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Money

Tuesday, February 03, 2009

2009년 1월 12일

불과 탐욕

경제가 어려워지자 많은 비난이 인간의 탐욕으로 몰린다. 투자도 탐욕 때문에 잘못되었고, 은행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은 것도 다 탐욕 때문이다. 언제부터인지 모르나 탐욕은 우리 사회를 망친 원흉이 되고있다.

탐욕은 무엇인가. 이 시대가 탐욕 때문에 망쳐졌다면 좋은 시대에는 탐욕이 없어서 잘되었다는 말인가

오랜 인류의 역사에서 좀더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 것은 욕심 덕택이다. 전쟁에 이기기 위해 무기를 개발하고 사냥을 잘하기 위해 또 농사를 잘짓기 위해 장비를 개량했다.

산업혁명이 오늘날 자본주의를 가져오면서 생산성의 기하급수적 상승으로 폭발적 인구증가와 생활수준의 향상을 가져왔는데 이 성공의 배경에는 다 남보다 더 잘살겠다는 탐욕이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경제에서 거품이 생겼고 거품이 꺼지면서 너무나 큰 고통이 다가오자 탐욕을 탓한다. 탐욕 때문에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갑자기 탐욕을 다스리는 말들이 판을 친다. 종교계건 학계건 온갖 여론이 탐욕을 죄악시한다.

그러면 탐욕을 없애면 어떻게될까. 사회는 안정이 온다. 거품이 발생치 않는다. 갑자기 실패한 사람이 없어져 사회불안이 없어진다 등등이 답이다.

그러나 그 바탕을 깊이 성찰해보면 바로 공산주의 경제철학과 같다. 가진 자의 끝없는 탐욕으로 사회의 빈부격차가 생기고 인간의 이기심이 팽배해지고 경제는 출렁거리게 되므로 설령 생산이 줄더라도 탐욕을 억제해 평등한 사회를 만들자는 공산주의의 구호인 것이다.

북한에는 거품이 없다. 그래서 대규모 경제사이클은 없으나 대신 영구적 기아와 가난이 있다. 자본주의를 극도의 이기주의적 자본가들의 착취로 규정하는 공산주의 사회는 다같이 못사는 선택을 한 것이다.

문제를 인식하는 각도를 달리해야한다. 탐욕이 죄악이 아니라 잘못되니까 탐욕이 죄악으로 된 것이다. 하늘을 날겠다는 라이트형제는 성공했기 때문에 야망으로 칭송받는 반면 그 이전에 비행기 만들겠다고 전재산과 친구와 형제 돈까지 다 날리고도 실패한 사람들은 헛된 탐욕을 가졌다고 손가락질 받는다.

탐욕은 발전의 힘이고 동기유발의 원천이다. 그 욕심을 이루는 방법이 끝없는 노력이라고 믿었던 수많은 선각자들이 오늘날의 사회발전을 이끌어냈다. 탐욕이 나쁘다고 하는 것은 잘못 쓰여졌을 때 나타난 부작용을 말한다.

쉽게 욕심을 이루고자 하다가 사기를 치고 불법행위를 하기도 하고, 말도 안되는 이론에 빠져 묻지마 투자도 한다. 이럴 때마다 다 탐욕을 탓하지만 이는 어느 사회에나 있는 일부의 부작용일 뿐이다.

이런 점에서 탐욕은 불과 같다. 불을 다룰 수 있기 전에 인간은 불을 두려워했을 것이다. 그러다 인간이 불을 사용할 줄 알게되면서 인류문명은 급진전한다. 두려움의 대상이 우리 생활에 너무나 필요한 이기가 되었다.

하지만 그 불을 잘못 다루면 다친다. 지난 해 캘리포니아는 역사상 가장 많은 산불의 고통을 겪었다. 그렇다고 불을 죄악시하지 않는다. 불 때문에 고통을 받았으니 모두 불을 쓰지말자고 하는 구호는 어디에도 없다.

잘못 다뤄진 탐욕으로 우리는 금융위기와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 그렇다고 이러한 위기를 겪지 말자고 앞으로 욕심을 버리고 살라는 교훈은 산불이 낫다고 앞으로 불을 버리자는 말과 같다.

지금 경제가 너무 어려운 국면에 처해 있다. 이를 가장 빨리 극복하는 길은 탐욕을 버리는 수행이 아니다. 건강하게 탐욕을 이루는 노력이다. 다시 한번 창업의 의욕을 불태우고 성공을 위해 노력을 할 때 경제는 회복된다. 애꿎은 탐욕만 탓하지 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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