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Money

Tuesday, February 03, 2009

2009년 2월 3일

보호무역주의를 경계한다

대공황의 서곡이었던 1929년 증시대폭락이 있은 다음 해인 1930년 6월 17일 세계무역에 지각변동을 가져온 스뭍-홀리 관세법이 제정되었다. 대공황하면 대량실업율과 경기의 추락 그리고 수많은 은행의 파산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러나 경제역사에서 보면 스뭍 홀리 관세법 역시 대공황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될 만큼 중요한 사건이다.

미국은 본 법안의 통과로 약 2만개에 이르는 품목에 대한 관세를 올렸고 이에 분노한 미국의 주요 무역상대국이었던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이 어떤 형태로든 보복무역장벽을 실시함으로써 무역전쟁이 발생했다.

이 무역전쟁의 결과 미국의 경우1929년 기준 44억불이던 수입이 1933년에 이르러 15억불로 66%가 줄어들었고, 수출의 경우에는 같은 기간 54억불에서 21억불로 61%나 떨어졌다. 전세계적으로도 1929년 부터 1934년 사이 66%의 무역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져있다.

경제적으로 과연 스뭍 홀리 관세법안의 통과와 그 이후 벌어진 보복장벽으로 급격히 떨어진 전세계무역이 대공황에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을 가져왔는지를 증명하기는 쉽지 않다.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의 폭락과 금융권의 몰락 등 대공황을 일으킨 다른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전세계의 무역양을 66%나 떨어뜨린 관세법안이 대공황을 가져온 주범 중 하나이거나 악화시켰다는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이런 각도에서 대공황 이후 최대의 경제위기에 처한 지금의 상황에서 보호무역의 정서가 부활할 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긴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보호무역론이 힘을 얻게 되어있다. 우선 전체적 경기침체가 다가오면 국내산업이 위험에 처하고 그러다보면 국내산업을 외국경쟁으로 부터 보호해주고 싶은 유혹이 당연히 다가온다. 외국경쟁을 막아버리면 국내산업이 더 많이 팔 것이라는 단순한 산수가 나오기 때문이다.

두번째로는 경제가 어려워지면 국가간 관계가 나빠지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이 과정에서 전쟁과 같은 최악의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되는데 이 때 자원의 자립이 중요하다는 의식이 생겨난다. 소위 자원의 안보론이다. 국가생명을 좌우할 수 있는 식량같은 전략 상품에 대해 높은 장벽을 치거나 아예 수입을 금지시켜 자립을 찾아야한다는 논리가 보호무역을 부추긴다.

이러한 보호무역에 대한 우려를 증명이라도 하듯 지난 해 8월 부터 11월까지의 미국 무역양이 18%나 줄었다. 다른 주요국가도 마찬가지이다. 세계경제의 빨간불이다.

여기에 보호무역주의까지 부활한다면 대공황과 같이 치명적일 수 있다. 그런데 우려스럽게도 보호무역의 부활을 알리는 징조가 많아지고 있다.

신임 가이트너재무장관은 중국의 환율이 조작되었다고 공격을 시작해 긴장이 커지고 있다. 이에 질세라 중국의 원자바오 주석도 중국의 환율은 합리적이라면서 강한 반발을 하고 있다.

이러한 무역장벽 올리기는 한 국가가 시작하면 연쇄적으로 서로서로 보복을 하면서 점점 더 높아지고 결국에는 서로가 서로를 파괴하는 자충수로 발전할 수 밖에 없다.

보호무역정신을 막아내는 길은 전국가간 공조 뿐이다. 이런 맥락에서 지금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에서는 보호무역주의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런데 국제적 공조는 언제나 의도만 확인될 뿐이지 결국 현실에 가서는 그 나라의 개인적 처지에 따라 편견으로 흐르게 돼 있어 효과를 보장하지 못한다. 그냥 쉽게 우리도 어려운데 남 사정봐줄 때냐는 한마디는 당장 어려워진 국민에게 분명히 호소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가 어려워질수록 더 많은 교역을 통해 경제성장을 추구해야만 위기가 빨리 극복되고 대공황과 같은 참극은 피할 수 있다는 역사적 교훈을 잊어서는 안된다.

세계는 대공황의 교훈을 잊은 체 지나친 낙관론으로 또 다시 대공황에 버금가는 거대한 거품을 만들어 지금 고통받고 있다. 그런데 대공황 때의 스뭍 홀리 관세법안처럼 보호무역주의마저 다시 부활해 경제를 더 어렵게한다면 우리는 도대체 역사에서 배우는게 무엇인가라는 자조감을 피할 길이 없다.

당장 내 눈 앞에 보이는 기회주의에 편승하지 않고 장기적 상생의 길을 외치는 지도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자유무역의 정신을 지켜나갈 책임을 지고 있는 오바마대통령의 역할이 너무나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09년 2월 2일

외화자금시장의 경색

전세계적으로 대출시장이 경색돼있는 가운데 또 다른 차원의 신용경색이 나타날 조짐을 보이기 시작해 긴장을 주고 있습니다.

원래 지금까지 많은 주목을 받았던 신용경색은 금융기관끼리의 대출에 문제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모기지 성행시대에 주로 대형금융기관들의 자금원으로 작용했던 모기지담보부채권을 사고팔거나 아니면 이들 채권을 담보로 은행간에 발생한 대출이 모기지시장의 부실화로 거의 폐쇄되다시피한 것이 신용경색의 핵심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과 유럽공동체, 일본 등 주요국가들은 자국의 은행을 보호해주기 위해 구제금융을 대단위로 풀어 금융기관간의 자금이동을 쉽게 해 주려고 노력했고 그 결과 은행간 자금은 어느 정도 풀리기 시작했다고 분석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는 은행간 대출시장의 경색 뿐만 아니라 은행들로 부터 돈을 빌려쓴 기업들에게 다시 자금경색현상이 대단위로 나올 우려가 생기고 있는데 그 중에서 우리 한인경제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한국기업들에 대한 대출시장의 경색이 문제로 부각되고 있어 관심을 갖게합니다.

JP모건체이스 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금년도 신흥개발국에 속한 기업들의 외화대출 중 약 2천억불에 해당하는 금액이 갱신이 될 예정인데 이들 기업들에게 대출을 주었던 국제금융기관들이 대부분 갱신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바로 신흥개발국 기업대출시장 경색의 원인입니다.

이들 신흥개발국에는 러시아, 멕시코, 터키, 아랍에미레이트연합 등과 함께 한국도 포함돼 있는데 이들 국가의 유수한 기업들은 지난 2000년대 초반 좋던 시절에 국제금융기관들로부터 외화로 대출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들 국가들의 경제에 대한 전망이 나빠지자 이들 기업에 대한 대출을 회수하겠다는 결정을 하면서 바로 신용경색의 위기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들 대출에 대한 갱신이 거부되면 이들 기업이 속한 국가에서 대출을 받아 다시 외화로 바꾸어 갚거나 아니면 결국 부도가 날 수 밖에 없는데 어떤 경우든 그 국가의 신인도까지 나빠질 수 밖에 없어 다시 나빠진 신인도로 인해 대출갱신은 더 어려워지고 그들 국가의 환율은 더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방만한 대출로 시작된 거품의 정리는 우선 방만한 대출을 일으킨 금융기관의 문제로 시작되었지만 그 대출의 대상이 되었던 기업과 소비자에게로까지 번질 수 밖에 없고 그 파장이 완전히 끝나야만 바닥이 온다는 현실을 느끼게 해주는 전개과정입니다. 거품이 길었던 만큼 파장도 크다고 하겠습니다.

2009년 1월 26일

금융계의 문제해결

여러 방법을 통해 금융계를 구제하려고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계가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해 9월 이후 금융계 주식가격이 약 70%가 떨어져 그야말로 버려진 주식의 처지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이런 중에 정부와 연방은행은 금융계를 살리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법을 시도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고 그 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방법으로 정부가 Bad Bank를 설립해야한다는 의견이 대두되었습니다.

Bad Bank란 정부에서 자금을 만들어 현 시중은행들이 가지고 있는 부실화된 대출을 사들여주는 은행을 말합니다. 현재 많은 대형은행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중심으로 한 부실화된 모기지대출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부실화된 채권의 규모가 얼마나 큰 지 알 수가 없다보니 은행에 투자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안감이 높을 수 밖에 없어 은행권이 증자가 필요해도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Bad Bank를 설립해 이러한 부실채권을 사주게 되면 일단 부실대출이 은행에서 없어지게 돼 은행에 대한 신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은행들이 부실화된 채권을 팔지 않는다 해도 Bad Bank에서 이런 부실화채권을 사주게되면 얼마에 사준다는 가격이 형성되기 때문에 은행이 끼고 있는 부실채권에 대한 기준가격이 인정돼 은행에 대한 평가를 할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Bad Bank를 설립한다는 안은 금융권이 얼마나 큰 문제를 안고 있는지 알게해주고 또 그 문제를 없애줌으로써 금융권으로 돈이 다시 들어가게 만들어주는 좋은 계기를 만들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취지가 됩니다.

그런데 이 Bad Bank안은 지난 해 9월 재무부가 의회에서 7천억불에 달하는 구제자금을 승인받았을 때 시도하겠다고 했던 부실채권구입안과 크게 개념적으로 다르지 않습니다.

그 당시 승인을 받고도 재무부가 부실채권구입을 시도하지 못하고 대신 금융권에 자본을 채워주는 안으로 갔던 이유는 부실채권을 어떤 가격에 사주느냐는 방법론이 문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부실채권을 사주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구제를 시도한 결과는 금융권의 안정을 가져오지 못했다는 중간평가가 나오고 있어 이제 다시 부실채권을 사주는 안이 힘을 얻고 있다고 보입니다. 결국 금융권이 저지른 잘못을 정부가 껴안아주지 않고서는 현재의 금융과 경제위기를 넘어서기 힘들다는 인식이라고 하겠는데, 이 인식이 있기까지 또 다시 3개월의 세월과 몇천억불의 돈만 날린 셈이 되었습니다.

2009년 1월 19일

마틴 루터 킹 기념일

흑인 인권운동가로 잘알려진 마틴 루터 킹 목사를 기리는 날입니다. 18세기 유럽에서 여러 혁명을 통해 봉건전제주의 하에서 제한되었던 인간의 평등과 자유가 신장된 이후 미국에서는 또 다른 인권의 문제였던 노예제도가 19세기 중반 남북전쟁을 기점으로 없어졌고 그 이후 관습적으로 남아있던 흑인의 불평등을 없애기 위해 싸웠던 마틴 루터 킹 목사는 가히 인권운동의 최종 마무리를 가져온 인물이라고 할 것입니다.

인권의 문제는 경제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예를 들어 남북전쟁을 통해 흑인노예제도가 폐지되자 노예제도를 유지하고자 했던 남부지역의 값싼 노동력 시장이 대폭 감소했습니다. 자유로운 이동과 직업선택을 할 수 있게된 흑인노동자들이 공업화하는 동북부 지역으로 옮겨가면서 남부지역의 노동비가 급격히 상승하게 되고 목화산업의 경쟁력은 줄고 대신 값싼 노동자가 늘어난 공업지역은 경쟁력이 올라가게 되었는데 이렇게 인권의 문제는 경제와 직결되게 됩니다.

오늘 날에는 미국이나 선진국들의 경우 인권의 문제는 거의 사라졌다고 할 수 있는데 반면 새로 경제발전에 눈이 뜨는 국가들의 인권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거의 노예나 다름없는 상태의 노동조건이 아직도 공공연히 인정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선진국들은 신흥개발국들과의 교역에 있어 인권문제를 주요의제로 다루고 있고 이를 통해 저개발국들이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과정에서 저개발국 노동자들의 인권과 경제력의 향상을 도모해주고 있습니다.

지금 세계경제는 위험한 벼랑에 있습니다. 이렇게 경제가 어려워지면 자칫 신흥개발국들의 인권문제는 묻힐 수가 있습니다. 즉 당장 어려운데 언제 인권 같은 문제를 따지고 있겠느냐는 논리가 힘을 얻어 노동자들을 더 착취하는 형태가 용인된다는 말입니다.

언듯 들으면 그럴듯한 논리이지만 노예제도 붕괴후 미국의 경제역사를 보면 결국 인권이 보장돼 제대로 노동의 가치가 인정되는 사회가 경제성장도 더 빨리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되는 사회에서 노동자들의 동기유발이 커지고 또 늘어나는 노동자의 소득으로 소비시장도 커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경제의 어려움을 이기기 위해 인권을 억압한다는 논리는 경쟁력부족을 가지고도 돈을 벌겠다는 독재지배계층의 변명일 뿐입니다. 이런 면에서 요즘처럼 경제가 어려운 시점에 인권운동에 몸바쳤던 마틴 루터 킹 목사를 기리는 오늘은 경제적으로도 더 큰 의미가 있는 날이라고 하겠습니다.

2009년 1월 12일

법원의 모기지 조정권

지난 주 민주당과 대형주택융자은행인 시티그룹이 몇 달 동안 쟁점이 되어왔던 법원의 모기지중재권에 대해 타협함으로써 어려움에 처한 주택융자자들에게 큰 희망을 주게 되었습니다.

내용의 핵심은 챕터13이라고 하는 파산신청을 하면 법원에서 원금축소를 포함한 거의 모든 민간 대출의 내용을 조정할 수 있는데 반해 거주용 주택의 1차 모기지 만은 원금을 못깎는다는 제한조항이 있었는데 이 제한을 없애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상환능력이 없어 파산신청을 한 채무자가 크레딛카드빚을 3천불을 지고 있다고 하면 법원에서 파산심사를 하면서 그 채무자가 갚을 수 있는 능력이 2천불 밖에 안된다고 하면 2천불로 원금을 줄여주는 권한이 있습니다.

그런데 유독 자신이 살고 있는 주거용주택에 걸려있는 1차 주택대출은 원금을 줄여줄 수가 없어, 실제로 재활을 하기 위해 파산신청을 해도 1차 모기지가 너무 많은 사람은 결국 그 집을 차압당할 수 밖에 없게되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요즘 같이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자 많은 주택소유자가 모기지의 부담이 커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 결과 차압이 늘어나 주택시장이 더 하락하는 악순환에 빠졌을 때 1차 모기지 원금감소가 되지 않는 법적 제한은 문제를 더 크게 하고 있다는 의견이 많이 있어왔습니다.

그러나 모기지대출업계는 만약 1차모기지의 원금을 파산법원에서 깎아줄 수 있게 된다면 모기지 대출을 하는 은행 입장에서보면 대출금 회수가 불확실해져 대출위험이 올라가게 돼 결국 높은 위험을 보상받고자 이자율을 높일 것이고 이렇게 이자율이 높아지면 모기지대출이 위축되고 궁극적으로는 주택시장이 더 침체될 것이라는 논리로 원금삭감허용을 적극적으로 반대해왔습니다.

그러다 지난 몇 달간의 주택시장 구제안이 늘어나는 차압을 막지 못하고 이로 인해 경제가 더 수렁에 빠지는 위기감을 느낀 금융계가 마지 못해 최후의 수단으로 이 원금삭감법안에 찬성을 하게 된 것으로 분석되는데, 비록 시티그룹 만이 동의했다해도 다른 대형은행들도 이미 심정적으로 이에 동조하고 있어 이제 이 법안은 다음달에 있을 오바마대통령의 경기부양책에 포함될 예정입니다.

현재 점점 더 심해지는 경제위기는 근본적으로 주택시장을 잡지 못하고는 극복되기가 힘들다고 판단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파산법 변경시도는 중요한 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일단 은행도 이미 떨어진 집값을 인정한다면 법원을 통하거나 아니면 법원을 가기 전에 과감히 현실적 주택가격에 맞춰 융자를 재조정함으로써길고 험한 차압의 과정을 피하는 것이 더 유리할 것입니다.

2009년 1월 5일

새해의 전망

2009년 소띠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경제적으로 올 해는 작년보다 더 깊고 큰 도전을 받는 한 해가 되리라고 예상됩니다. 작년은 금융위기가 얼마나 더 번질 것인가로 시작했다고 한다면 금년은 이미 실물경제로 퍼진 경제위기가 어디까지 나빠질 것인가로 시작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작년은 금융위기가 더 퍼질지 아닐지 확실치 않았기 때문에 그래도 전망이 비관론과 낙관론이 혼재해 있었던데 반해 올해는 경제계에 낙관론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비관론 일색이라고 하겠습니다.

주택은 조사방법론에 따라 지난 1년간 적게는 18%에서 많게는 28%까지 가격이 하락했습니다. 가격구조가 확실한 주식시장은 다우존스산업지수 기준으로 34%가 하락했고 지난 해 가장 관심의 대상이었던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는 54%가 떨어져 거의 모든 분야의 투자자산 가격이 폭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렇게 자산가치가 폭락한 상황에서 실업율은 잠정집계로 7%를 위협하고 있고 지난해 마지막 분기의 국내총생산이 GDP는 5%대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생산과 고용 그리고 자산가치가 다 바닥없는 하락을 하고 있으니 금년도 전망을 긍정적으로 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금년도 미 경제 전체성장율은 마이너스로 갈 것이고 실업율도 10%대를 넘어설 수 있다고 예상되고 있습니다.

우리 한인사회에 또 다른 변수인 한국경제는 국제경제기구의 전망에 의하면 미국보다 더 힘든 상황에 있다고 진단됩니다. 워낙 수출의존도가 높아 전세계적 경기불황으로 수출시장이 위축되다보니 경기하락이 더 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뚜렷하게 한국의 내수시장이 늘어나기도 힘들어서 한국의 경제는 이중고를 겪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반사적 이익을 받던 미주 한인경제도 한국으로부터의 혜택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됩니다.

종합적으로 보면 미국과 한국의 경기가 다 암울하게 예상되는 금년도는 한인사회도 어려움이 더 깊어지는 한해가 되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희망을 갖는다면 새 정부가 들어서 지난 몇 달 동안 방황했던 정부가 이제 정리가 돼 본격적 정책을 실시할 수 있게되리라는 점입니다. 어려운 시절 희망을 주는 오바마정부를 믿고 같이 힘을 합쳐 소처럼 우직하게 노력하면 절망을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2009년 1월 12일

불과 탐욕

경제가 어려워지자 많은 비난이 인간의 탐욕으로 몰린다. 투자도 탐욕 때문에 잘못되었고, 은행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은 것도 다 탐욕 때문이다. 언제부터인지 모르나 탐욕은 우리 사회를 망친 원흉이 되고있다.

탐욕은 무엇인가. 이 시대가 탐욕 때문에 망쳐졌다면 좋은 시대에는 탐욕이 없어서 잘되었다는 말인가

오랜 인류의 역사에서 좀더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 것은 욕심 덕택이다. 전쟁에 이기기 위해 무기를 개발하고 사냥을 잘하기 위해 또 농사를 잘짓기 위해 장비를 개량했다.

산업혁명이 오늘날 자본주의를 가져오면서 생산성의 기하급수적 상승으로 폭발적 인구증가와 생활수준의 향상을 가져왔는데 이 성공의 배경에는 다 남보다 더 잘살겠다는 탐욕이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경제에서 거품이 생겼고 거품이 꺼지면서 너무나 큰 고통이 다가오자 탐욕을 탓한다. 탐욕 때문에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갑자기 탐욕을 다스리는 말들이 판을 친다. 종교계건 학계건 온갖 여론이 탐욕을 죄악시한다.

그러면 탐욕을 없애면 어떻게될까. 사회는 안정이 온다. 거품이 발생치 않는다. 갑자기 실패한 사람이 없어져 사회불안이 없어진다 등등이 답이다.

그러나 그 바탕을 깊이 성찰해보면 바로 공산주의 경제철학과 같다. 가진 자의 끝없는 탐욕으로 사회의 빈부격차가 생기고 인간의 이기심이 팽배해지고 경제는 출렁거리게 되므로 설령 생산이 줄더라도 탐욕을 억제해 평등한 사회를 만들자는 공산주의의 구호인 것이다.

북한에는 거품이 없다. 그래서 대규모 경제사이클은 없으나 대신 영구적 기아와 가난이 있다. 자본주의를 극도의 이기주의적 자본가들의 착취로 규정하는 공산주의 사회는 다같이 못사는 선택을 한 것이다.

문제를 인식하는 각도를 달리해야한다. 탐욕이 죄악이 아니라 잘못되니까 탐욕이 죄악으로 된 것이다. 하늘을 날겠다는 라이트형제는 성공했기 때문에 야망으로 칭송받는 반면 그 이전에 비행기 만들겠다고 전재산과 친구와 형제 돈까지 다 날리고도 실패한 사람들은 헛된 탐욕을 가졌다고 손가락질 받는다.

탐욕은 발전의 힘이고 동기유발의 원천이다. 그 욕심을 이루는 방법이 끝없는 노력이라고 믿었던 수많은 선각자들이 오늘날의 사회발전을 이끌어냈다. 탐욕이 나쁘다고 하는 것은 잘못 쓰여졌을 때 나타난 부작용을 말한다.

쉽게 욕심을 이루고자 하다가 사기를 치고 불법행위를 하기도 하고, 말도 안되는 이론에 빠져 묻지마 투자도 한다. 이럴 때마다 다 탐욕을 탓하지만 이는 어느 사회에나 있는 일부의 부작용일 뿐이다.

이런 점에서 탐욕은 불과 같다. 불을 다룰 수 있기 전에 인간은 불을 두려워했을 것이다. 그러다 인간이 불을 사용할 줄 알게되면서 인류문명은 급진전한다. 두려움의 대상이 우리 생활에 너무나 필요한 이기가 되었다.

하지만 그 불을 잘못 다루면 다친다. 지난 해 캘리포니아는 역사상 가장 많은 산불의 고통을 겪었다. 그렇다고 불을 죄악시하지 않는다. 불 때문에 고통을 받았으니 모두 불을 쓰지말자고 하는 구호는 어디에도 없다.

잘못 다뤄진 탐욕으로 우리는 금융위기와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 그렇다고 이러한 위기를 겪지 말자고 앞으로 욕심을 버리고 살라는 교훈은 산불이 낫다고 앞으로 불을 버리자는 말과 같다.

지금 경제가 너무 어려운 국면에 처해 있다. 이를 가장 빨리 극복하는 길은 탐욕을 버리는 수행이 아니다. 건강하게 탐욕을 이루는 노력이다. 다시 한번 창업의 의욕을 불태우고 성공을 위해 노력을 할 때 경제는 회복된다. 애꿎은 탐욕만 탓하지 말고 말이다.

2009년 1월 2일

새 시대가 열리고 있다.

새해는 희망이다. 실제와 상관없이 희망이다. 왠지 마음이 그렇다는 거다. 그렇게 지난 해도 시작했다. 그랬는데 수없는 상처를 받고 마감했다. 설마 이런 일까지 벌어질까 했던 일들이 나타났다.

온통 경제 얘기다. 경제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내 투자인지 사업인지 아니면 국가경제인지 뭔지 모르지만 돈 관계로 어렵다보면 모두 경제로 통한다.

지난 해 본격화된 금융위기는 금융계를 초토화하고 지나갔다. 그 지나간 자국은 실물경제라는 영역으로 확대되었다고 한다. 금융위기는 뭐고 실물경제는 뭔가. 굳이 알지 않아도 사는데 지장없던 단어들이 서슴없이 점심시간의 화제로 등장했다.

그래서 새해 경제전망을 해보라고 하는데 이를 더 정확히 고쳐서 표현하면 언제쯤 나아질 것인가라는 질문이 될 것이다. 얼마나 어려웠고 또 지금도 답답하면 언제 나아질 것이냐는 질문에 귀를 기울이겠는가.

어떤 사람들은 살다가 답답하면 점을 친다. 점을 쳐서 맞을 수도 있고 안맞을 수도 있다. 그래도 점을 친다. 그저 점을 치면서 점쟁이에게 말을 듣고 내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에 쌓인 답답함이 풀리기 때문이다.

지금의 경제전망은 점치는 마음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그저 언제나 이 답답함이 풀릴까 하는 마음에 알고 싶다는 점이나 왠지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이 하는 소리를 들으며 실날 같은 기대를 해보는 것이 다 비슷하다.

올해의 경제전망! 운세를 짚어보면 흔히 말하는 삼재라고 하는 편이 가장 적합하다. 작년이 들삼재였고 올해가 중삼재라고 하면 더 그럴 듯 하다. 이제 점점 악운의 정점에 빠져들어가는 것 같아서다.

작년의 금융위기는 거의 모든 금융권을 흔들어 놓았다. 우선 주택모기지를 많이 가지고 있는 대형은행과 투자은행들이 잘못되었고 연방은행과 재무부에서 자금을 퍼부어주면서 살릴 은행은 살려주고 그래도 안되는 은행은 문을 닫게했다.

올해는 제2차 금융위기를 겪어야한다. 주택을 넘어 상업용부동산과 개인소비자금융의 문제를 안아야한다. 그 범위가 훨씬 크고 주로 우리 한인은행과 같은 커뮤니티 은행들 즉 우리 자신의 일이기 때문에 피부로 느낄 것이다. 얼마나 깊이 얼마나 많이 그리고 얼마나 오래동안 겪을지의 문제일 뿐이다. 금융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실물경제는 잘 될 것으로 보이는 구석이 없다. 주택은 살아날 기미가 없고 실업은 늘고 기업이익이 줄고 소매도 죽고 뭐하나 제대로 기대할 만한 구석이 보이지 않는다. 어디서 이 악순환이 끝날 것인지 계산조차 안된다.

수출이라도 잘되면 좋겠는데 미국산 상품을 살만한 여유가 있는 국가들이 별로 없다. 아니 하나도 없다는 것이 더 맞다고 하겠다.

정부 밖에는 기댈 데가 없다. 지금 시대가 그렇다. 기업도 개인도 외국도 다 힘을 잃고 풀이 죽어있으니 정부가 나서야한다. 은행을 살린다, 자동차3사를 구해준다,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한다, 경기부양책을 대규모로 하겠다면서 동분서주하는데 워낙 모든 분야가 다 힘드니 정부도 역부족이다.

이렇게 보면 올해의 경제전망은 한마디로 겨울이라고 하겠다. 마음과 몸이 다 차갑다. 다 얼어붙었다. 나무도 앙상한 가지를 한 체 얼음 바람만 쓰리게 맞고 있다.

어떻게 하란 말인가. 답은 오바마 대통령당선자에게 있지 않을까? 노예의 후손이 대통령이 되었다. 노예시절에 생각도 못했던 일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그 속에서 항상 꿈을 잃지 않았기에 드디어 대통령까지 배출했다.

그러나 꿈을 버리지않았기에 지금의 영광도 있지만 그 꿈을 지키느라 숱한 박해도 받았다. 봄에 싹이 트기 전에 겨울의 혹한을 견디는 것과 같다. 우주의 섭리다. 꿈을 갖고 견디면 봄이 오면서 찬란히 피어나듯 우리도 이번 혹한을 견디면 또 다른 생명의 경제가 오리라는 믿음을 가져야 할 때다.

그렇다고 쉽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박해받던 인권운동가들처럼 시련도 클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반드시 극복한다. 오바마 시대는 그래서 우리에게 큰 희망을 준다. 힘찬 새해다.

2008년 12월 29일

소비자 행동변화

경제위기가 모든 분야를 어렵게하는 가운데 미국소비자들의 삶의 형태를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미국은 사회보장정책이 있어 은퇴를 대비한 저축율이 낮고 상대적으로 소비가 높은 나라입니다. 사회보장정책이 은퇴후 연금으로 생활비를 보장해주기 때문에 굳이 일하는 시절에 돈을 모아놓아야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생활수준이 높은 중산층이나 고소득자의 경우에는 사회보장정책에서 지급하는 연금으로는 부족해 401(k) 같은 개인은퇴기금에 별도로 적립하기는 하지만 다른 국가에 비하면 전반적으로 저축율이 매우 낮습니다.

이렇게 낮은 저축율은 반대로 소비율이 높다는 뜻이 됩니다. 저축을 적게하면 할수록 그만큼 소비를 많이 한다는 것인데 이 높은 소비율이 바로 미국경제를 뒷받침하는 가장 큰 기반임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 발표된 상무성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민들의 저축율이 올라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창 잘나가던 2000년대 중반에는 거의 0에 가깝던 저축율이 지난 10월에는 2.8%로 올라가더니 11월에는 2.4%를 유지하고 있어 미국민들이 긴축생활을 하면서 저축을 심각하게 올리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저축율 상승은 미국민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첫째는 어려운 경제 때문에 당장 앞으로의 생활이 걱정돼 비상자금을 모아야하고 둘째는 이번 금융위기로 은퇴기금으로 적립한 투자가 대부분 상당한 가치하락을 가져와 은퇴를 대비한 자금을 더 모아야한다는 인식이 올라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저축율이 올라가면 경제는 당장 더 어려워집니다. 미국경제의 70%를 차지하는 부문이 민간소비인데 저축율을 올린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를 줄이기 때문에 경제가 더 축소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요즘처럼 어려울 때는 소비가 늘어주거나 최소한 줄지는 않아야 도움이 되는데 이처럼 소비를 더 줄이면 엎친데 덮친 격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저축율의 상승은 장기적으로는 경제에 큰 도움이 됩니다. 저축으로 모인 돈은 대부분 기업의 투자로 사용됩니다. 그런데 저축이 없으면 투자할 기업은 그 돈을 결국 외국에서 빌려오게 되므로 미국의 대외수지가 더 나빠지고 그에대한 이자지급이 외국으로 빠져나가게 돼 경제에 악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국내저축이 많아 기업투자 자금이 국내에서 형성되면 투자도 늘어나 생산력도 커지고 투자금에 대한 이자도 국내소득으로 돌아가게됩니다. 저축율의 상승은 단기적으로는 경제에 부정적이라도 장기적으로는 좋은 현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