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Money

Wednesday, December 24, 2008

2008년 12월 10일

돈을 왜 버는가

돈을 왜 벌까? 당장 살아가고 앞으로를 대비해 미리 저축해놓겠다는 이유가 가장 많은 답일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앞날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은 왜 돈을 더 벌려고 할까라고 물으면 답이 무엇일까?

인류진화론적 사고로 바라보면 돈을 벌고자 하는 욕구는 집단생활에서 강자가 되어야만 모든 특권을 송두리째 차지하는 동물적 본성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집단으로 행동하는 동물의 세계에서 모든 특권을 차지하는 가장 강한 알파남성이 되고자하는 본능이 남아있어 인간도 강자를 인정받고자 하는데 현대사회에서 강자로 인정받는 형태 중 하나가 돈이기 때문에 돈을 축적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이 본능적 욕구가 돈을 버는 동기라면 인간은 돈을 벌어 자신의 강함을 표시하고 싶어하게 된다. 이러한 문화가 퍼지면 돈을 벌기 위해 삶이 집중이 되고 돈을 얼마나 벌었는가로 인간이 평가된다. 이 본능적 욕구로 인해 인간은 돈을 벌고자 열심히 노력하게 되면서 사회전체적으로 경제발전을 가져오게된다.

그러나 경제발전의 원동력인 부의 추구의 욕구가 결과론으로 흐르다 보면 사회에 역기능으로 작용하게 된다. 즉 돈을 가지고 있다는 결과로만 인간이 인정받는다면 돈을 버는 방법은 무시된체 어떻게든 돈만 벌면 된다는 사고가 생겨난다.

이렇게 되면 점점 돈을 쉽게버는데 관심이 쌓이게되는데 이 현상이 사회전체적으로 확대되면 투기의 성행과 한탕주의가 자리잡게된다. 이렇게 보면 자본주의는 인간의 본능적 지배욕구가 살아있는한 계속 탐욕의 노예가 되고 이 현상이 집중될 때 대규모 거품의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이와는 달리 돈을 버는 과정을 중시한 해석도 있다. 청교도주의의 정신을 자본주의의 가장 높은 형태의 바탕이라고 역설했던 20세기 초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베버의 주장에 따르면 청교도들이 돈을 벌어야하는 이유는 달랐다.

종교개혁이 교회의 부패를 척결하면서 돈을 받고 면죄부를 팔던 악습을 없앴다. 그런데 면죄부가 없어지자 신앙의 이론이 약한 많은 일반신도들은 구원을 확신할 방법이 없어 오히려 당황했다고 한다. 전에는 면죄부만 사면 구원을 받았다고 안심이 되었는데 면죄부를 살 수가 없어지자 구원을 받았다고 확신을 못하게 돼 오히려 불안해진 것이다.

이때 면죄부를 대신한 구원의 징표로 나타난 대안이 성실히 노력해서 모은 재산이었다. 즉 열심히 일해 돈을 벌면 그만큼 하나님의 뜻에 맞게 성실히 살았다는 증명이 돼 구원의 확신을 가질 수 있다는 논리였다. 따라서 하나님의 구원을 받기위해 부를 축적해야한다는 믿음이 부의 축적의 동기요인이 되었고 이 사회적 변화가 자본주의의 바탕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 각도에서 보면 부는 나를 과시하는 원초적 본능에 따른 부와 분명히 다르다. 첫째 부는 반드시 성실한 노력에 의한 결과여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부의 축적이 하나님의 내게 준 능력을 열심히 사용한 결과이기 때문에 부를 가지고 잘난 척해서도 또 나의 향락을 위해 써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이 종교적 신념을 가진 청교도들이 만든 미국은 그만큼 부의 축적이 신앙적 가치와 깊이 연결돼있어 20세기의 세계의 지도자국가가 될 것이라고 막스베버는 예고했는데 그 예고는 그대로 들어맞았다.

이번 서브프라임 사태를 통해 우리는 많은 재산을 잃고 고통받고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가 잃고 있는 부는 성실히 노력한 대가가 아닌 주택이나 주식에 편승한 불로소득에 의한 부였다. 이러한 투기의 산물인 부는 만드는 것도 금방이지만 거품으로 사라지는 것도 잠깐이다.

물질이 사라진 고통은 크다. 그러나 이번의 아픔을 지나면서 우리는 보다 본질적인 것을 찾을 수 있다. 부는 성실한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결과이고 부를 통해 나를 나타내려는 과시욕을 없애는 청교도적 가치관을 되찾는 것이다.
돈은 있다가도 없다. 더구나 쉽게 번 돈은 쉽게 사라진다. 그러나 소중한 시간을 받은 인간이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삶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역사의 교훈을 많은 부를 잃어버린 2008년 마지막 달에 한번쯤 새기고 갔으면 한다. 돈은 성실히 살기 위해 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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