택시장이 그 추세를 이어갈 수 있는가의 여부를 감지할 수 있는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많은 주택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정부의 주택구입 혜택이 멈춘 이후 그 추세가 이어질 것이다와 반대로 상당히 하락할 것이다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왔는데 이번 6월은 혜택종결 이후 그 추세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첫번째 달로 인식되고 있고, 이런 점에서 주택시장동향지수의 하락은 비관론에 가깝다고 하겠습니다.

두번째는 유럽에서 시작된 재정위기로 많은 해외돈들이 안전한 미국으로 몰려들면서 미국 연방채권수익율을 떨어뜨려 모기지 이자율이 최저 수준으로 낮아지고 있어 혹시 주택시장에 호재가 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갖게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6월 주택시장동향지수가 하락한 소식은 현재 주택융자이자율의 하락이 주택구매자들에게 그다지 큰 유인요인이 되지 못한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어 주택시장의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주택시장이 개선되기 힘들다고 하겠습니다.

지금 근본적으로 주택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요인은 높은 실업율과 차압주택의 증가 그리고 까다로운 융자조건입니다. 실업율이 높아 많은 가정이 주택구입능력이 없어지면서 주택수요자를 줄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비록 줄고는 있다고 하지만 아직도 차압주택이 넘쳐나고 있어 공급을 늘리고 있기 때문에 거래에 있어서도 구매자들의 할인 요구가 심해지고 구매시점을 미루는 현상까지 나타나 가격하락의 압력을 더 해주고 있습니다.

또 주택융자이자율이 최저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해도 주택융자기준이 워낙 엄격해 융자가 나오지 않아 집을 사려고 계약을 해도 깨지는 경우가 종종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렇게 근본적 장애요인이 계속 주택시장을 어렵게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시적 부양책의 효과가 끝난 지금 다시 하락세에 빠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번 주택시장동향지수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Thursday, June 17, 2010

2010년 6월

그리스 사태를 두려워하는 이유

유럽 발 국가재정위기가 전세계를 떨게했다. 그리스라는 조그마한 유럽연합체의 국가가 대외채무를 갚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는데, 이를 계기로 유럽권 내의 몇 개의 다른 국가들의 연쇄부도설이 퍼지면서 최근엔 헝가리까지 가세해 세계 금융시장이 극도의 불안 상태에 빠진 것이다.

이번 그리스 사태로 상징되는 국가부도가 큰 불안을 가져오는 이유는 금융경색이다. 쉽게 말하면 돈이 돌지 않게되는 현상인데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 단기적으로 은행간 신용불안 즉 은행끼리 믿지 못하는 상태가 되면서 서로 돈을 빌려주지 않게돼 돈이 돌지 않는다. 유럽의 많은 대형은행들은 그리스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을 사들였는데 그리스가 부도가 나면 이들 채권이 하루 아침에 휴지조각이 된다.

이렇게 되면 많이 물린 은행이 부실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은행끼리 상대은행을 믿지 못하는 불안에 휩싸이면서 서로 돈을 빌려주지 않게 된다. 실제로 그리스 사태 이후 유럽은행끼리 돈을 빌릴 때 받는 이자율이 심하게 올라간 것은 바로 은행간 불신 때문이다.

두번째 장기적으로 부실화된 은행들은 채권투자로 손해를 많이보면서 자본잠식을 당해 자본비율이 기준치보다 떨어지기 쉽다. 줄어든 자본비율을 해결하는 방법은 자본을 늘이거나 은행의 규모를 줄이는 것인데 부실화된 은행이 빠른 시일 내에 자본을 늘이기는 어려워 대부분 규모를 줄이는 방법을 선택한다.

은행이 규모를 줄일려면 대출을 줄여야하고 대출을 줄이면 시중의 돈이 줄어든다. 결국 부실화된 은행끼리 돈을 안빌려주고, 자본이 부족해진 은행들이 대출을 회수하면서 자금경색이 나타나는 것이다.

자금경색이 일어나면 돈이 귀해진다. 돈이 귀해지면 돈의 가치는 올라가고 물건 값이 떨어지는 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시중에 물건이 100개가 있고 돈이 $100이 돈다면 물건값은 하나당 1불이 된다. 그러다 돈이 $50로 줄면 같은 100개의 물건에 대해 하나 당 50전으로 주는 것이다.

디플레이션이 나타나면 기업이나 소비자나 앞으로 물건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구매를 미루게 된다.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면 집사는 것을 늦추는 것이 한 예다.

소비자들이 구매를 미루면 기업들의 매상이 줄고 결국에는 많은 기업들이 손실을 입거나 망하게 되면서 고용도 줄이고 은행빚도 못갚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은행의 대출이 부실화되면서 은행권 대량 도산의 악순환이 발생한다. 금융위기다.

이번 그리스 사태가 전세계적으로 충격을 주는 이유는 바로 금융경색, 가격하락이라는 디플레이션, 경제활동 축소, 기업손실, 은행도산의 연쇄반응을 염려해서이다.

현재 유럽공동체 내에서 재정위기를 겪고있다고 지목되는 다섯개 국가들이 유럽은행권에서 빌린 돈이 약 2조8000억이라고 추산되고 있다. 이 중 상당부분이 부도가 나면 금융경색과 디플레이션의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래서 유럽공동체와 심지어는 IMF까지 그리스 재정위기를 구해주고 있고 앞으로 더 나타날 위기를 위해 유럽공동체는 8000유로를 적립하겠다는 결의까지 했다. 그만큼 불안하다는 말이다.

한 국가의 빚을 다른 국가연합체가 막아서 위기를 넘기겠다는 것인데 과연 언제까지 빚을 넘겨주면서 위기를 모면하는 수건돌리기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확신은 없지만 그냥 모든 국가들이 같이 망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이다. 빚내서 분수에 넘친 삶을 살았던 대가는 감추어지지 않는다는 현실에 세계는 떨고 있다.

2010년 6월 14일

이상한 금값과 달러가치의 동반 상승

지난 주 금값이1240불을 넘어서면서 금거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최고치 기록 이후 어느 정도 하락세를 보여주기는 했지만 주 초에는 당일 거래 중간에 1250불도 깨뜨리기도 해 금값 상승의 끝을 알 수 없게 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동시에 달러의 가치도 상승을 해 유로화의 가치가 달러 기준으로 1불 20전 밑으로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이 금값과 달러가치의 최근 상승은 각국의 중앙은행들의 유로화 비중줄이기가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되고 있습니다.

국가의 중앙은행들은 그 나라의 대외결제수단으로 세계적으로 통용이 가능한 교환수단을 보유합니다.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수단이 미국의 달러화고 그 이외에 금과 유럽의 유로화 그리고 일본의 엔화가 인정을 받는데 최근의 유럽연합내 몇 개 국가들의 부도설과 이로 인한 유럽연합의 금융위기에 대한 불안이 올라가면서 유로화 비중을 줄이는 경향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유로화 비중을 줄이는 대체 수단이 달러화와 금으로 되면서 달러와 금의 가치가 동시에 상승하는 특이한 현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금값의 상승은 주로 미국 달러가치와 상반되는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즉 금값이 오르면 달러의 가치는 떨어지고 반대로 달러 가치가 오르면 금값이 떨어집니다. 이 금과 달러의 상반관계는 금을 포함한 주요 원자재 가격이 국제시장에서 달러로 거래가 되기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유럽연합 재정위기 사태 이후에는 금값과 달러화가 같이 동반 상승하는 약간 이상한 현상을 초래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전세계적으로 유로를 팔고 그 남는 돈으로 달러와 금을 동시에 사들이기 때문입니다.

즉 달러와 엔화, 유로화 그리고 금의 비중을 유지하다가 그 중에서 유로만 줄이다 보니 당연히 다른 세군데의 비중이 같이 올라가게 돼 금과 달러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둘다 가치가 올라간다는 말입니다.

투자시장에서는 이번의 금과 달러화의 상승에 대한 경고의 소리도 많습니다. 갑자기 확대된 유럽금융위기로 투자안전처인 달러와 금으로의 도피현상이 나타나지만 유럽이 IMF와 유럽연합 등의 공조체제로 많이 안정이 될 경우 금과 달러에 대한 특수 수요가 180도 선회해서 하락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미국과 일본도 유럽의 불안이 계속될 경우 같이 경제가 어려워지는 연관성이 높아 국제공조로 도와줄 수 밖에 없어 유럽시장의 안정이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2010년 6월 7일

자동차 판매의 호조

GM을 비롯한 자동차 회사들이 5월 판매실적이 증가했다고 발표해 자동차 시장의 회복세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 판매 증가 소식은 주택, 제조업, 전체소비 등이 연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와 맥을 같이하고 있어 그 의미가 더 크다고 하겠습니다.

지난 4월에도 자동차를 포함한 내구재 즉 3년 이상 사용하는 제품의 판매가 2.9%나 올라 이제 소비자들이 당장 생활에 필요한 용품만 사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필요한 큰 소비도 할 만큼 자신감이 높아졌다는 분석을 가능케 합니다.

특히 이번 5월은 그리스를 시작으로 몇 개의 유럽연합 내 국가들의 재정위기와 이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 그리고 한국의 천안함 사건으로 인한 지정학적 불안, BP의 원유유출 등 소비자를 움추리게하는 사건들이 많았기에 자동차 시장의 고전이 예측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을 뒤엎고 각 주요 자동차 회사들이 판매 증가를 기록했기 때문에 이제 미국의 소비자는 확실한 회복세에 들어선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2000년 부터 2007년까지 한 해에 1700만대 이상씩 판매를 하던 미국의 자동차 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의 절정에서 1000만대도 못파는 상황에까지 몰렸었습니다.

그러다 2009년 정부의 소비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실시된 중고차바꿔주기 프로그램에 힘입어 다시 1000만대를 넘어섰는데 이 때에도 많은 경제전문가와 자동차 업계 분석가들은 경기부양에 편승한 소비의 일시적 증가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습니다.

따라서 헌차바꿔주기 프로그램이 끝난 지난 해 4분기 이후 다시 자동차 시장의 하락이 우려되었는데 결과는 그 이후에도 꾸준한 판매성장으로 이어지고 있어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언제나 경기부양책에 의한 소비증가는 일시적으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반대로 일단 한번 정부의 충격요법에 의해 늘어난 경기가 거꾸로 다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해 소비가 이어질 수 있다는 긍정론 양 면의 예상을 가져옵니다.

이번 자동차의 경우에는 정부의 보조로 늘어난 소비가 이어지고 있어 경기부양책의 장기효과 쪽의 이론을 뒷받침하고 있고 더 나아가 부양책이 최근에 마감된 주택시장에도 같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게 한다고 하겠습니다.

2010년 5월 31일

변동성 지수 (VIX)

유럽연합의 재정위기로 인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올라갔습니다. 시카고옵션시장의 변동성지수, 영어로 volatility index 또는 약자로 VIX로 측정되는 주식시장의 안정도는 미국내 500대 주식에 걸려있는 옵션을 기초로 계산됩니다.

이 지수는 1993년 로버트 웨일리 당시 듀크대학교수에 의해 창안되었는데 향후 30일간의 주식시장의 변동폭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를 측정하는 수학적 모델로서 현재 가장 인정을 받는 지수 중 하나입니다.

이 변동폭에 대한 예상치가 투자자에게 주는 시사점은 주식시장의 단기적 안정도를 가늠케해준다는 것인데, 이 모델에 따르면 변동성지수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시장의 단기전망은 매우 불안정하다는 예측을 던져줍니다. 이러한 불안정성에 대한 측정 때문에 변동성지수는 Fear Index 즉 공포지수라고도 불립니다.

변동성 지수가 높아지면 그만큼 불안이 커진다는 뜻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꼭 주식시장의 하락만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변동성이란 문자 그대로 변동이지 하락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주식시장이 급격하게 올라가던 90년대 말에도 변동성지수가 높았던 사실은 변동폭은 주식시장이 급격하게 하락할 가능성과 함께 급격하게 상승할 가능성도 다 나타낸다는 성격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따라서 변동성지수가 높아질 때는 당시의 주식시장의 분위기와 연계해서 해석을 해야만 하락쪽으로 불안요인이 커지는 것인지 아니면 상승 쪽으로 커지는 것인지를 예상할 수 있게 됩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이 변동성지수는 1993년 도입된 이후 2008년 9월까지 평균 20을 중심으로 오르내렸고 고점도 40정도에서 머무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때 무려 80을 넘어서는 극도의 불안 상태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금융구제 정책으로 다시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으면서 종래의 변동폭을 유지해 왔고 이번 유럽발 금융위기 이전에는 20정도 까지 내려갔다가 이번 사태 직후 40을 갑자기 넘어섬으로써 금융시장의 불안을 반영했었습니다.

다행히 이 변동성 지수가 다시 지난 주 말께 이르러 40 이하로 떨어져 유럽발 위기의 충격을 어느 정도 소화하고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2010년 5월 24일

글로벌 경제 불안

유럽의 문제로 시작된 경제 불안이 전세계를 덮치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은 단순한 그리스의 지역적 문제였으나 이제는 불안의 논리가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증폭되는 상황을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그리스 사태를 보면 2007년 초 서브프라임 사태의 시작과 거의 같은 흐름을 보여주고 있어 경각심을 높이고 있습니다. 2007년 초 당시 서브프라임의 문제가 구체화하기 시작할 때 이에 대한 대응은 몇 개 회사의 문제로 끝날 것으로 가볍게 넘어가는 형태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서브프라임의 문제가 제대로 노출되어 전세계 금융시장 공황상태까지 연결돼 결국 금융위기와 경제위기를 겪었습니다.

이번 그리스 사태도 유로지역의 16개 국가 전체의 경제규모를 보면 3%정도에 지나지 않는 작은 문제로 판단되었고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기 전에 유럽연합에서 스스로 구제를 해줄 것으로 예상되었기에 전세계적 문제로 해석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정치적 재정적 연합이 없는 유럽연합은 끝내 스스로 그리스 문제를 다 처리하지 못하는 무능을 보여주면서 결국은 IMF에게 까지 손을 벌리는 지경에까지 처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유럽연합이 스스로 문제를 처리하지 못한다는 현실 인식은 현재 그리스 외에도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재정문제의 시한폭탄을 가지고 있는 국가들이 여러 개 있는 유럽연합이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연결되었습니다.

잠재한 문제는 점점 커가는데 해결능력은 확실치 않은 유럽연합의 상황을 보면 자칫 다시 유럽금융권이 경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겨나게 되었고 이 우려는 결국 세계 경제의 제2차 침체로 나타날 것이라는 불안으로 커지면서 주식과 선물 투자 등 위험자산에서 도피현상이 생겨난 것입니다.

지금은 2007년 이후 금융위기보다 불안요인은 더 클 수도 있습니다. 그 때는 각국 정부가 막대한 재정적자를 일으키며 금융권구제와 경기부양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바로 해결사로 나섰던 정부가 힘이 없어졌기 때문에 이제 누가 그 역할을 할 지 막막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지금의 불안은 자칫하면 1차 금융위기보다 해결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입니다.

다행히 조금씩이나마 살아나는 미국의 소비가 힘빠진 정부를 대신해 경제를 구원해주기를 기대할 수 있다는 사실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하겠습니다.

2010년 5월 10일

유로화의 불안

그리스 문제로 유럽연합의 경제가 불안에 휩싸이고 있는 가운데 유로화도 미국 달러대비 연일 하락하고 있어 미국을 포함한 세계경제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이 유로를 공동통화로 만들 때부터 가장 큰 잠재적 문제로 지적되었던 점이 정치와 국가재정권이 통합이 안된 상태에서 화폐만 통일을 하면 각 국의 경제상황의 차이가 심할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었습니다.

이 우려는 이번 그리스 사태를 기점으로 현실로 들어나고 있습니다. 그리스가 공동 통화권에 있어도 정치와 재정이 독립돼있기 때문에 결국 그리스 국가의 부도위기는 그리스의 독립적 문제일 수 밖에 없고 이에 대한 구제책도 유럽공동체가 부분적으로만 책임지고 IMF의 도움까지 받아야한다는 현실입니다.

만약 유로가 미국의 달러화 같은 상황에 있었다면 그리스의 문제는 미국내 50개 주중 하나의 문제로 국한됩니다. 그러면 비록 한 주의 재정상태가 악화돼 부도상태까지 간다해도 연방정부 차원에서 구제하게 되거나 설령 직접적 구제를 해주지 않는다 해도 연방정부의 보증 등의 형태로 간접적으로라도 지원해 줄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 외의 국가들에서 보면 미국내 한 주의 문제는 미국 내부의 문제로 국한될 뿐 미국 전체의 문제로까지 확대해석 되지 않게 됩니다.

또 반대로 유럽공동체가 없고 공동통화체제가 아니었다고 한다면 그리스의 재정악화 문제는 그리스의 통화를 평가절하함으로써 상당 부분 미리 해결할 수 있습니다. 즉 그리스 통화가치를 떨어뜨려 그리스 상품의 경쟁력을 올려 국내경제를 활성화시킴으로써 재정부담을 어느 정도 줄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유로는 정치적으로 통합돼있지 않아서 연방정부의 보호를 받지도 못하고 또 통화의 가치를 탄력적으로 조정해 국제경쟁력을 가져올 수도 없는 이중의 장벽에 부딛혀 있고 바로 이 이유로 해서 유로가 탄생될 때 그 한계가 지적되었고 자칫 조만간 다시 해체가 될 수도 있다는 경고를 했던 것입니다.

비록 유럽공동체 전체에 비해 비중이 매우 작은 그리스의 문제로 시작되었지만 그보다 훨씬 경제 규모가 큰 스페인까지도 재정위기에 빠지고 있어 자칫하면 이번 경제위기가 유럽공동체의 근간을 흔들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역단위의 경제공동체가 정치와 재정의 통합이 없을 때 어떤 위험이 따르는 가를 보여주는 시험대에 유로는 올라있고 그로 인해 끝없는 추락을 하고 있습니다.

2010년 4월

불황과 ‘무소유’

소유의 고통을 보듬어주었던 ‘무소유’를 쓰신 법정스님이 입적하셨다. 벌써 20년도 넘게 읽혀지는 ‘무소유’는 현대 한국 사회의 정신세계에 가장 영향을 끼친 책 중에 하나다.

아리러니컬하게도 이토록 강한 영향을 남긴 이유는 ‘무소유’를 읽고 위안과 평정을 느끼면서도 실제 무소유를 실천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현실에서는 소유를 추구하는 삶이 버겁다고 하더라도 계속 소유를 추구하고 살아야한다는 명제가 실려있는 것이다.

실제 우리의 현대 삶은 300년 전 부터 형성된 산업주의를 시작으로 물질주의와 소비주의에 휩싸여있다. 물질주의와 소비주의는 ‘내’가 누구인가를 내가 ‘가진 것’으로 규정시킨다. 더 가진 사람이 덜 가진 사람보다 낫다는 사고방식이다.

이젠 소유로 사람이 평가되고 대우받게되니 소유를 잃을 지도 모르는 불안감이 자리잡는다. 또 최고점에 있는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상대적 열등감의 상처를 받게된다. 남이 가지면 가져야하고 남이 가진 것을 못가지면 수치심이 생기고 더 가지면 자부심이 생긴다.

그런데 소유는 언제나 상대적이어서 가질수록 더 많은 소유를 찾게돼 결국은 소유를 위한 노예로 전락하면서 정신적 피로감에 휘말리게 된다. 그렇다고 소유를 놓으면 세속에서 낙오가 되니 감히 끊지도 못한다. 한 마디로 끝없는 번뇌의 사슬이다.

스님이 던져준 위안은 바로 이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번뇌에서 잠시나마 정신적으로 해방을 시켜주는 카타르시스다. 현실에서는 안되지만 피안에서만 가능한 이상향을 ‘무소유’라는 이름으로 제시해 준 것이다.

그러나 스님은 ‘무소유’에서 단순한 일시적 카타르시스를 넘어서 물질주의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실제적 방법을 간단하지만 강렬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집착을 줄이고 범죄적 소유를 버리라는 가르침이다.

집착은 소유를 필요 이상의 의미로 가질 때 생긴다고 설명한다. 내가 가진 것은 나와 내 가족과 이웃이 같이 살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그러나 소유가 필요수단을 넘어서 나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바뀌면 소유가 우리를 소유하고 이 때부터 우리는 집착의 고통에 빠진다.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흔히 자랑거리로 되어 있지만, 그만큼 많이 얽히어 있다는 측면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는 말씀을 통해 소유는 삶에 필요한 것 이상의 의미를 주지 않으면 집착을 많이 없애 고통을 줄여준다고 암시하고 있다.

또 스님은 간디의 말씀을 인용하면서 소유는 범죄라는 섬뜩한 말씀을 남긴다. 같은 물건을 두고 다툴 수 밖에 없는 상태를 ‘범죄처럼 자책하지 않을 수 없다’고 고백하고 있다. 남의 것을 탐내는 행위는 범죄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어차피 소유에서 벗어나 살 수 없다고 해도 적어도 이 집착과 범죄적 소유행위만이라도 다스린다면 평소의 삶이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고 진정한 나를 돌아보고 찾을 수 있다는 말씀은 평범한 우리도 실천할 수 있는 가르침이다.

하필 스님의 입적 시기가 이젠 소유마저 내세울 것이 없는 경기침체기다. 그런데 어쩌면 침체기이기에 집착과 범죄적 소유의 틀을 벗어나는 현실적 무소유를 받아들이기가 쉬울 지도 모른다. 무소유는 자발적으로 실천하기는 너무나 힘들기 때문이다.

비록 내 스스로 버리지는 않았을 지라도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씀에서 지금처럼 많은 소유를 잃어버린 시절에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다는 기대를 막연히 해본다.

산에 핀 야생화가 아름다운 것은 꽃이 많은 것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다. 그냥 그 존재로 아름답다.

2010년 5월 3일

4월 공개시장위원회

지난 주 있었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현행 0%대의 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미 상당기간 동안 이자율을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에 있었기 때문에 이번 이자율 동결은 예상이 되어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따라서 이번 회의결과에 대한 초점은 연준이 현재 상태를 어떻게 보느냐하는 견해와 앞으로 얼마 동안 이자율을 현재 상태로 유지할 것이냐는데 있었습니다.

우선 경제에 대한 진단을 보면 여러 지표상으로 경제가 꾸준히 회복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했고 더 나아가 가장 미국경제를 발목잡고 있는 고용시장도 개선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어 본격적인 회복세를 낙관하는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아직도 미국 경제의 불안한 부분이 여러 분야에 걸쳐 있다고 진단하고 있는데 우선 소비자들이 소비를 늘리고는 있으나 여전히 높은 실업율과 소득 감소, 재산 감소, 그리고 대출받기가 어려운 점 때문에 제한적으로 늘일 수 밖에 없음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기업 역시 시설투자는 현저히 늘이고 있지만 사업용건물에 대한 투자가 감소하고 있고 아직은 고용을 늘릴 만큼 자신있는 단계는 아니어서 계속 조심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렇게 비록 소비와 기업투자가 증가하면서 회복세는 보여주기는 하지만 아직 확실히 회복에 들어갔다고 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금리인상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하지 않고 경기부양을 위한 금융정책을 유지하겠다고 결정한 것입니다.

벌써 세차례 회의 연속 호닉 캔사스 시티 지역연방은행 총재는 향후 인플레이션과 경제구조의 불균형을 우려해 이자율 고정을 반대했는데 대다수의 위원들은 아직 유휴 생산시설이 많고 실업율이 높아 당분간 물가상승의 위협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해 이자율 유지를 결정했습니다.

이자율은 계속 경기부양을 위해 0%대에 고정시켰지만 이자율 외에 시중에 돈을 풀기위해 사용했던 채권구입 프로그램은 거의 대부분 3월 말로 마감했고 마지막 남은 하나의 프로그램도 6월 말이면 끝낸다고 선언해 서서히 시중에 풀어논 돈을 줄이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연준은 경기회복이 확인될 때까지는 이자율은 0%대에 두면서 양적 팽창을 위해 시도했던 자금을 단계적으로 줄여가는 방법을 통해 정부주도형 경기회복을 민간주도형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제는 서서히 민간경제가 정부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10년 4월 26일

골드먼 삭스의 피소

투자은행의 대표 회사인 골드먼삭스가 미 증권거래소에 의해 사기혐의로 고소를 당했습니다. 내용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을 고객에게는 최우량채권이라고 판매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채권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 고객에게는 막대한 손실을 끼치고 자신들은 이익을 챙겼다는 것입니다.

원래 투자시장은 상당히 큰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에 위험한 자산을 판 자체는 문제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의 핵심은 골드먼삭스는 채권이 잘못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었으면서도 고객에게는 계속 판매를 했다는 사실입니다.

당시 문제가 된 아바커스의 채권은 신용등급회사들에게서 최우량등급을 받고 있었기에 일반적 법 정신에 따르면 골드먼의 채권판매는 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증권거래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아바커스의 채권구성에 도움을 주었던 회사인 폴슨사는 향후 모기지시장이 급격하게 나빠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었고 더 나아가 아바커스 채권에 문제발생이 높은 지역의 모기지를 집중해 위험도를 올린 것으로 나타나 의도적으로 고객을 유인했다는 사기혐의를 받게 된 것입니다.

그렇지만 법적으로 보면 과연 의도적 사기냐 아니면 투자은행의 여러 분야간에 일어나는 다른 견해에 따른 정상적 행위냐를 구분하기가 애매해 앞으로 본 건에 대한 심리가 골드먼의 잘못을 인정할 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이 불확실성은 실제 증권거래위원회가 골드먼을 고소키로 결정하는 데도 만장일치가 아닌 3대2로 결정되었다는 사실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 법적 분쟁의 결과는 앞으로 나타나겠지만 이 사건은 재판자체보다 사회적 파장과 투자시장에 대한 영향이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선 당장 골드먼삭스와의 거래를 중단하겠다는 기관이 대량 나타날 수 있고 그 동안 골드먼삭스와의 거래에서 손해를 본 기관들의 배상청구가 이어질 것입니다.

다음은 금융위기와 대공황 이후의 최대 경제위기로 많은 국민들이 투자은행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있어 판결여부에 상관없이 골드먼과 월가의 은행들에 대한 신용도 추락을 가져올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고소조치는 지금 의회에서 진행되는 금융규제안에 힘을 실어줄 것이 분명하고 더 나아가 다른 투자은행들에게도 같은 위반사항을 적용하려고 시도할 것이기 때문에 일단 금융권의 불안요인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2010년 4월 19일

경기회복과 실업율

지난 주 주식시장의 상징인 다우산업지수가 2008년 9월 이후 처음으로 11,000선을 넘어섬으로써 경기 회복세에 희망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는 벌써 지난 해 말부터 정부의 주택시장과 자동차 시장 부양책으로 서서히 바닥을 치는 모습을 보여왔고 최근 들어서는 소매경기도 증가하고 제조업도 8개월째 계속 상승하고 있어 지표상으로 회복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경제에 대해 가장 중립적이면서 신뢰할 만한 자료인 연방은행의 조사에서도 계속적으로 경제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발표되고 있어 희망을 더해주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지난 2월 초 그리스를 포함한 유럽의 몇 개 국가들의 국가부도설과 중국의 긴축정책 조기 실시의 두려움이 겹치면서 전세계 주식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다 유럽연합과 IMF의 협조로 위기감이 현저히 낮아지면서 주식시장이 다시 안정적 성장을 해오던 중 마침내 지난 주 11,000이라는 심리적 저항선을 무난히 돌파한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소비와 제조업의 실물경제지표, 연방은행의 경제측정, 그리고 주식시장 삼박자가 다 경제회복을 확인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어 아주 긍정적이라 하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소비자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9.7% 달하는 실업율입니다. 실업율이 높은 상태에서 경제회복이 언제까지나 이어질 지 의심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의견은 크게 나뉘어 있습니다. 부정적인 견해는 현재의 경기회복세는 정부 중심의 부양책에 의한 일시적 현상이고 정부의 역할이 끝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경제는 다시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반대로 긍정적인 견해는 비록 정부의 역할로 경제가 잠시 살아났다고 하더라도 긍정적 분위기가 강해지면 기업도 적극적으로 돌아설 수 있어 정부의 역할이 끝난다 해도 민간 기업들이 이를 충분히 뒷받침해 줄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어디서 일자리가 생길지는 몰라도 주식시장에서 나타난 긍정적 경제분위기가 지속되면서 90년대 정보통신산업이나 2000년대 초 부동산 시장이 대규모 인력을 소화했듯 새로운 산업분야에서 고용을 이끌기를 기대해 봅니다.

2010년 4월 12일

원자재 가격의 상승

철광석이나 석탄과 같은 원자재 가격이 상당폭으로 오르고 있어 자칫 심각한 물가상승으로 연결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거의 전분야에 걸쳐 오르는 원자재 가격은 지난 6개월 동안만 해도 철강, 섬유, 원목 등의 기초 중간재료 분야에서 연율 기준으로 5.8%정도 오르고 있어 이들 원자재를 사용하는 제조업에게 원가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이들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현상은 일반적으로 경기회복 시작의 신호로 여겨지고 있어 경제 전망 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 인상은 늘어나는 제조업 수요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자칫하면 원자재 가격의 인상이 물가상승을 불러와 연준에서 이자율을 올리고 이로 인해 다시 경기가 얼어붙는 더블딥 현상이 나오지 않을까하는 점입니다.

지금 연준의 입장은 비록 경제와 금융계가 안정이 돼 앞으로 경기회복이 서서히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아직 이자율을 올리는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시행하기에는 성급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연준의 이자율 동결 방침은 인플레이션 방지 강경론자들에게 상당한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고 연준 내에서도 이자율의 조속 인상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인플레이션 강경론자들의 주장에 대해 연준의 가장 강한 반론의 배경은 현재 물가상승율이 낮다는 사실인데 지금처럼 원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 조만간 소비자 물가도 올라갈 수 있어 연준의 이자율 동결 방침이 무너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 인상이 전반적 물가 상승을 쉽사리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도 상당히 강합니다. 우선 현재 미국의 제조원가 중 원자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고 오히려 인건비 비중이 높은데 아직 실업율이 높아 전체적인 물가상승 압력은 적은 편입니다.

둘째는 아직 기업들이 충분한 수요가 있다고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원가가 올라도 소비자 눈치를 보느라 소비자에게 원가상승을 전가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런 각도에서 보면 원자재 가격 상승은 경기상승의 신호이면서 물가압력은 당분간 많지 않아 그렇게 부정적으로 염려할 필요는 없는 단계라고 평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