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Money

Thursday, September 18, 2008

2008년 9월 15일

시장의 변동성

지난 주 부실에 시달리던 양대 모기지업체인 Fannie Mae와 Freddie Mac을 정부가 잠정적으로 인수한다는 전격적 발표에 전세계 주식시장이 급등하기가 무섭게 바로 그 다음날 역시 부실로 문제가 되고 있는 4대 투자은행인 Lehman Brothers의 한국산업은행 인수무산설로 주식시장이 곤두박질 치는 소용돌이를 경험했습니다.

이 소용돌이는 바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측정하는 VIX지표를 높여 현재 금융시장의 상태가 얼마나 혼란스러운가를 잘 보여주고 있으며 어느 한 두가지 좋은 소식이 있다고 해도 산적한 다른 문제가 많아 결코 주식시장이 뚜렷하게 하락세를 벗어났다고 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큰 시장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 금융시장의 형태를 보면 뭔가 잘되기를 바라는 애탄 마음이 팽배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전반적인 주요 경제요소들이 모두 위태하기 때문에 빠른 시일 안에 경제가 안정을 찾는다는 생각은 속단임에도 불구하고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면 기대를 크게하다가 바로 그 다음 날이나 며칠 안에 열기가 꺼져 실망하는 형태를 반복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미국을 위시한 전세계 경제를 사로잡고 있는 불안요인은 거의 전분야에 걸쳐 산재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택시장의 침체, 금융계의 부실과 이에 연관된 신용경색, 소비의 감소, 비록 낮아지고는 있으나 여전히 높은 원유 및 원자재 가격, 늘어나는 실업율, 세계경제의 약화와 달러강세로 오래가기 힘든 미국의 수출 등 어느 한 분야도 마음을 놀 수 있는 분야가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해결책으로 어느 특정 문제가 사라진다해도 그것은 대부분 미봉책이거나 전체적 영향력을 고려하면 부분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Fannie Mae와 Freddie Mac의 정부구제도 침몰을 막았을 뿐이지 결코 문제를 해결한 것도 아니고 주택시장이 곧바로 돌아서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이런 발표가 있으면 곧 주식시장은 흥분에 가까운 반응을 하는데 그러다 다시 현실을 직시하게하는 발표가 나타나면 금방 열기가 식어버립니다.

문제는 이런 큰 변동성의 시절에 시장의 변동성에 잘못 끼어들면 크게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거꾸로 변동성이 크면 크게 단기이익을 낼 수도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인간의 심리적 불안과 흥분상태로 인해 냉철한 판단을 하기 힘들어 손해를 입기쉽다는 교훈을 새겨봐야할 것입니다.

금융계의 불안이 계속되는 한 변동성은 줄 수 없고 이렇게 변동성이 심할 때는 일단 보수적인 자세를 갖는 지혜가 요구되는 때라고 하겠습니다.

2008년 9월 8일

원유가와 경기방향

지난 7월 11일을 고점으로 계속 하강하는 원유가는 그 동안 세계경제를 불안하게 하던 인플레의 우려를 줄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현상입니다.

그런데 기대하던 원유가의 하락이 이어지는데도 미국을 위시한 주요 국가들의 주식시장은 계속 하락장세를 나타내고 있어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원유가가 고공행진을 할 때부터 어느 정도 예상돼왔습니다. 원유가가 떨어진다는 것은 분명 물가압력을 줄이고 미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스값으로 지출되는 돈이 줄어들면 그만큼 소비를 늘일 수 있어 경제가 잘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이 당연한데 반해 원유가 하락은 전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진다는 확인을 해주기 때문에 유가하락은 어두운 경기전망을 가져올 것이라는 해석 또한 설득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지금 원유가가 하락하는 배경을 보면 가장 큰 이유가 역시 경제하락 예상에 따른 원유수요의 감소에 기초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미국 뿐 아니라 유럽도 이제 경기하락의 모습이 확연하고 잠시 반짝이는가 했던 일본도 다시 마이너스 성장을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이고 있고 가장 빠른 성장을 했던 중국이 그 성장의 주축이었던 수출의 주대상국인 미국의 경기침체로 어려움에 처하는 등 경제의 둔화는 확실하다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경기둔화는 바로 소비의 감소를 의미하는데 소비의 감소는 원유소비량을 줄이게 된다고 예상돼 가격의 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경제전체의 활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식시장은 원유가 하락의 좋은 소재에도 불구하고 원유가 하락의 배경인 경기침체에 더 초점을 두게되고 그러다보니 주식시장의 하락장세도 계속된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원유가의 하락이 비록 주식시장을 상승국면으로 이끌어주지는 못한다고 해도 일단 인플레의 우려를 줄여준다는 점에서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기침체가 이어지는데도 원유가가 계속 오르면 경제운용당국에서 가장 대처하기 어려운 스태그플레이션 즉 물가는 오르고 경기는 침체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 원유가의 하락은 경기침체와 물가하락이라는 정상구조를 가져오기 때문에 경제당국에게는 풀기가 상대적으로 더 쉬운 상태라고 하겠습니다.

바로 이런 배경으로 인해 연방은행의 이자율 정책도 당분간 현재의 저금리를 유지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년말을 넘어 내년 초까지도 이자율의 동결이 예상되는 것입니다. 비록 원유가 하락이 경기회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해도 경기에 도움은 준다는 말입니다.

2008년 9월 16일

리먼브러더스의 파국이 보여주는 것

158년의 역사를 마감한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사태는 지난 1년 반 동안의 낙관론이 너무 안이했음을 확인해주고 있다. 작년 2월 말 중국 주식시장의 폭락이 발생했을 때 일시적 충격으로 간단히 넘어갔고 6월에 이르러 베어스턴스의 서브프라임 관련 두개의 펀드가 파산에 이르렀을 때 일부 모기지의 문제로 국한시켰었다.

그러는 사이에 작년 8월 시티은행 등 미국대형은행들의 유동성 위기가 발생했을 때 유럽과 아시아 등 외국에서는 서브프라임의 문제가 미국의 문제이며 미국은 상당히 어려워지겠지만 외국은 오히려 건재해 미국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구원자가 될 것이라는 소위 양지역간 차별화 (decoupling)을 주장하기까지 했다.

금년 들어서는 베어스턴스가 문을 닫게되자 연방은행의 도움으로 JP Morgan에 인수되고 최근 들어서는 모기지의 양대 업체인 Fannie Mae와 Freddie Mac의 구제가 이루어져 정부가 있는한 파국은 없다는 안도감이 시장에 퍼졌다.

그러나 정부의 구제금융과 긴급자금지원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4대 투자은행인 리먼이 파산하고 1대 투자은행인 메릴린치가 BOA에 넘어가는가 하면 미국내 최대 보험회사인 AIG도 긴급자금요청에 메달리고 있다.

이상의 큰 흐름을 보면 현재의 상황은 미국이 겪는 가장 큰 금융위기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흔히 제2차대전 이후 최대의 위기라는 말은 대공황보다는 낫다는 가정이 깔려있는데 이번 리먼의 사태로 이제 그 같은 단정은 속단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주의 리먼사태는 미국의 금융위기는 일시적이거나 모기지의 분야에 국한되거나 미국만의 문제라는 인식을 바꾸어야한다는 신호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해석된다.

이러한 확실한 현실인식을 한다면 앞으로의 변화에 대해 예측하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첫째 지금 미국 금융위기가 어디까지 진전되었는지 예상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최악의 상태는 지난 것인지 아니면 이제 제대로 문제가 터지기 시작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안개국면이라는 점이다.

당장 최대보험회사인 AIG가 문제에 직면해 있고 추가로 몇몇 개의 대형은행들이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다. 예금보험공사마저 과연 이번 사태에 충분한 자금이 있는지 도전받고 있다. 그렇다면 섣부른 안정설은 금물이라는 말이다.

둘째 금융위기는 미국에만 국한되는 문제일 수가 없다는 점이다. 당장 리먼의 경우만 해도 전세계적인 투자은행들과 여러 형태로 연결돼 있을 뿐 아니라 파생상품의 속성상 그 여파가 얼마나 클 지 현재로선 알 수 없어 이에 거미줄처럼 연결된 글로벌금융권이 자유롭다는 생각은 너무나 단순한 생각이다.

세째 대공황의 경우를 비교하면 실물경제의 흐름도 만만히 볼 수 없다. 1929년에 시작된 대공황의 진도를 보면 1939년까지 경제를 50%까지 떨어뜨린다. 금융계의 거품붕괴가 경제마비까지 연결된 것인데 지금의 상황에서 미국 경제가 깊은 수렁에 빠질 수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희망은 정부의 역할일 수 밖에 없다. 이미 리먼의 사태에서 확인했듯이 투자은행들끼리 서로 도와가며 문제를 정리하기에는 너무 큰 규모의 문제다. 연방은행과 재무성 그리고 유럽중앙은행, 영란은행, 일본중앙은행 등 선진국의 중앙은행들이 다 같이 모여 중지를 모아야만 한다.

다행인 것은 냉전체제나 이념의 장벽이 별로 없고 정보통신의 발전으로 각국의 사태파악력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정부의 대처능력이 대공황 때보다 효율적이라는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리먼에 대한 구제를 정부가 거부한 것은 정부가 금융문제해결을 포기한 것으로 해석된다는 점에서는 부정적이다. 금융계의 불안이 가중되고 취약한 금융기관에 대한 압박이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정부가 더 이상 구제를 하지 않고 정면돌파를 한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이기도 하다. 금융의 문제를 터질 때마다 덮는 것보다는 표면에 펼쳐놓고 한꺼번에 해결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의 안이한 사고는 이번의 총체적 사태를 감기 정도로 치부하고 싶은 희망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리먼브러더스의 사태는 수술을 필요로하는 깊은 병임을 보여주고 있다. 바라는 것은 수술로 살아나는 병이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수술해도 안되는 또는 수술조차도 할 수 없는 말기의 암이 아니어야 한다는 것인데 지금은 그 판단을 할 수가 없다는데 답답함이 있다.

Thursday, September 04, 2008

2008년 9월

한국정부의 외환개입과 원화의 가치

1992년 독일의 통일은 정치적으로는 축복이었지만 경제적으로 독일에게는 통일부담이라는 인플레의 압력으로 다가왔다. 통일전 1990년의 3%대이던 인플레지수가 통일 후 1992년에는 5%에 육박하기에 이른 것이다. 통일독일정부는 인플레를 막기위해 강력한 긴축정책을 시행했고 그 결과 독일의 이자율은 두자리 수까지 급속도로 올라갔다.

독일의 이자율이 오르자 당시 같은 유럽통화체제에 속해있던 영국의 환율에 비상이 걸렸다. 유럽통화체제에서는 유럽내 국가들의 환율이 서로 고정돼있게 협약이 돼있었기에 독일의 이자율이 오르면 독일의 마르크의 가치가 오르게 됨으로써 영국은 환율방어를 해야할 처지에 처한 것이다.

이 환율하락의 압력을 막으려면 독일이 이자율을 낮추거나 영국이 이자율을 올려야하는데 앞서 말한데로 독일은 인플레 때문에 낮출 수 없고 영국은 당시 심각한 경기하강을 겪고 있어 이자율을 올릴 수 없었다.

영국정부는 어떻게든 환율을 방어하려고 노력을 했으나 대세의 흐름앞에 무릎을 꿇고 결국 유럽통화체제에서 영구히 탈퇴하고 영국 파운드화의 평가절하를 감수했다.

이 과정에서 영국 뿐만 아니라 프랑스, 스페인, 스위스, 이태리도 같은 환율 문제를 겪었고 잠시나마 정부의 노력으로 환율을 방어하려고 애쓰다 다들 손을 들었는데 이 때 이들 국가들은 줄잡아 천억불 이상의 외환시장개입을 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환율사태가 끝난 이후 약 40억에서 50억불의 손실을 입었다.

그 유명한 외환계정위기사건 (Balance of Payment Crises)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투기의 귀재 조지 소로스가 10억불 정도의 이익을 챙긴 것으로도 알려져 대세를 거스리는 환율방어정책이 얼마나 큰 손실을 가져올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중요한 귀감이 되고 있다.

지금 한국에서는 환율비상이 걸려있다. 년초에는 한국 원화의 가치가 너무 비싸 무역경쟁력에 문제가 있다고 해 원화가치를 떨어뜨리겠다고 정부가 나서더니 3월 부터는 가치가 너무 떨어진다고 달러팔기에 나섰다.

목표치 천원을 중심으로 몇차례에 걸친 개입으로 환율이 안정적인가 싶었지만 다시 8월에 들어 환율은 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정부에서 대세에 어긋나는 개입은 안한다는 입장을 취하자 원화가 집중공격을 받으면서 끝이 보이지 않는 하락을 하고 있다.

환율시장은 일반 국내경제보다 외국경제까지 영향을 미치는 매우 복잡한 시장이다. 각국의 이자율, 인플레, 국제자금시장, 원자재시장 등 한 국가의 경제당국이 통제할 수 없는 굵직한 변수가 시시각각 영향을 미치는 시장이다. 이런 시장의 변화에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많지 않다. 그리고 개입을 하면 대부분 국내시장의 교란만 잃으키게 된다.

거기에 환율시장에 개입하면 환율이 갖고있는 가장 큰 기능인 국가경쟁력과 통화정책의 자동조정기능을 인위적으로 왜곡시킨다. 즉 원화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한국상품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고 환율이 떨어짐으로써 가격경쟁력을 회복하게 되며 외국투자자의 입장에서도 투자수익력이 올라 한국으로의 투자가 늘어나게 되는 시장조정기능이 가능한데 인위적 환율시장개입은 이를 방해하는 것이다.

결국 5개월 간의 한국외환당국의 개입은 대세를 거스르는 것으로 판정났고 당국조차도 이제는 대세에 어긋나는 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게되었다. 지금이라도 잘 한 결정이라고 보인다.

그러나 지난 몇 달 동안 국내외 환율전문가들이 정부의 개입은 대세를 거스르른 것이라고 지적하는데도 불구하고 개입을 했는가에 대한 답은 나오지 않느다. 몰랐거나 잘못 판단했거나 둘 중의 하나인데 그 과정에서 한국의 외환보유고만 줄어들었고 환시장에서 돈을 잃었으며 대세를 벗어나는 환율개입 때문에 환시장의 혼란이 일어나 무역관련 기업들의 손실만 커졌다.

1992년의 유럽의 사례가 다시 생각나는 시절이다. 칼을 가지고 있으면 쓰고 싶다했던가. 당국자가 되면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신념에 대한 값 치고는 너무 큰 대가라 하지 않을 수 없다.

2008년 9월 1일

오바마후보의 경제정책

지난 주 민주당전국전당대회에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민주당의 공식대통령 후보로 지명되었습니다. 미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후보로 뽑힌 오바마후보는 현재까지의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후보인 매케인 의원을 앞서고 있어 최초의 소수민족계 대통령의 탄생까지도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경제적으로 주택시장의 심각한 침체와 신용경색 그리고 실업율의 상승 등 2차대전 이후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이기에 이번 대통령 선거의 가장 큰 쟁점은 당연히 경제가 되고 있고 따라서 양쪽 후보 모두 상당히 구체적인 경제개혁안을 선거공약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후보의 경제정책은 역시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경기부양책이 우선 과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바마 후보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첫째는 지난 번 세금환불에 이어 다시 한번 비슷한 규모인 약 천억불 규모의 세금환불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세금제도의 변화를 들 수 있습니다. 오바마 후보는 중하류층의 세금은 줄여주는 한편 고소득자의 세금비율을 올리고 부자들에게 더 혜택을 주고 있는 장기양도소득세를 높이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민주당답게 경제는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가처분소득이 올라야 잘된다는 인식과 세금감면으로 발생하는 부족분은 어차피 많이버는 고소득층으로 부터 채우면 된다는 생각이라고 하겠습니다.

이상의 경기부양책과 함께 장기적 비젼으로 현재 전세계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지구온난화방지에 대한 정책과 건강보험의 확대가 강조되고 있고 한국에 중요한 사안인 자유무역협정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기부양책과 환경 및 건강보험확대는 상대인 매케인 후보도 같이 주요 공약으로 다루고 있지만 양 후보의 차이점은 무엇보다도 세금정책에서 가장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공화당은 기업이 투자를 많이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고소득층의 소비를 촉진해 기업의 고용이 늘고 전체 소비가 커지면 결과적으로 중하류층에게 그 혜택이 돌아간다는 원리를 강조하는데 반해 오바마 후보의 의견은 국민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중하류층의 세금을 낮춰줘야 직접적 혜택이 있다는 정책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두가지 방법론 모두 근거가 있고 역사적으로도 어느 쪽이 절대적으로 맞는다고 입증하기 어려워 결국 이념적 선택이 될 수 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하겠습니다

2008년 8월 25일

한국원화의 가치하락

수차에 걸친 한국정부의 달러대비 원화가치 하락방지를 위한 시장개입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 한국원화가 심리적 방어선인 천오십원을 넘어섰습니다. 달러대비 원화가치가 하락하는 현상은 근본적으로 한국의 달러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달러의 수요가 증가한다는 것은 여러요소가 있지만 그 중에서 지금 한국의 경우 가장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는 무역수지와 한국에 대한 외국인투자입니다. 우선 무역에서 수입이 수출보다 많으면 무역적자가 발생해 달러로 갚아야해 달러의 수요가 올라 적자발생국의 화폐가치가 떨어집니다. 한국은 금년에 들어 무역수지적자가 계속 늘어나 환율가치하락의 압력을 많이 받아왔습니다.

두번째로 한국에 대한 외국인의 달러투자가 많으면 한국으로 달러공급이 많이돼 원화의 가치가 올라가고 반대로 한국에 투자했던 돈을 빼내가면 원화가치가 떨어집니다. 그런데 지난 해부터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유동성위기가 커지면서 외국투자기관들이 한국에서 투자정리를 해 본국으로 가져가는 달러이탈현상으로 이어지면서 원화가치하락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들어 유럽권의 경기가 나빠지면서 미국이 상대적으로 더 안정적이라는 정서가 나타나 달러의 강세가 시작돼 한국의 원화가치는 더욱 하락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환율가치의 하락은 시장경제의 원리로 보면 한국상품의 국제경쟁력을 일으켜 수출이 늘고 수입상품의 가격은 올라가 수입이 줄게되고 또 한국으로 투자하는 투자자에게는 같은 달러양에 대비 더 많은 한국의 주식이나 채권을 살 수 있어 다시 한국의 달러가 늘어나면서 원화가치를 올리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환율의 변동은 시장경제에 대충 맡기는 것이 추세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 환율당국은 환율가치의 하락으로 수입물가인상에 따른 인플레를 우려해 원화가치하락을 막고자 지난 수개월간 외환시장에 개입했고 이에 따른 비판을 받아오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시장개입은 일시적 효과만 있고 결국 시장원리로 갈 것이어서 의미가 없는데 그 사이 한국의 달러보유고는 줄고 외환시장은 혼란해지는 폐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지난 주 한국의 달러대비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이라고 했던 천오십원을 넘어서자 결국 외환당국의 시장개입은 달러보유만 날리고 아무런 효과도 보지 못한 대책으로 나타나자 이제 정부의 시장개입의 한계가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시각이 지배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2008년 8월 18일

생산성의 증가

금년도 1/4분기 미국의 생산성 증가가 예상보다 훨씬 높은2.6%를 기록했고 2/4분기에 들어서도 2.2%로 낮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성장을 하고 있어 어려운 경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생산성은 같은 양의 생산을 하는데 더 적은 자원이 들어가거나 반대로 같은 양의 자원으로 더 많은 양의 생산을 할 때 올라갑니다.

일반적으로 생산성은 경제가 침체에 들어가면 낮아지고 활성화되면 올라가는데 이번 노동청의 자료는 지금 미국 경제가 침체로 향해가고 있는데도 올라가 특별한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이상현상의 원인으로는 그동안 미국경제성장의 원동력이었던 부동산과 건설경기가 시들고 가치가 떨어진 미국달러화에 힘입어 수출이 늘어난 사실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건설이나 부동산은 생산성이 낮은 분야임에 반해 수출의 주축을 이루는 제조업은 생산성이 높기 때문에 부동산이 침체되고 수출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생산성이 올라갔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생산성이 올라가면 경제는 여러 면에서 혜택을 봅니다. 우선 전체 국민총생산이 늘어나고 물가는 오르지 않아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없어져 이자율도 낮게 유지돼 결과적으로 국민의 생활수준이 올라가게 됩니다. 여기에 생산성이 오르면 미국상품에 대한 경쟁력이 오르면서 달러화의 가치도 올라 환율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됩니다.

생산성의 향상이 미국경제에 좋은 영향을 준 가장 가까운 예는 90년대 후반의 정보통신산업의 발전이었습니다. 비록 주식거품을 일으키기는 했으나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생산성의 급격한 향상을 가져와 2000년대 초 높은 경제성장과 낮은 인플레의 이상적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 미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생산성향상은 부동산시장의 몰락과 높은 에너지와 식품가격의 이중고를 완충해주고 더 나아가 미국상품의 경쟁력으로 인해 경기침체도 어느 정도 막아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지금의 생산성향상은 경기침체로 인해 실업이 오르면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즉 경제가 나빠지면서 고용이 줄고 노동자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원의 비용이 낮아졌다는 이론입니다. 이 경우라면 실업율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 생산성은 높아지면서 경제는 더 나빠지는 어려움에 처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인지 더 두고봐야하는 상황이라고 하겠습니다.

2008년 8월 1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이자율 결정

지난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예상대로 이자율을 현행 2%로 동결했습니다. 작년 9월 이후 공격적으로 이자율을 내려온 연방은행이 지난 6월에 이어 두번째로 이자율을 동결함으로써 일단 관망세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고 다가오는 11월의 대통령선거를 고려할 때 금년 말까지 이자율은 2%에 머무를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보통 연방은행은 대통령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중립적 입장을 취하는 것이 상례화되어 있습니다. 선거기간에 임박해 이자율을 낮추면 집권당에 유리해지고 반대로 이자율을 올리면 집권당에 불리해진다는 통념 때문에 연방은행은 왠만한 위기상황이 아니면 대선 6개월 전부터는 이자율을 고정시켜놓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경제적 위기상황이라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에 비록 대선이 곧 다가온다 하더라도 연방은행이 이자율을 움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는데 결과는 이자율 동결로 내려져 년말 까지의 이자율 동결을 거의 확실시했다고 하겠습니다.

지난 주 결정을 보면 연방은행은 계속 경기하락과 인플레에 대한 상반된 우려를 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경기를 살리려면 이자율을 낮추거나 현재의 낮은 상태를 유지해야하는데 반해 인플레의 우려가 있어 이를 미리 대비하려면 이자율을 올려야하는 진퇴양난의 상태가 지금의 미경제상황인 것입니다.

그런 중에 특기할 만한 내용은 우선 지난 4월부터 6월까지의 2/4분기 미국의 경제성장이 그 이전보다 높았는데 이의 원인으로 세금환불에 힘입은 소비의 증가와 약달러로 인한 수출의 증가가 지적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세금환불의 효과는 이제 없을 것이고 수출도 전세계적 경기하락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앞으로 미경제의 성장동력이 힘을 잃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계속되고 있는 주택시장침체, 신용경색, 원자재가격 인상의 삼중고는 미경기를 압박할 것으로 연방은행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인플레에 관해서는 경기의 하락세가 앞으로 가격압박을 완화해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상당한 불확실성이 엄존하고 있다고 해 아직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경기의 불안으로 이자율을 더 올릴 수는 없고 인플레의 압력은 조금씩 줄어들기를 희망하면서 현재의 이자율로 동결하겠다는 결정을 했습니다.

전반적 경기하락으로 물가는 수그러들면서 금융권의 안정이 찾아와 경기의 회복세가 돌아서기를 바라는 입장이 현 연방은행의 바램이라고 하겠습니다.

2008년 8월 4일

주택시장 구제법안

몇 개월간 끌어온 주택구제법안이 부시대통령의 서명으로 지난 주 드디어 법적 효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주택시장을 빨리 안정시키고 금융계의 불안을 줄임으로써 경제가 파국으로 가지않도록 하기 위해 제안된 이번 법안은 의회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될 만큼 국민적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번 주택구제법안의 주요 내용은 크게 두 방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첫째는 현 주택융자시장의 두 주춧돌인 Fannie Mae와 Freddie Mac의 안전을 확인시켜주는 방안이고 둘째는 3천억불의 자금으로 차압당할 처지에 빠진 주택소유자를 구제해주는 안입니다.

양대 주택융자기관을 보호해주는 안으로는 이들 기관들에게 연방재무성에서 긴급자금공급을 해줄 수 있도록 해주었고 연방기관이 이들 두 모기지기관의 주식을 추가로 살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주었습니다.

이 조처로 인해 Fannie Mae와 Freddie Mac은 자금이 부족할 때 연방재무성에서 돈을 공급받을 수 있어 유동성부족으로 부도가 날 가능성을 없앴고 손실이 많아 자본금이 바닥날 경우 증자가 가능해 자본부족으로 인한 부도가능성 또한 없어져 실질적으로 두 회사의 부도가능성을 없앴다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두 회사 구제책을 두고 정부가 실패한 민간기업을 구해주는 면죄부역할을 하는 것이 도덕적해이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나 이번 의회의 압도적 통과에서 보여주듯 지금 이 두 회사를 방치하다가는 미국 전체 경제의 혼란이 무한대로 커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너무 높아 도덕적해이와 같은 원론적 접근은 너무 안일한 탁상공론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우선 경제의 파탄은 막아야한다는 말입니다.

두번째 어려운 주택소유자를 구제해주는 안은 아직 구체적 안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3천억불의 자금으로 연방주택공사가 보증하는 방식으로 현재 차압위기에 있는 주택소유자들의 융자를 재융자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여기에 주택차압위기에 처한 주택소유자에 대한 상담실 운영과 저소득임대아파트의 확대공급 그리고 Fannie Mae와 Freddie Mac의 융자보증한도 증액이 포함돼 있어 전반적인 주택시장의 추가하락방지를 위한 대규모의 구제법안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금융계가 계속 불안하고 경제도 위태로운 시점에서 현재의 금융불안이 더 이상 번지는 것은 경제 전반에 걸쳐 너무 큰 부담이기에 이번 주택구제법안은 적절한 고육지책으로 평가받을만 하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