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Money

Friday, February 15, 2008

2008년 2월 11일

경기침체와 비효율성

지난 주 미국 2대 자동차생산업체인 포드사가 비용절감을 위해 몇 천명의 해고를 하겠다고 선언한데 이어 백화점체인의 대표격인 메이시사가 작년 12월의 7.1%매상감소와 올해 1월의 연속적인 감소예상을 이유로 2천3백여명의 직원을 해고한다고 발표함으로써 미국의 주요회사들의 감원열풍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경기침체를 일반인들이 가장 피부로 느끼는 분야가 실업이고 보면 굵직한 회사들이 속속 감원을 발표하는 현상은 미국경제가 침체로 들어가는 국면을 확인해주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감원정책으로 파생되는 전체경제에 대한 영향은 실업율증가로 인한 개인소득하락이라는 부정적 측면이 항상 강조되지만, 경제의 효율성 측면에서 볼 때는 비효율성의 감소라는 긍정적 측면도 부각이 됩니다.

지금 연방은행의 금리정책을 보면 신용경색과 부동산침체가 경기하락을 가져올 것을 우려해 과감한 경기부양형 금리인하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계속 여운을 남기는 분야는 물가상승의 위협입니다. 즉 비록 경기침체를 방지하고자 금리인하를 하기는 하지만 금리인하의 여파로 혹시라도 물가가 치솟게되면 금리인하정책을 중단하거나 오히려 금리인상으로 돌아설 수도 있다는 단서를 다는 것입니다.

이때 물가상승의 위협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인건비인데 보통 경기가 과열되면 실업율이 줄어들면서 인건비가 상승하게되고 이 정도가 지나치게 되면 인건비가 생산성보다 더 빨리 올라 생산성을 떨어뜨리게 됩니다. 경제에서는 바로 이 인건비가 생산성보다 빠른 속도로 올라가있는 현상을 비효율성이라 부릅니다.

비효율성이 올라가면 물가는 상승하면서 생산활동은 늘지않게돼 경제에 역기능이 생기는데 이를 조정하는 자연기능이 바로 경기과열의 조정 즉 경기하강 또는 경기침체가 됩니다.

이 경기조정과정에서 비효율성이 정리되면서 인건비가 하락하게돼 다시 생산성이 상승하면 경기는 침체기를 벗어나 상승기에 들어가는 순환을 하게되는 것이 경기순환설의 개요입니다.

따라서 경기침체에 필수적으로 따라오는 고용감소는 비효율성의 정리를 통해 경기가 다시 성장하게되는 초석이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것입니다. 많은 국민들이 경기가 언제 돌아설 것인가 기대하는데 이를 재촉하는데는 역으로 빠른 비효율성의 정리 즉 비생산적 고용의 감소라는 고통이 따른다는 사실을 인식해야하겠습니다.

Monday, February 04, 2008

2008년 1월 29일

거품의 뒤풀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라는 상품이 판을 치기 시작할 때 경고의 소리는 거의 무시되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문제가 되기 시작하자 서브프라임을 집중적으로 치중한 몇개 회사의 문제로 인식했다.

서브프라임 문제가 한두 회사의 문제가 아니라 많은 금융기관들에 퍼진 전반적 문제라고 파악되었을 때 이 문제는 금융기관에 국한된 문제로서 전체 경제에는 그다지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대두되었다.

서브프라임 문제가 금융기관에 국한되지 않고 실제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시작할 때 이 문제는 미국에 집중된 문제이고 아시아권을 비롯한 다른 국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렇게 계속되온 설마 이렇게까지는 아니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은 결국 2008년 1월 21일 판가름났다. 전세계 주식시장이 공포에 떨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과는 무관하게 잘 될 것이라던 국가들이 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기습적으로 이자율을 대폭 낮춰주자 안도의 숨을 내쉬며 언제 더 낮추나 학수고대하고 있다.

불과 2년도 안걸린 과정이다. 현실 인식을 거부하고 계속 잘될 것이라는 장미빛 소리만이 판치던 시대의 촌극같은 허언은 결국 경제는 상식을 벗어날 수 없다는 현실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2년여의 기간동안 또 수많은 개인투자자들은 귀한 재산을 날렸고 일반국민들은 거품붕괴의 후유증을 앓게 되었다. 이제 걱정은 이번 겨울의 한파가 얼마나 길 것인가에 있다.

해답은 과거에 있다. 지금 상황과 비슷한 과거의 예를 찾으면 이번 침체가 얼마나 길고 깊을 것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가장 비슷한 경우가 미국의 경우는 80년대의 세이빙스앤론 사태와 일본의 90년대이다. 더 심한 비유는 대공황까지 거슬러간다.

이들 시대의 공통점이 지금과 비슷하기 때문에 이들 시대를 보면 앞을 대충 알 수 있다. 다들 침체에 들어가기 전 너무나 큰 투기열풍에 휘말렸었고 그런 만큼 거품의 후유증이 크면서 침체의 골이 깊고 장기적었다는 점이다.

그 때처럼 지금의 상황은 우선 거대한 투기의 결과다. 정보통신산업의 열풍으로 나스닥 거품을 겪었고 그 거품이 꺼지자 이를 살리고자 부동산투기로 연결해 제2의 거품을 일으켰던 지난 10여년의 세월은 한마디로 전세계적 돈의 범람에 의한 광풍이라고 할 수 있다.

광풍의 실체는 빚잔치였다. 세계 어디를 가도 산다는 나라의 부동산은 턱없이 올라갔고 주식시장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했다. 이들 상승의 주범은 미국의 무차별적 모기지융자였다. 그러나 빚으로 늘어난 자산가치는 언젠가 터지게 돼 있다. 그리고 지금 폭발하고 있는 것이다. 대공황 때처럼, 80년대 세이빙스앤론의 경우처럼, 일본의 90년대 처럼 방만함의 뒤끝에 서있다.

다행인 것은 그 때와 달리 현 연방은행은 대공황과 일본의 90년대 장기불황 초기처럼 불에 기름을 뿌리는 우를 범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이다. 버냉키의장은 대공황연구전문가다. 그는 경기가 어려울 때 돈줄을 더 졸라매 문제를 키웠던 대공황이나 일본의 뼈아픈 교훈을 잘알고 있다.

긴급자금을 수혈하고 파격적인 금리인하를 하는데는 정책적 실수를 되풀이 않겠다는 의지가 있다. 부시대통령의 경기부양책에 대해서도 적절한 조치로 인정했다. 엎질러진 사태의 심각성은 과거와 같지만 사태를 주워담는 정책당국은 현명하고 시행은 적극적인 점에서 그 때와 크게 다르다.

그런데 시장의 반응은 경기부양책이 너무 늦었다고 책망이다. 그러나 정책적 경기부양은 분명 시간이 걸린다. 재촉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거품이 커지는 데도 그 단맛에 젖어 거품이 아니라고 했던 논리가 경기부양을 위해 정책당국이 최선을 다하는데도 부족하다고 불평하는 논리로 변했을 뿐이다. 일고의 가치가 없는 불평이다.

역사를 다시 보자. 회복못할 것만 같았던 대공황도 어떻게든 극복되었다. 지금이 그 때와 같다해도 다시 극복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 때보다 훨씬 능력있는 금융당국이 있다. 세계경제의 사령탑이 IMF를 비롯해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있다. 정책당국의 노력을 믿고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한 때이다.

‘연방은행과 싸우지 말라’는 투자시장의 격언이 있다. 연방은행이 돈을 조이면 경기는 하락하고 자산가치는 떨어지기 때문에 연방은행의 정책을 거슬러 투자를 하지 말라는 지침이다. 이 원리는 경기부양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연방은행이 돈을 푸는데 경제가 계속 침몰할 수는 없다. 거품의 뒷풀이에 희망은 잃어서는 안된다. 힘은 무척 들겠지만…

2008년 2월 4일

MBIA가 미치는 영향

채권보증회사인 MBIA와 Ambac Financial의 신용등급이 낮아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으로 금융계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 MBIA의 경영진이 신용등급 하향조정이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표명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채권보증회사의 기능은 채권을 구입하는 투자자에게 채권이 부도가 날 경우 그 손실을 보전해주는 역할입니다. 채권을 구입하는 투자자는 채권부도에 따른 손실을 막고자 채권보증회사에게 일정액의 비용을 지급하고 만약 갖고 있는 채권이 부도가 나면 보증회사에서 보상을 받게됩니다.

그런데 문제가 되고있는 두 회사의 경우는 지난 해 많은 부실을 가져왔던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을 포함한 많은 채권을 보증했던 대표적 회사들인데 이렇게 보증을 해주었던 채권들이 부도가 나면서 이들을 보상해주다보니 자금난에 빠질 수 있는 상태에까지 이르면서 이들 보증회사의 신용등급 유지가 위태로운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이들 보증회사가 어려움에 빠지면 우선 보증을 받고 있는 채권을 소유한 투자자들이 나중에 보상을 받지못할 수도 있는 위험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MBIA와 Ambac사의 어려움은 투자자들에게 불안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금융계의 불안요인으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보증회사의 어려움이 가져오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는 보증회사의 보증을 받고 채권을 사들인 금융회사의 경우 가지고 있는 채권의 신용등급이 낮아지면 장부상으로 가치가 떨어지고 그 떨어진 만큼 손실로 처리해야합니다.

이때 소유하고 있는 채권의 신용등급은 채권에 대한 보증을 해준 보증회사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동시에 하락하기 때문에 채권보증회사의 신용등급하락은 많은 금융기관의 어려움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고 이런 이유 때문에 두 대표적 보증회사의 어려움이 금융시장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던 중 지난 주 두 회사 중 하나인 MBIA의 경영진이 비록 부실채권의 양산으로 인해 보증신청이 많아져 회사의 수익이 급격히 떨어지고 자금이 많이 소요되고는 있지만 과감한 부실자산의 정리와 20억불에 달하는 증자계획이 현실화돼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신용등급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함으로써 금융시장의 불안을 많이 가라앉혔습니다.

이렇듯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문제는 부동산과 부동산 융자의 어려움으로만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파생상품시장까지 연결된 복잡다단한 현상이어서 그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쉽게 낙관할 수 없다고 하겠습니다.

2008년 1월 28일

연방은행의 기습적 금리인하

세계적 증시폭락사태를 염려한 연방은행이 지난 주 긴급금리인하를 단행해 현 경제상태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금리결정은 정해진 정기 공개시장위원회에서 하는데 반해 지난 주의 금리 인하는 비정기적으로 결정되고 그 폭 또한 이례적이었습니다.

이렇게 비정기적으로 이자율을 낮춘 사례는 지난 2001년 9.11사태 후 처음이고 0.75%포인트의 대폭으로 낮춘 것은 1981년 이후 처음인 만큼 작금의 사태가 긴박한 위기상황이라는 인식이 연방은행에 팽배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 상황의 심각성은 지난 해 말부터 거론돼왔습니다. 작년 초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모기지뱅커들이 문을 닫기 시작하면서 시작된 금융계의 불안은 경제계에서 기대했던 연방은행과 세계주요중앙은행들의 긴급조처에도 불구하고 안정을 찾지못한체 점점 그 손실의 규모가 커져나가면서 실물경제까지 위협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를 뒷받침하듯 미경제의 두 견인차라고 하던 소비와 고용이 악화되면서 금융계의 문제가 실물경제로 연결되지 않으리라던 희망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지난 연말 소매경기가 크게 부진한데 이어 실업율도 드디어 5%대를 기록하자 실물경제가 드디어 악영향을 받기시작했다는 현실인식을 한 것입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해 미국을 위시한 세계의 주요 증시가 년초부터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위태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던 중 부시대통령의 경기부양책이 나오자 마침내 경제위기설이 확실시되고 부양책은 충분히 못하다는 실망감이 겹치면서 세계적 증시폭락이 시작된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의 증시침체와 경기하락은 결코 갑작스러운 변화가 아니며 이미 오래 전부터 예고된 불안요인이 나타나기 시작한 결과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의 씨앗은 지나치게 낮은 이자율로 전세계 유동성의 과잉을 가져왔던 지난 2003년 부터 2005년까지의 금융정책과 이에 편승한 투자은행들의 방만한 투기조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방은행은 세계증시폭락이 나타나자마자 이례적으로 비정기 이자율조정을 실시하는 발빠른 대응으로 심리적 공황상태를 막아내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9.11사태 이후 처음으로 비정기 이자율조정이며 1981년 이후 가장 큰 0.75%포인트라는 대폭인하인 이번 조처는 미국을 위시한 주요국가들의 증시를 일단 안정시키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비록 문제는 계속되지만 연방은행의 시의적절한 대응으로 잘 해결해나갈 수 있는 여지가 있어 어느 정도 기대해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