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Money

Monday, August 31, 2009

2009년 8월 31일

버냉키 의장의 연임 추천

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버냉키 의장의 연임이 추천되었습니다. 대통령의 추천과 의회의 인준으로 결정되는 연준의장은 전세계 경제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항간에서 경제대통령으로까지 불리는 영향력이 대단한 자리입니다.

2006년 2월 취임 이래 대공황 이후 가장 큰 경제위기에 대응하는 정점에 있었던 연준 의장이기에 이번 재임의 문제는 위기관리에 대한 평가로 해석되었고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의 재임추천은 전반적으로 버냉키 의장을 합격선으로 평가한다는 의미를 띠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추천사를 통해 버냉키 의장의 차분하고 명석한 점을 강조하면서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에서 과감하고 통념을 깬 사고로 적극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지휘한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버냉키 의장은 원래부터 대공황의 전문가로서 명성이 높았고 작고한 밀튼 프리드먼 교수와 함께 대공황과 같은 대형위기가 다시 발생하면 유동성의 긴급공급으로 경제파탄을 막아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해 왔습니다.

1930년대의 대공황은 거품붕괴에 따른 필연적 결과라기 보다는 거품붕괴 이후 연방은행이 자금을 공급해주기 보다 오히려 자금을 줄이는 정책적 실수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버냉키 의장은 따라서 이번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훨씬 전부터 대형 거품이 꺼져 금융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연방은행은 긴급히 유동성을 공급해서 금융권 안정을 가져와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버냉키의장의 견해는 우연히도 그의 첫 재임시에 발생한 초유의 금융사태에 가장 적절한 대책으로 인정되었고 현재까지 그의 견해에 입각한 사상 최대규모의 금융권 구제안으로 인해 1930년 초와 같은 금융권 몰락과 경제파탄을 피하는데 막대한 기여를 한 것으로 잠정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위기관리 과정에서 대형은행들을 금융안정이라는 명분으로 무작정 구해줘 도덕적 해이를 방조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과 너무 지나친 유동성 팽창으로 향후 겉잡지 못하는 인플레이션을 가져오면서 더 큰 경제위기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지적은 버냉키의장의 숙제로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여러 비판에도 불구하고 그의 지도력으로 금융계가 안정되고 경제가 회생기미를 보인다는 점과 또 위기중에 수장을 바꾸지 않는다는 세간의 원칙 그리고 공화당과의 초당적 타협이라는 점이 고려돼 오바마 대통령은 버냉키 의장의 연임을 결정했고 일단 경제계와 학계 모두 좋은 결정으로 평가하면서 환영하고 있습니다.

2009년 8월 24일

UBS의 비밀구좌 공개

계속 미국 국세청의 공격을 받고 있는 스위스의 대표 투자회사인 UBS가 마침내 추가로 4,450개의 고객 정보를 넘겨주는데 동의함으로써 미정부와의 타협을 이루었습니다.

이로써 UBS가 미 국세청에 넘겨줄 총 고객 수는 만개까지 해당하고 전체 해당 고객들의 잔고가 백8십억불 정도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어 미 국세청에게는 상당한 재원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타협안의 개요는 미국에서 스위스 정부와 조약을 맺어 스위스 정부가 UBS에게 미 국세청으로 자료공개를 승인을 해주는 형식을 맺을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 타협으로써 UBS는 이미 확정된 7억8천만불 외에는 추가 벌과금을 면제받게 되었습니다.

또 약 5천 명의 고객에 대해서는 그 동안 비밀 구좌 형식으로 세금을 내지 않은 사실을 자진 신고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형사상의 문제를 면제해주는 구제 방안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이번 협약으로 자신의 자료가 미국에 공개되는 것에 불만이 있는 고객은 스위스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만약 소송을 제기할 경우 소송한 사실을 미국 검찰총장에게 알려줘야하는 의무를 부과함으로써 사실상 스위스에서의 소송을 무의미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의 의미는 크게 두가지입니다. 첫째는 그 동안 미국 새 행정부에서 강조해온 세금회피를 위한 해외투자기법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강경정책의 상징적 사건이라는 점과 둘째는 이미 글로벌화 돼 있는 금융시장에서 국경을 도구로 한 세금 면제 기법이 국가간 힘의 논리에 의해 얼마든지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난 거품 시절 수 많은 불법 투자행위가 범람했고 이들은 거품이 무너지면서 그 사기의 실체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Madoff사건이 전형적 다단계 사기의 모습이라면 UBS사건은 비록 투자자에게 사기를 친 사건은 아니지만 법망을 이용해 세금을 피하려는 불법행위라는 점에서 거품시절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기 내지는 불법행위를 정죄하는 노력은 건전한 투자문화를 위해 긍정적입니다. 그러나 이번 UBS사건은 미국 정부가 거품시절에 방관한 해외세금면제 기법을 나중에 시절이 어려워지면서 공격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정부도 앞으로는 시절이 좋다해도 불법행위는 미리 용납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각성을 하게 하는 사건이라고 하겠습니다.

2009년 8월 17일

소비자 심리

많은 경기지표들이 낙관적 방향을 보여주는 가운데 지난 주 발표된 미시간대학의 소비자 심리지수가 금년 3월 이후 가장 낮게 기록됨으로써 아직도 경제가 확실하게 안정기조에 들어갔다고 자신할 수 없게 하고 있습니다.

경제의 선행지표라 할 수 있는 주식시장이 계속 뻗어나가고 있고, 정부의 헌차 교환 지원자금에 힘입어 제조업도 나아지고 있으며 아시아와 유럽 시장이 회복세를 보여주면서 미국의 수출도 호전되고 있는 등 경제전반에 걸쳐 상당히 낙관적 기운이 퍼지고 있어 바닥론이 계속 힘을 얻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지난 주 발표된 물가지수도 월별로는 변화가 없고 연율 기준으로는 2.1%나 하락하고 있어 현재의 저금리 정책이 조만간 마감될 분위기도 없기 때문에 상당 기간 경기부양형 금융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 경기바닥론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지표가 호전된다고 해도 경기회복을 안심할 수 없는 이유는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가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소비가 살아나려면 소비자의 소득과 재산이 늘어나야 하는데 지금처럼 높은 실업율과 계속되는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비록 실직은 안해도 급여가 깍이면 소득은 줄 수 밖에 없고, 재산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소비를 도와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지난 주의 소비자신뢰지수의 하락이 특히 관심을 끄는 이유는 이 지수의 하락을 가져온 가장 주요한 이유가 소득감소라는 점이기 때문입니다. 소득감소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 소비를 줄일 수 밖에 없고 이렇게 절약형 생활형태가 확산되는 한 소비가 주축이 된 미국경제의 회복은 요원한 얘기가 된다고 하겠습니다.
소득 부문이 해결되려면 기업의 구조조정이 끝나고 다시 고용을 늘리는 분위기로 돌아서야 하는데 이 과정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따라서 소비가 살아나 경제가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시기 역시 장기적일 수 밖에 없다고 예상된다고 하겠습니다.

2009년 8월 10일

주식시장의 강세

지난 주 주식시장이 심리적으로 의미가 큰 지수선을 넘어섰습니다. 미국내 500대 기업의 지수인 S&P500지수는 1000을 넘었고 하이텍 중심의 나스닥은 2000을 넘어감으로써 작년 10월과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비록 만 선은 넘어서지 못했지만 다우존스 산업지수 역시 9000선을 훌쩍 넘어 확실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어 미국의 3대 주식 지수가 다 강세장에 들어서 있다고 하겠습니다.

주식시장은 일반적으로 경기를 선행한다고 해서 지금과 같이 꾸준하면서 힘있는 상승세가 이어지면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주식시장의 투자자들은 과거보다는 앞으로 기업의 실적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미래지향적 판단을 하기 때문에 주식시장은 향후 경제의 방향을 보여주는 척도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런 각도에서 보면 지금의 주식시장은 금년도 하반기 내지는 내년도 상반기의 경기회복 신호로 해석되면서 최근 정부에서 희망하는 경기회복에 대한 전망을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여기에 경기회복의 최대걸림돌인 금융권 불안과 주택시장도 최근 들어 안정세를 보여주고 있어 주식시장, 금융권, 주택의 3박자가 다 맞아 떨어지는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금융권의 안정에 매우 중요한 시중 은행간 금리인 Libor와 연방채권 금리간의 이자율 차이인 TED Spread가 0.3% 미만으로 까지 내려가 정상적 수준으로 회복된 점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 되겠습니다.

주택시장도 거래량의 증가와 함께 가격도 서서히 오르는 조짐까지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주택시장의 바닥다지기는 어느 정도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라는 예측도 타당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지금의 주식시장의 강세는 구조조정에 성공한 대기업들의 실적호전이 주도하면서 기업경영의 환경적 요인인 금융권 그리고 주택시장의 상황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강한 힘을 받고 있다고 분석됩니다.

다만 주식시장이 경기의 선행지수인 경우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다는 점은 주의를 요하는 부분입니다. 지금은 연방은행의 유동성 팽창이 기업의 생산과 개인의 소비를 가져오는 대출로 연결되지 못한체 대기성 유보자금으로 남아있으면서 주식시장을 키우는 유동성 장세의 모습도 보이기 때문에 너무 한쪽으로 과신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하겠습니다.

2009년 8월 3일

Fed의 베이지북 보고서

지난 주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베이지북 보고서를 통해 경제가 아직도 어렵기는 하지만 안정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발표를 했습니다.

연준의 12개 지구에서 각 지역의 기업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경제의 전반적 분위기를 파악하는 베이지북 보고서는 비록 정확한 통계처리를 통한 자료가 아니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시기적으로 가장 빠른 시장정보라는 점에서 연준의 정책결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띠는 부분은 제조업과 주택시장 그리고 고용시장에서 산발적이긴 하지만 호전되는 신호를 보여주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동안 이 3개 분야는 계속적인 하락세를 가져왔는데 이제 서서히 이들 분야의 바닥 확인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특히 기업의 재고가 너무 낮아진 상황에서 이제 재고를 다시 늘리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조짐이 보이는 것은 경제의 여러 면에서 고무적인 발전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현재 경제가 불황의 끝을 향해 간다고는 하지만 기업들이 계속적으로 구조조정을 하면 기업 자체의 수익성은 올라간다고 해도 고용은 늘지 않고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제조업과 수입업은 더욱 주문이 줄 수 밖에 없어 대기업 실적개선에도 불구하고 전반적 경제는 악화되는 이중 구조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기업들이 실적이 좋아지는데도 구조조정을 계속하는 이유는 기업들이 볼 때 앞으로 상당 기간 경제가 확실히 성장세로 돌아선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업의 확장보다는 오히려 조금 나아질 때 더 구조조정을 해 더 어려워질 때를 대비해 확실한 방어망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입니다.

그러나 이번 베이지북에서 나타난 대로 기업이 재고를 늘리는 기미가 보인다고 하면 이는 앞으로 기업들이 볼 때 매출이 늘어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서서히 회복된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중소기업과 고용시장이 활성화되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긍정적 전망 속에서도 연준은 앞으로의 경기회복은 상당히 저조한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의를 잊지 않았습니다. 즉 경기가 그 동안 심각하게 하강하다가 이제 하락의 속도와 폭은 많이 줄었고 서서히 일어나기 시작하는 분위기이지만 급격한 성장세로의 회복은 기대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비관과 우려는 많이 없어질 수 있지만 인내를 필요로 한다는 해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