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Money

Monday, October 31, 2005

새 연방은행의장 지명

2005년 10월 31일

새 연방은행의장 지명

지난 주 내년 1월 말 퇴임을 앞둔 Greenspan연방은행의장 후임으로 Ben Bernanke현 백악관 대통령경제자문회의의장이 지명되었습니다. 경제학자로서 연방은행에서도 3년간의 경험을 가진 Bernanke의장의 지명은 몇 달 전부터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질 정도로 무난한 인사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Bernanke의장 지명이 발표되자 경제계는 매우 환영하는 분위기였는데 특히 실물경제의 반응을 가장 빨리 반영하는 주식시장은 지난 몇 주간의 침체장세를 뒤집고 급상승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러한 긍정적 반응의 배경을 살펴보면 우선 지금의 미 경제계는 현재까지 미 연방은행을 이끌어온 Greenspan의장의 판단력과 지도력을 높이 평가한다는 사실을 꼽을 수 있습니다. 87년 취임하자마자 주식시장의 Black Monday라는 사태를 맞이했지만 이를 잘 수습하면서 이어진 지난 17년간의 연방은행의 정책은 그 후 수많은 크고 작은 세계 경제의 어려움들을 무난히 해결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Bernanke의장의 지명이 환영을 받는 데는 Bernanke지명자의 경제운용노선이 Greenspan의장과 같은 맥락이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연방은행의 성공적인 경제운용 기조가 잘 이어져 갈 것이란 기대감이 크게 깔려있다고 하겠습니다.

두번째로 경제계가 이번 지명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Bernanke지명자의 개인적 리더쉽이 쟁쟁한 인물로 가득찬 연방은행을 이끌어가는데 적합하다고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차분하고 사려깊은 성품의 소유자로 알려진 Bernanke지명자이기 때문에 앞으로 닥칠 중요한 정책의 전환점에서 무난한 결정을 잘 유도할 수 있다고 예상되는 것입니다.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합하는 능력이야말로 연방은행의장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기 때문입니다.

세째로 Bernanke지명자에게 갖는 기대는 그의 정책운용의 투명성이라고 하겠습니다. 퇴임Greenspan의장이 그동안 애매모호한 선문답식 표현을 많이 사용한 데 반해 새 지명자는 언제나 연방은행의 정책의 목표와 운용방식을 확실하게 알려줌으로써 시장에 투명성을 더 부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여러 분야의 기대를 보면 이번 Bernanke의장의 지명은 아주 적절한 결정으로 보이며 지금 연방은행이 처해 있는 부동산 시장과 유가상승에 따른 물가상승의 위협을 현명하게 대처해나가는 데 최상의 선택이라고 평가된다고 하겠습니다. 앞으로의 미 경제에 많은 안정적 전망을 가져다줄 것을 기대해 봅니다.

Monday, October 17, 2005

에너지가격과 인플레이션

2005년 10월 17일

에너지가격과 인플레이션

흔히 물가상승율을 말할 때 종합물가지수와 핵심물가지수로 나누어 표현합니다. 종합물가지수에서 식품과 에너지가격의 변동을 제외한 물가지수가 핵심물가지수인데 영어로 Core Inflation이라고 합니다.

핵심물가지수에서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하는 이유는 매달 측정하는 물가지수계산에서 이 두 항목이 너무 안정적이지 못해 물가지수의 변동폭을 너무 크게하기 때문에 잘못하면 물가지수에 기초한 금융정책이 왜곡될 가능성이 높아서입니다. 식품이나 에너지가격은 기상의 변화나 전쟁, 테러 등의 예측불가능한 사태에 따라 변동폭이 크고 다시 상황이 호전되면 금방 정상으로 돌아서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 두 항목은 전반적인 경제에서의 물가변화를 반영한다고 보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경제계에서 판단해 물가지수에서 제외해왔습니다.

실제로 올해 8월까지의 1년간 종합물가지수는 3.6%인데 비해 핵심물가 지수는 2.1%밖에 되지 않습니다. 금융당국이 핵심물가지수를 기준으로 하게되면 물가상승율은 잘 통제돼있다고 할 수 있는데 반해 종합물가지수를 기준으로 하게 되면 물가상승율은 문제가 있는 수준으로 됩니다. 그동안 에너지가격이 꾸준히 오르는데도 연방은행에서 물가상승이 잘 통제되어 있다는 진단을 해온 근거는 바로 이 핵심물가지수가 낮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연방은행이 물가상승에 대해 강도높은 우려를 표시하는데 그 이유는 에너지 가격이 일시적 제한적 변동을 가져오지 않고 근본적 인상을 가져왔다는 인식의 전환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즉 이제 에너지 가격은 핵심물가지수가 아니라는 이유로 물가상승율 측정에서 빠지면 안되는 지속성을 보여주고 있고 더 나아가 이 에너지 가격이 전체적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는 인정을 금융당국이 한다는 말입니다.

지난 몇년간 일부 경제학계에서 물가상승측정에서 에너지분야를 제외하기에는 유가의 상승이 매우 지속적이고 근본적이라는 지적을 해왔는데 금융당국은 아직 유가를 물가상승에 집어넣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관망을 해오다 마침내 지난달부터 심각하게 고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정책방향이 얼마나 바꾸기 어려운 문제인가를 가늠케해줍니다.

어쨌든 바로 이 에너지가격에 대한 인식 전환이 연방은행을 강경하게 만들었고 앞으로 이자율상승이 예상보다 더 높아질 것이란 예상이 금융계를 지배하게해 주식시장을 어둡게하고 있습니다. 이제 고금리시대는 이미 시작되었다고 하겠습니다.

Thursday, October 13, 2005

물가상승의 위협

2005년 10월 10일

물가상승의 위협

지난주 화요일 달라스 연방은행 Richard Fisher총재가 물가상승율이 통제선의 상한선에 다달은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발표하면서 주식시장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Fisher총재의 의견은 물가상승의 위협이 경제를 상당히 어렵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잘못하면 1970년대의 인플레이션현상을 초래할 수도 있으며 이렇게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는 원인으로 유가를 포함한 원자재가격 상승 때문에 기업들이 가격을 올려야하는 상태가 예상된다는 분석입니다.

연방은행 지역총재의 견해가 특별히 더 많은 불안을 가져온 이유는 바로 Fisher총재가 몇달전 연방은행의 이자율 상승이 이제 야구로 말하면 9회에 돌입한것으로 생각한다는 발언을 해 이자율의 인상에 대해 조만간 멈출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불러일으킨 소위 이자율면에서 연방은행 내의 비둘기파였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이자율 상승이 곧 멈출 것이라고 예상하던 사람조차 물가상승이 통제한계점에 거의 도달해 앞으로 연방은행의 이자율정책이 강경해질 것임을 예고한다고 하니 지난 몇달 사이 물가상승의 압력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짐작케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Fisher총재는 더 나아가 원자재가격상승과 함께 연방재정적자의 폭이 계속 커짐에 따라 이자율상승의 압력이 높아지는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연방재정적자가 커지면 연방은행에서 돈을 늘려 일단은 넘어가고 보자는 기대가 나오는데 이렇게 연방은행에서 돈을 풀게되면 물가상승의 압력은 더 커지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연방은행은 재정적자를 연방은행에서 일시적으로 해결해줄 의사가 없음을 강력히 시사했습니다.

따라서 Fisher 의장의 의지를 본다면 앞으로의 금융정책은 계속 강경해질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이며 이 때문에 그동안 곧 이자율상승이 끝나기를 기대하던 주식시장은 찬물을 끼얹은 듯한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연방은행이 물가상승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면 아무래도 미 경기는 위축되기 쉽고 각 개별기업 입장에서 본다면 경기위축은 매출감소로 연결되면서 수익성 악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아 주식시장의 불안은 커질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주의 주식시장하락은 바로 이 물가상승에 대한 경고와 이에 따른 이자율에 대한 연방은행의 강경발언에 기인했다고 하겠습니다. 이번 주부터 상장기업들의 지난 3/4분기 실적발표가 시작됩니다. 기업들의 실적 결과에 따라 주식시장의 불안이 가라앉을지 아니면 확고해질 지가 나뉘는 매우 중요한 갈림길입니다.

금리정책과 부동산시장

지금의 상황을 정리해보자. 연방은행은 작년 6월 말부터 단기 이자율을 꾸준히 올려 은행간 금리를 1%에서 3.5%까지 인상했다. 1년이 지난 현재 미 경제 성장율은 3% 이상의 고성장을 견지하고 주택가격은 계속 올라만 간다.

연방은행 Greenspan의장은 걱정한다. 비록 미국 전체적으로는 아니라 하더라도 여러군데 지역적으로 부동산 거품이 존재한다는 의견을 심심찮게 내놓고 있다. 재산의 가치가 영구적으로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현 세태는 우려가 되며 유동성이 줄어드는 시점에 심한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금까지 재산가치 상승에 대해 간접적 화법을 사용해오다 직격탄을 서서히 날리고 있다.

연방은행이 금리를 올리면서 과열된 경기가 어느 정도 식기를 기대하는 것은 금리정책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다. 단기 금리를 올린다고 결정하면 그냥 이자가 올라가는 것이 아니고 연방공개시장에서 금리를 올리기 위해 조치를 취해야한다. 이자를 올리기 위해서 연방은행이 취하는 조치는 연방채권을 발행하는 방법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데 연방채권을 발행한다는 말은 연방은행이 민간시장에서 돈을 빌리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연방은행이 금리를 올리기 위해 돈을 빌리면서 나타나는 현상은 시중에 돈이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연방은행이 연방채권을 팔아서 받은 돈은 다시 시장에 나오지 않고 없어진다. 개인이나 은행에서 돈을 빌리면 빌린 사람이 그 돈을 사용하기 때문에 시중에 도는 돈의 양은 줄어들지 않는데 반해서 연방은행이 돈을 빌리면 그 돈이 다시 시장으로 돌아오지 않아 시중의 자금이 줄어들게 된다.

돈이 시중에서 줄어든다는 말은 다시 돈의 가치가 그만큼 오른다는 뜻이다. 돈의 가치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다른 투자재산의 가격은 떨어진다. 돈과 투자자산 즉 증권, 채권, 부동산 등과의 관계는 일반적으로 역관계이다. 그래서 이자율이 오르면 돈의 가치가 오르고 투자자산이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상의 복잡한 설명을 쉽게 얘기하면 부동산이 과열로 오른 이유중 하나는 시중에 돈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지금 연방은행은 돈을 줄이고 있다. 돈이 줄면 돈의 가치가 오를 것이고 시중에 과잉된 투자를 뒷받침할만한 유동성이 줄어 들어 과열된 가격의 조정이 올 가능성이 높다. 결국 연방은행은 현재의 부동산이 전체적인 돈의 양이 줄어들게되면 어느 정도 하향조정될 것이라고 간접적으로 주의를 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 금융당국의 견해는 경기와 투자가 정부의 금융정책에 의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금융정책 만능설에 가까운 입장이다. 즉 연방은행이 돈을 늘이면 시장이 살아나고 돈을 줄이면 시장이 위축된다는 말이다. 단지 여기에 단서가 붙는데 돈을 늘이고 줄일 때 그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차가 있다는 사실이다. 실증적으로 일반적인 경우 돈을 늘이거나 줄이기 시작한 후 1년 반에서 2년 정도 지나면서 경기가 살아나거나 위축된다. 최근의 기록으로도 9.11사태 전후로 금리를 급격히 내린후 미 경제가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들어선 시점은 2년 후인 2003년부터이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이 돈을 늘이고 줄여도 시장의 다른 기능 때문에 그 효과가 반드시 원하는 대로 되지않는다는 금융정책 무관론도 있다. 무관론자의 주장은 전반적인 금융정책의 영향보다 지역적 기술적 특수성에 의해 자산가치가 결정된다는 견해이다. 현재의 부동산 현상에 대해서도 금융정책 무관론은 사람은 늘고 땅은 한정돼 있어 금융정책과 상관없이 가격은 결코 내릴 수 없다고 주장한다.
지난 4년전 부터 갑자기 사람이 늘기 시작했고 땅이 급격히 부족해졌다는 설명인데 그런 지역이 있기는 해도 미국 전체적으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연방은행은 90년대 후반에도 주식시장의 과열에 대해 걱정했다. 서서히 금리를 올리면서 돈을 줄여나가는데 시장은 신경제이론으로 반박하며 주식시장 불패론을 지켜나갔다. 결국 96년에 시작된 연방은행의장이 표현한 “비합리적 흥분상태”의 주식시장은 그로 부터 3년 반후인 2000년에 끝이 났다.

은퇴를 앞둔 노련한 연방은행의장은 돈의 공급을 줄이면서 주택시장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무시할 수 없고 무시해서도 안되는 거목의 발언이다. 그러나 주택시장은 보란듯이 상승하고 있다. 금융정책 무관론이다.

바다를 보면 밀물과 썰물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데 정작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은 물높이의 변화를 당장 느끼지 못한다. 시간이 한참 지나서 깨달을 뿐이다. 연방은행이 돈의 양을 줄이는 정책은 바다의 썰물과 같다. 조정하는 효과는 썰물처럼 한참 시간이 지나서 뒤돌아 볼 때 느낄 수 있다. 조정기에도 계속 파도는 친다. 파도를 밀물로 착각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