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Money

Friday, September 28, 2007

부동산침체의 영향

지난 주 발표된 주택매매자료에 의하면 기존주택과 신규주택의 거래가 각각 4.3%와 8.3%씩 떨어졌습니다. 이로써 기존주택은 2003년 8월 이후 그리고 신규주택은 7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게돼 주택판매시장이 갈수록 동결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주택경기가 심각하게 하락하면서 나오는 가장 큰 관심은 과연 부동산 침체에도 불구하고 전체적 경기는 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인가에 있는데 최근의 경기관련 지표나 업계의 발표를 보면 미 경제도 주택경기하락에 영향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우선 지난 주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9월 18일까지의 소비자신뢰지수를 보면 그 전달의 105.6에서 99.8로 급격히 떨어졌는데 이는 2005년 11월 이후 최저치 수준입니다. 소비자 신뢰지수는 현재와 미래의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보여주는 자료이기 때문에 앞으로 소비자들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가늠케해준다는 면에서 과거만 보여주는 다른 지표와는 차별화된다고 하겠습니다.

따라서8월의 서브프라임사태와 이로 인한 신용경색의 문제가 나타난 이후 첫번째 조사된 소비자신뢰지수가 급격히 하락한 사실을 보면 소비자들이 현재의 문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보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경제가 그리 순탄치 않음을 예고한다고 하겠습니다.

이와 더불어 미국의 주요 소매업체인 Target과 Lowe’s 가 경기하락에 따른 판매하락을 경고하는가 하면 Costco는 8월중 1년 이상된 매장의 판매증가가 예상치를 훨씬 못미치는 1%밖에 안되었다고 발표하는 등 실제 소비에서도 어려움이 나타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일단 현재 상태는 주택경기의 침체와 신용경색 현상이 소비자들의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고 이 추세라면 경기침체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습니다.

여기에 희망을 주는 분야는 지난 9월 18일 있었던 연방은행의 이자율 인하입니다. 본격적인 경기하강을 인정하고 그동안의 인플레 우려에서 선회, 경기부양이라는 정책으로 돌아선 것인데 이제 초점은 과연 이번의 금리인하와 향후 추가적 금리인하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인가에 있게 되었습니다.

긍정론은 연방은행의 시의적절한 조처로 인해 경기하락의 위험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보고 있고 부정론은 이자율하락정도로 해결되기에는 현재의 문제가 너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제 미 경제의 갈림길은 시작되었습니다.

Thursday, September 27, 2007

누가 피해자인가

지난 8월은 9.11사태 이후 처음으로 연방은행이 금융기관들에게 긴급자금을 수혈했어야 할 정도로 긴박한 한달이었다. 원인은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부실이다.

대형은행들은 서로 또는 다른 금융기관과 자금을 빌려주고 빌려쓴다. 이 자금을 빌릴 때 한가지 형태가 모기지 즉 주택담보대출을 묶어서 만든 풀(pool)을 담보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그 중 서브프라임모기지로 만든 풀에 대량의 부실이 생기자 서브프라임을 주축으로한 대부분의 풀이 담보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담보기능이 상실된 만큼 이들 담보로 돈을 빌리던 은행들이 자금부족사태에 처하게 됐는데 이 현상이 바로 신용경색의 시작이다. 더 나아가 신용경색이 시작되자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연관이 없는 다른 대출라인도 막히면서 연쇄적으로 자금줄이 차단되는 긴박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일단 미국을 위시한 선진국들의 중앙은행들은 은행들의 자금경색을 긴급히 해소하고자 자금을 직접 공급함으로써 위급한 상황을 넘어가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신용경색을 불러온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현재까지 문을 닫거나 파산신청을 한 경우는 다 헤지펀드들이다. 헤지펀드는 투자의 종류에 제한이 거의 없는 투자펀드이면서 그 이름인 헤지가 뜻하듯 하락 장세에서 손실을 최소화하는 안전장치를 보통 갖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1조달러가 넘는 헤지펀드 시장에서 워낙 많은 헤지펀드가 존재하다보니 각 펀드의 투자전략이나 위험관리방식도 제각각이다. 따라서 이름이 헤지펀드지만 전혀 헤징을 하지 않은채 이번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건에서 나타난 것처럼 완전히 한 순간에 파산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해서 이번 여름에 뜨겁게 몰아닥친 신용경색의 폭풍의 일차적 희생은 헤지펀드로 나타났다. 긴급자금수혈로 일단 안정을 찾았지만 그 이후 지금의 의문은 과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헤지펀드의 파산으로 국한될 수 있느냐에 있다. 이는 결국 이번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궁극적인 피해자가 누가 될 것인가라는 실제적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실마리는 세계적 투자기관인 베어스턴스의 자료에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06년 한 해동안 헤지펀드는 위험도가 매우 높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유동화채권의 10%를 사들인 반면 은퇴기금펀드는 18%를, 보험회사는 19%를, 자산관리펀드는 22%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보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로 직접적 피해를 입을 계층은 헤지펀드에 한정되지 않고 일반인 모두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은퇴기금의 손실은 은퇴기금을 적립한 사람들의 은퇴자금을 줄이게되고, 보험회사의 손실은 보험금의 인상으로 연결될 것이고 자산관리펀드의 손실은 투자의 손실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정작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인 모기지 뱅커와 이를 채권화한 투자기관은 이미 그동안 수많은 모기지를 만들면서 막대한 이익을 커미션과 보너스로 챙겼다. 이들이 남긴 부실화된 모기지가 잘못돼도 그동안 벌어들인 커미션이나 보너스를 되돌려내지는 않는다.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보다 문제와 거의 무관한 일반투자자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받게된 상황이 된 것이다. 만약 이번 신용경색 사태와 이로 인한 그동안의 부동산과 증권에서의 거품붕괴로 인해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일반인들의 피해는 훨씬 커질 것이다.

문제해결 방식이 더 재미있다. 막상 금융기관이 자금문제에 처하자 긴급자금 수혈까지 받아 구제가 되고 있다. 이 긴급자금 역시 공적자금의 성격이 강하다보니 이 또한 일반인들이 나눠져야할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전형적인 모럴 해저드 즉 저지른 자는 이익을 보고 그 이후 문제의 책임은 다른 사람이 져야하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같이 망하는 것보다는 짐을 나눠지는 편이 낫기 때문에 모럴헤저드를 알면서도 구제금융정책이 낫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정작 피해자인 일반인들은 이래저래 경제를 살려주는 주춧돌인가 보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이자율 인하

지난 주 있었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0.25% 포인트를 인하할 것이라던 다수의 금융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를 0.5% 포인트를 인하해 미 경제가 침체의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었습니다.

일단 과감한 결정이라는 평을 받게된 이번 금리인하는 연방은행이 금융시장에 예상보다 큰 유동성을 공급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지난 7월 말 이후 금융계의 발목을 잡아오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진정시킬 수 있다는 낙관론에 힘을 실어주었다고 하겠습니다.

불과 한달 반 전인 8월 7일에만 해도 연방은행은 비록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인한 금융계의 신용경색이 문제화돼있다고는 하나 실물경제의 지표들이 여전히 좋아 금융계의 문제가 실물경제까지 파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명했었고 오히려 인플레의 위협이 아직도 상당히 남아있어 금리를 동결하겠다고 결정했었습니다.

그러나 바로 8월의 결정 이후 터져나온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회사들의 파산과 미최대 모기지 업체인 컨트리와이드의 위험이 부각되면서 금융기관들이 긴축정책으로 급선회하자 급기야 연방은행이 긴급자금을 공급하는 상황까지 이르렀고 재할인율도 0.5%포인트 낮추는 조치를 취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긴급자금 공급이라는 신속한 대응책의 결과 세계 신용시장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던 중에 개최된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였기에 많은 금융전문가들은 이번에 금리를 인하한다고 해도 대폭이 되기보다는 소폭인 0.25%포인트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소폭인하 예상을 깨고 연방은행이 과감하게 대폭인하를 발표하자 주식시장은 급상승을 하면서 연방은행의 정책적 대응이 신용경색의 문제 뿐만 아니라 경기침체도 막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기에 이르렀다고 하겠습니다.

금리를 인하하면서 시중에 유동성을 늘리는 연방은행의 결정은 분명 금융시장에 도움이 되기에 주식시장이 낙관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당연하고 앞으로 실물경제도 어느 정도 도움을 받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금리인하는 긍정적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이번 대폭인하가 연방은행이 그동안 자신하던 실물경제 견실론에서 후퇴하고 경제전망에 대한 불안이 확산된 것이 아닌가하는 부정론도 동시에 있다는 사실도 주의를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얼마나 나쁘다고 판단했으면 금융계의 다수의 전망보다 더 큰 폭으로 금리를 인하했어야 했느냐하는 견해입니다. 어쨌든 경기 면에서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결정이라고 하겠습니다.

경기침체의 위협

계속 이어지는 주택시장의 침체와 이에 따른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연결된 신용경색 그리고 최근에 다시 급격히 상승하는 원유가의 압력 때문에 미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는 실업율 증가와 기업이익의 감소를 동반한 최소 연속적으로 두 분기동안 경제전체의 생산이 감소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공식적인 국가경제조사청의 개념에서는 경기침체는 몇달 이상에 걸쳐 경제전반에 퍼진 현저한 경제활동의 저하현상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준에 의하면 현재 미경제에서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것은 앞으로 멀지않은 시기에 미 경제활동이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미 경제활동이 심각하게 둔화될 요인으로 주택경기의 침체와 신용경색 그리고 높은 원유가가 거론되는데 그 이유는 이들 모두가 개인 소비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미 경제는 약 3분의 2가 소비로 구성돼 있습니다. 따라서 소비분야가 미 경제의 성장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중요한데 지난 2002년 부터의 호황기에는 주택가격의 상승과 초저금리에 따른 대출의 증가가 개인 소비자들의 소비능력을 키워왔기 때문에 이제 그 소비력의 원동력이었던 주택가격상승과 풍부한 대출이 거의 막힌 상황에서 소비가 줄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입니다.

원유가 역시 소비에 많은 제한을 가져오게 되는데 그 이유는 원유가가 올라 개인 소비자들에게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개솔린 가격이 올라가면 개솔린에 대한 지출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그 만큼 다른 소비가 줄게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반론으로는 비록 주택경기가 나빠지고 신용경색으로 대출원이 많이 줄었다고는 하나 고용이 건재해 소득이 올라가는 한 소비를 유지할 수 있으리라고 보는 개인소득 의존론이 있습니다. 더 나아가 최근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로 야기된 신용경색이나 주택경기의 하락도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되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추가로 큰 불안을 겪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안정론도 경제안정론의 바탕이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결국 빠른 장래에 경기침체가 오느냐 하는 의문에 대한 해답은 소비자와 기업이 현재까지의 주택시장과 대출시장의 문제를 얼마나 소화했고 이에 따라 소비와 기업의 투자가 큰 변화없이 유지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보입니다. 이에 대해 금융계는 더 부정적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베이지북 보고서

지난 주 발표된 7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기간에 대한 연방은행의 베이지북 보고서에 의하면 신용경색현상으로 주택시장이 더 어려움에 빠지고 있는 가운데 다른 일반 경제는 아직까지 잘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베이지북은 연방은행 산하 12개 지부의 경제상태와 일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을 통계처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종합한 보고서로서 연방은행의 금융정책의 방향을 가늠케해주는 자료중 하나입니다.

통상 베이지북은 통계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상태의 보고서이기 때문에 다른 지표나 보고서에 비해 연방은행의 금융정책 심의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이번 베이지북은 특별히 큰 관심을 끌고 있는데 그 이유는 베이지북이 갖는 적시성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연방은행이 금융정책을 결정할 때 기초로 하는 주요 지표들은 검증절차를 거친 자료를 토대로 이루어짐으로써 자료의 신빙성은 높지만 반면에 자료의 통계처리를 위한 기간이 오래 걸리다보니 요즘의 신용경색 사태같이 진행이 빨리 나타나는 상황은 자칫 정책심의에 시의적절하게 반영이 되지 못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베이지북은 비록 통계처리의 검증을 거치지 않아 자료의 신뢰성은 떨어진다 해도 일단 나타나는 현상들을 수집한다는 점에서 시기적으로 경제현상을 빨리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지금의 신용경색사태가 경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지를 파악하는 데는 더 적절하다고 하겠습니다.

특히 버냉키연방은행의장이 현상황에서 기업과 은행의 추이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금융정책을 결정하겠다는 발언을 함으로써 실물경제의 움직임을 가장 빨리 알려줄 수 있는 베이지북의 중요도는 더 높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이번 베이지북의 보고서가 갖는 가장 큰 의미는 신용경색과 주택시장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아직 일반 경제는 순탄한 성장을 하고 있다는 진단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지금 금융계는 현재의 주택시장 문제와 이로 파생된 신용경색 사태로 불안이 높은데 이러한 부정적 환경의 타개책으로 연방은행의 기준금리인하를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베이지북의 보고에 따르면 금융계의 문제가 아직 경제를 그렇게까지 어렵게한다는 증거를 찾기에는 이르다는 정황을 보여주고 있어 연방은행의 이자율 하락이 확실치 않을 수 있고 또 이자율을 내린다해도 소폭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아직 경제는 신용경색의 파장이 충분히 퍼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Thursday, September 06, 2007

연방은행의 현상인식

지난 주8월 7일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7월 말부터 부상하기 시작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회의록이 공개돼 연방은행이 금융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현안에 대해 무감각하다는 비판을 벗어났습니다.

당시 회의록에 따르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금융시장의 상태가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만약 금융시장의 문제가 실물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경우 정책적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실제 신용경색이 본격화하면서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자 연방은행은 8월 17일 연방은행에서 긴급자금을 빌릴 때 내는 할인율을 0.5%포인트 하락하는 정책적 조치를 취했다고 판명되었습니다.

따라서 금융계 일각에서 연방은행이 신용경색에 따른 금융계의 파장을 미처 파악하지 못한채 너무 낙관적인 견해로 일관하다 이자율을 미리 낮출 수 있었던 8월 7일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나하는 비판이 있던 부분은 잘못된 것으로 연방은행 역시 현재의 신용경색 사태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음을 확인해 주었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당시 회의록을 보면 이러한 신용경색에 따른 위험 증가에도 불구하고 연방은행은 아직도 상당히 인플레에 대한 우려를 많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신용경색이라는 금융계의 사태가 더 나빠질 수 있고 이로 인해 경제가 예상보다 어려워질 수 있다는 상황임에도 물가상승의 압력은 아직도 상당히 높다고 진단하고 있다는 것인데 보통 경제가 어려워지면 물가압력이 해소된다는 일반적 상황이 아님을 시사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단기적으로 빠른 시기에 이자율의 하락을 기대하기 힘들게 만들어왔는데 그 이후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신용경색 사태 후 연방은행의 입장이 많이 바뀌고 있어 주목됩니다.

특히 지난 주 있었던 연방은행의 연례심포지움에서 버냉키 의장의 연설에서 인플레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었다는 점과 주택시장의 문제가 예상보다 가파르고 심각하다는 표현을 볼 때 이제 연방은행은 언제라도 필요하다면 경기부양을 위한 이자율 인하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보여줘 8월 7일의 분위기가 상당히 변화했다고 판단됩니다.

이렇게 보면 연방은행은 이제 사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보이며 앞으로 상황전개에 따라 이자율의 조기하락 가능성도 많이 올락갔다고 하겠습니다.

신용경색사태의 일시적 안정

7월에 시작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로 인한 신용경색의 파장이 지난 주 일단 진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신용경색에 대해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주식시장이 4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함으로써 금융계가 신용경색의 충격을 극복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난 주 주식시장의 상승은 긍정적 경제지표에 힘입은 바 큽니다. 7월 중 단독주택판매가 2.8% 늘어나고 생산장비와 비행기 같은 내구재의 판매가 5.9% 성장했으며 지난 2/4분기의 국내총생산이 당초 예측치인 3.3%보다 월등히 높은 4%대 이상일 것이라는 소식들이 주식시장의 호재로 작용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실물경제에서의 긍정적 소식보다 금융시장의 안정을 가져온 주요 요소는 역시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로 야기된 채권시장의 불안이 많이 사라졌다는 사실입니다.

그동안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큰 문제가 생기자 여러 헤지펀드들이 문을 닫거나 파산신청을 하는가 하면 주택융자의 대표적 기관인 컨트리와이드마저 부도상태에 몰리면서 많은 금융기관들이 심각한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는 위험이 인식돼 금융시장이 커다란 불안에 휩싸였습니다.

이러한 불안이 생기자 미 연방은행을 위시한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은 긴급자금을 공급하고 미 연방은행은 은행들이 연방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지급하는 이자율인 디스카운트 이율을 .5% 포인트 낮춤으로써 세계최대은행인 시티그룹을 위시한 대형은행들이 자금을 지원받는 등 금융계의 자금경색을 방지하는데 신속한 조처를 취해 최악의 사태를 피해나갔습니다.

여기에 뱅크오브어메리카가 문제화된 컨트리와이드에게 이십억불의 자금공급을 함으로써 우선 컨트리와이드의 파산가능성을 잠재운 것도 금융시장의 안정에 큰 기여를 했다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보면 지난 주 금융시장의 안정은 근본적인 방향의 전환이라기 보다는 금융당국의 특별자금공급이라는 응급조치에 의한 극한상황의 진정이라는 측면이 강하다고 하겠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근본적인 문제는 과연 이번의 응급조치가 주택시장과 모기지시장의 추가 폭락을 막아내고 이로 인해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고 넘어가게 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쪼록 이번의 금융계의 진정상태가 장기적인 경제의 안정으로 연결되기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컨트리와이드의 문제

미국내 가장 큰 주택융자금융회사인 컨트리와이드가 어려움에 처했습니다. 지난 주 메릴린치에서 컨트리와이드의 주식등급을 우량등급인 “buy”에서 비우량등급인 “sell”로 바꾸자 하루만에 주식이 13%가 떨어지면서 1년 전체적으로 50%의 가격하락을 보였습니다.

컨트리와이드의 문제는 그 심각성이 매우 높은데 지난 몇 주 동안 여러개의 주택융자회사들이 문을 닫거나 파산보호신청을 한 것과 달리 주택융자업계의 대표적 최대회사가 어려워진다는 것은 미국 모기지 시장의 문제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컨트리와이드의 문제는 지난 2주간 늘어나는 주택융자부실과 주택모기지를 담보로한 유동성채권의 불확실성으로 거의 대부분의 대출원이 끊긴데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는 전세계적인 신용경색으로 표현되는데 자금의 공급이 갑자기 줄어들면서 많은 주택융자기관들이 대출기관들로 부터 추가담보를 요구받거나 가지고 있는 자산을 처분해야하는 상황에 빠져 현실적으로 필요한 유동성이 바닥나면서 결국 파산보호신청을 할 수 밖에 없는 사태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동성 부족사태로 금융계가 마비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낀 미국 연방은행과 유럽중앙은행등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은 긴급자금을 수혈해 유동성위기의 급한 불을 껐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이 이번 메릴린치사의 컨트리와이드에 대한 주식등급하락의 원인이라고 하겠습니다.

실제 최근 들어 컨트리와이드가 발행하는 채권의 경우 가격이 지난 주에 5%이상 하락하면서 수익율이 9%대를 넘어섬으로써 투자부적격등급의 정크본드들이 지급하는 이자율까지 치솟았습니다. 동시에 컨트리와이드가 발행하는 채권이 부도가 날 사태에 대비한 신용보증의 보증료도 천만불 단위 4십만불 이하에서 6십만불 대까지 올라 컨트리와이드의 신용등급이 얼마나 낮아졌는지 선명하게 보여주었다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미국 부동산대출의 대표기관인 컨트리와이드마저 신용경색의 깊은 어려움에 빠짐으로써 7월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미주택시장의 부실문제가 얼마나 심각하게될지 많은 우려가 전금융계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이제 본격적인 주택시장의 부실문제가 미국과 전세계 경제에 큰 불안요인이 되었고 이제부터의 관심은 그 여파가 얼마나 클지에 집중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우려했던 방만한 위험불감증의 고통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