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Money

Monday, September 14, 2009

2009년 9월

경기회복 신호의 빛과 그림자

주식시장이 계속 선전하고 있다. 주택시장의 안정 등 전반적 경기지표가 안정세를 확보해주는 가운데 개선되는 기업 실적이 강세장을 끌어주고 있다.

그러나 실물경제는 아직도 경기회복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실물경제는 크게 생산과 소비 그리고 고용을 말한다. 실물경제는 일반인에게 피부로 와닿는 소위 체감경기와 가장 밀접한 개념인데 지금의 현상은 투자시장의 지표와 실물경제가 서로 떨어져 있는 상태라고 하겠다.

이 괴리감의 원인을 분석해 보면 첫째 경제지표가 오른다고 해도 이는 이미 많이 낮아진 수자에서 부터 상승을 의미한다는 점이 지적된다. 예를 들어 미국 자동차 생산은 2007년 까지 1600만대를 넘었으나 올해는 1000만대도 못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40% 이상 낮아진 상태에서 올라간다는 것은 지난 해 보다 개선된 것으로 집계가 된다. 그러나 1600만대 생산기준으로 시설과 인력이 배치돼 있는 자동차 업계에겐 여전히 힘들다.

둘째 소비 면에서 보면 소비의 행태가 본질적으로 달라지고 있어서 전체적으로 소비가 는다고 해도 내 사업체의 매상이 같은 비율로 늘지 않는다. 고급상품과 서비스는 요즘 빈사상태인 반면 저가판매의 강자들은 매출이 늘고 있는 것이 한 예이다. 특히 소매업의 경우는 대형 할인매장으로의 집중현상까지 있어 영세업자에게는 더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세번째로 고용을 보면 생산과 소비가 안정이 된다고 해도 고용이 당분간 늘기는 힘들다. 우선 아직도 많은 기업이 파산을 하고 있고 파산을 하지 않는 대다수의 기업들도 구조조정을 위해 감원을 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실업자가 더 많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변화를 이해한다면 지금의 경기지표의 호전이 대기업 중심이라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대기업은 전체 규모가 크기 때문에 군살 빼기의 여력이 있고 이러한 구조조정을 통해 가격에 더욱 민감해진 소비자들에게 가격인하전략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이들이 중심이 된 주식시장도 실적호전으로 강세장으로 연결된다.

문제는 이러한 대기업의 실적에 허점이 있다. 이들의 실적 호전은 전체적인 매출은 떨어지지만 구조조정에 의한 이익구조개선을 말하기 때문에 국민경제 차원에서 보면 아직도 경제가 축소하고 있다는 것이어서 대기업 이외의 고용과 중소기업은 계속 힘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경기회복은 빛과 그림자가 혼재한 상태이다. 경기지표의 호전은 밝은 빛을 던져주지만 이 상황 호전이 충분히 오랜 기간 유지돼 대기업들의 매출이 올라가고 전망이 긍정적으로 돌아서서 고용의 증가, 중산층의 소득의 상승 그로 인한 소비의 증가라는 선순환에 들어서지 못하는 한 어두움은 계속될 것이다.

그런데 지난 10년 이상 고용창출의 주역이었던 부동산과 금융 쪽이 대폭 축소되고 있는 지금 경기침체 이후 새로 늘어난 약 7백만 명의 실업자를 받아줄 규모의 산업이 나타날 가능성은 당분간 없어 보인다. 녹색산업이 있다고는 하나 아직 유치한 단계에 있고 해외로의 수출도 전세계적 동반 불황으로 기대키 어렵다.

경기가 회복된다는 희망을 발표하면서도 조심스럽고 또 경기회복이 된다고 해도 미미한 수준의 경기회복일 것이라는 김빠진 소리를 낼 수 밖에 없는 정부의 입장에 바로 이 고민이 깊게 깔려 있다. 아직도 긴장의 고삐를 풀면 안된다.

2009년 9월 14일

개인 부채의 감소

연방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크레딧 카드를 포함한 개인 신용부채의 7월말 총액이 전달 대비 216억불 떨어진 2조4700억불을 기록해 미국 국민들이 계속해서 부채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7월의 개인 부채 하락 폭은 1943년 통계를 잡기 시작한 이후 최대이며, 6개월 연속 떨어진 현상은 1991년 이후 처음 있는 일로서 그 추세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개인부채가 너무 많은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으로 여겨집니다. 이 때 부채가 너무 많다는 기준은 국민소득대비나 국내 총생산대비 등 전체적인 경제규모에 비교해서 측정되는데, 이번 금융위기 이전만 해도 미국 개인의 부채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아 장기적인 우려가 되었던 부분입니다.

그런데 이번 금융위기를 지나면서 경제가 나빠져 실업율이 늘고 개인자산인 주택과 주식가격이 하락하자 많은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이는 한편 개인부채도 줄이는 행태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개인부채가 주는 것은 장기적인 전망에서 그 이전의 지나친 부채 때문에 우려가 있었던 점을 비추어보면 긍정적인 변화라고 하겠는데 문제는 지금처럼 소비가 줄고 있는 시점에서 부채가 줄면 그만큼 소비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더 나아가 지금 부채가 주는 원인으로는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부채를 줄이겠다고 절약하는 면도 있지만 동시에 은행들이 크레딧 카드 사용한도를 줄이거나 자동차 융자를 훨씬 까다롭게 해 타발적으로 부채가 주는 면도 있어 부채축소의 부정적인 면을 더 깊게 하고 있습니다.

즉 개인도 지금처럼 불확실한 상황에서 굳이 빚까지 내가면서 가구나 자동차를 살 필요가 없다고 하는데 여기에 은행들도 이미 개인들의 대출한도를 임의적으로 줄여버림으로써 대출을 쓸 수 없도록 하는 이중고의 현상이라는 말입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소비는 실업율 증가와 임금인하로 인한 소득감소에 따라 줄어들고 있는데다 대출의 감소로 더 줄어들 수 있어 경기회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오랜 기간동안 우려의 대상이었던 높은 개인대출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 장기적인 건전성을 위해서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지만 단기적으로 경기회복을 위해 필요한 개인소비라는 측면에서 보면 부정적인 추세라고 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2009년 9월 7일

생산자 지수의 상승

지난 주 발표된 ISM 제조업 지수가 2008년 1월 이후 처음으로 50을 넘어선 52.9를 넘어섬으로써 제조업 분야의 성장을 예고해 경기회복의 분위기를 강화해주고 있습니다.

ISM지수는 1915년 비영리업체로 창설된 세계 최대의 공급관리자 협회에서 매달 초 발표하는 자료로서 미국내 제조업 분야 중 20개 산업군의 300개 회사의 구매담당관리자 들의 조사를 기초로 이루어집니다.

신규주문, 생산, 공급기간, 밀려있는 주문, 재고량, 가격, 고용, 수출과 수입 주문 등 아홉개 분야에 걸쳐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측정되는 ISM제조업 지수는 향후 미국내 총생산의 방향을 가늠하는데 중요한 잣대 역할을 하는 것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신규주문과 밀려있는 주문은 앞으로 생산규모가 얼마가 될 것인지를 측정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지표로 알려져 있어 많은 경제관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제조업 지수는 통상 5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 되면 앞으로 생산이 늘어나고 50 미만으로 떨어지면 생산이 축소된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는데, 이번 8월의 제조업지수가 1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50을 넘어섬으로써 그동안 계속 축소만 돼오던 미 제조업이 이제 성장궤도에 들어간 것으로 예고해주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미 3월 부터 미 경제의 금년도 하반기 회복을 예고하는 지표가 속속들이 나타나면서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고 이에 따라 주식시장도 5개월 연속 성장세를 유지해 뒷받침을 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계속 경제계는 생산의 축소와 실업율의 증가 때문에 불안해 하고 있고 그 이유는 민간 부문의 소비와 생산이 늘어나지 않으면 정부주도의 경기부양책이 끝나는 시점에 가서 경제가 다시 추락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특히 생산의 증가를 애타게 기다리는 것은 고용증가는 기업의 생산활동이 늘어나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먼저 생산이 늘어나고 그에 따라 기업의 고용이 늘어나면 경제는 완전한 회복세에 들어설 수 있다는 기대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ISM제조업 지수가 50을 넘어선 사실은 이제 정부주도형 경기부양의 효과가 민간경제로 퍼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깊은 일이라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