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Money

Friday, December 30, 2005

연말 경제의 결산과 전망

결산을 해보면 괜찮은 한 해였다. 전체적인 경제성장율도 3.5%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고 걱정많은 부동산도 꺾이는 분위기지만 놀랄만큼 어려워지지 않았다. 물가도 걱정되지만 잘 통제돼 있다고 보인다. 카트리나 이후 급상승했던 유가도 일시적 공급 단절의 문제가 안정되면서 가격도 어느 정도 후퇴했다. 기업 수익이 늘어나면서 증시도 평균은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 함께 세계 경제의 4대 축이라 불리는 일본, 유럽과 중국을 보면 우선 일본의 성장이 가장 눈에 띤다. 10년의 불황을 딛고 드디어 경제개혁에 성공한 결실이 보인 한 해였다. 중국은 연속되는 수출의 급성장과 국내 건설업의 호황으로 올해부터 어려워질 것이라 예상했던 비관론을 깨고 9%대의 성장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신흥 강대국의 위치를 굳히고 있다.

그나마 어려웠다면 유럽이다. 통합헌법의 사실상 부결로 유럽의 장래가 불확실해졌고 프랑스의 인종관련 폭동과 독일의 정치상황 불안까지 겹쳐 상당히 어두운 상태라 할 수 있다. 미국보다 일찍 이자율을 올렸던 영국은 부동산 시장이 답보상태를 걸으면서 경기도 하향세에 접어들어 불안한 전망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유럽의 어려움은 올해의 새로운 현상이 아니어서 특별히 세계 경제의 불안요인이었다고 할 수 없다.

이를 종합적으로 보면 올 해는 중국의 생산과 미국의 소비로 이끌어 온 지난 3년간의 세계 경제구조가 계속 이어졌고 이에 일본이라는 변수가 긍정적으로 나타나 앞으로도 견실하게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함으로써 다가오는 2006년을 낙관적으로 만드는 발판을 구축했다고 하겠다.

그러나 미 경제에는 2005년이 남긴 도전도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우선 부동산 시장이다. 이자율 상승으로 부동산 시장이 조정되면서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이와 동시에 부동산 시장의 조정과 함께 부동산 연관 산업 즉 중개업, 건축업, 자재, 융자 등의 수요가 줄어드는 현상이 예상된다. 특히 신규건설이 왕성했던 지역의 경우 전체적인 침체를 겪을 수도 있다.

유가의 향방도 아직 불안하다. 연말에 60불대에서 안정권을 이루고는 있지만 언제 다시 급등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다행히 전 세계적으로 고유가 시대가 되면서 그동안 미개발 유전의 가동이 활발해지고 에너지 대체산업이 발달해 점차 가격 상승압력이 적어지는 점은 유가불안을 줄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다음으로 지적되는 분야는 환율이다. 올해 초 늘어나는 무역적자와 재정적자 때문에 약세가 될 것으로 예측된 미 달러가 오히려 강세를 보여 금융계를 당황케했다. 이 역현상은 미국의 금리 인상과 유럽의 정치적 불안 그리고 미국 기업의 해외이익 반입에 대한 일시적 세제혜택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나타났다고 분석된다. 내년에는 이러한 변수가 줄어들어 다시 달러의 약세가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미국으로의 수입품 가격이 올라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특별히 중국 위안화의 경우는 변동폭이 제한돼 있어 환율로 인한 가격인상은 많지 않겠지만 무역마찰로 인한 미정부의 세이프가드 발동과 그 이후 한시적 쿼타 부활로 인해 수입가격 상승 요인이 커 역시 부정적 요소로 됐다.

이상의 상황을 기초로 한인 경제의 2006년도 전망을 하면 낙관적 미국 경제와 한국 경제의 환경적 요소가 좋아 전체적으로 밝은 청사진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의 경제가 수출뿐만 아니라 내수까지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미 경제의 불안요인인 부동산과 환율 그리고 중국과의 무역마찰이 한인 경제의 두 주역인 부동산 관련업과 의류업에 아주 밀접히 연관돼 있어 다른 지역보다는 잠재적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하겠다.

결론적으로 2005년을 잘 마무리하고서 맞는 2006년은 많은 도전을 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미국경제에게 있어 새해는 그동안의 부동산 위주의 성장에서 벗어나는 전환기이다. 전환기에 나타나는 현상은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부의 재편성이다.

한인 경제도 이제 많은 부를 축적했다. 부의 형성만큼 부의 유지와 확대가 중요하다. 80년대 말의 부가 90년대 초 많이 상실된 경험을 토대로 이번 전환기에는 더 현명한 관리가 필요하다. 불확실할수록 원리에 충실해야한다. 시간의 흐름에서는 상식이 통하고 상식은 절제에서만이 받아들여진다는 평범한 원리로 전환기의 새해를 맞이할 때이다.

GM의 운명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자동차를 생산하는 미국의 대표기업인 GM의 주가가 지난 주 23년만의 최저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로써 GM의 주식은 올해들어 50%나 가치가 폭락해 12월에 주식시가 총액이 경쟁사인 토요타의 15분의 1밖에 안되는 120억불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더 충격적인 점은 내년에는 토요타에게 전세계 자동차 생산량에서도 1위 자리를 내줄 것이라는 업계 전망과 GM자체로서는 해결책이 보이지도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한 때는 미국의 간판이었던 GM의 덧없는 추락은 갑작스러운 일이라기보다는 당연한 귀결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최고 40%까지 미국내 시장점유율을 유지했던 GM은 그 당시 갖고 있던 위세가 계속되리라는 자신감에 회사의 구조를 맞추었습니다. 특히 지금에 와서 가장 부담이 되는 미자동차노조와의 직원 대우에 관한 계약조건은 GM의 최전성기에는 얼마든지 유지될 수 있던 내용이었으나 점차 일본을 위시로한 효율적인 경쟁 앞에서는 서서히 기업 이윤에 부담이 되기 시작해오다 마침내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즉 기업 이익구조가 나빠지는데도 직원들은 노조의 힘으로 구조조정을 지연시키거나 아예 원천적으로 못하게함으로써 기업이 경쟁력을 잃게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입니다.

GM어려움의 또 다른 요인은 경영진의 안이한 시장 대응이었습니다. 70년대 일본을 중심으로한 소형차 진입, 80년대 미니밴 도입, 90년대의 고급차 시대와 SUV 유행에 대해 항상 후발 주자로만 나섰는데 이러한 새로운 유행에 뒤쳐짐으로써 언제나 이윤폭이 좁은 일반 기존 모델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던 점이 기업이익구조를 악화시키게 된 것입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GM은 전성시대의 경쟁력과 수익력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경영진과 직원간의 안이한 사고가 지배하면서 직원측은 전성시대의 대우조건을 노조의 힘으로 계속 유지했고 경영진은 새로운 시장의 주도 세력에 대해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기회를 놓치는 이중고로 위기에 처했다고 하겠습니다.

현재 여러가지 회생을 위한 방안을 많이 내놓고는 있지만 업계나 금융계에서 보면 대부분 미미한 대책이어서 과연 GM이 현재의 위기를 제대로 인식하는지조차 의심가게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방만이 위기를 가져왔다면 위기에 대한 대처 자세라도 강해야할 텐데 그나마 확연한 의지마저 보이지 않아 GM의 운명을 더 어둡게하고 있습니다. 큰 기업이 스스로에 도취돼 노사간 모두 안이해질 때 어떤 결과가 오는지를 GM은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연말에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Tuesday, December 20, 2005

연방은행 정책의 변화

지난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해 은행간 금리가 지난 4년 반만에 최고치인 4.25%로 상승했습니다. 이번 인상은 작년 6월 부터 오르기 시작한 이후 열 세번째 인상이고 전체적으로 18개월 동안 3.25%포인트 인상이 됩니다.

지난 주 금리 인상은 거의 기정 사실화되었었기 때문에 금리 인상 자체가 갖는 의미는 그리 크지 않았고 금융가의 관심은 앞으로 금리 인상이 언제 멈출지에 대한 언급이 있을까 하는데 집중되었는데 이번 발표에서 어느 정도 금리 인상 중단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줌으로써 금융가의 기대에 많이 부응했다고 하겠습니다.

이번 발표에서 금융가의 기대를 높여준 부분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사용해오던 수식어인 “경기부양적” 금리라는 표현이 삭제된 점이라 하겠습니다. 연방은행에서 현 금리수준을 말할 때 크게 세가지로 나누어 표현하는데 경기부양적, 경기억제적, 그리고 중립적이 그 세가지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금리를 낮춰 경기가 살아나기를 도와주는 수준이 경기부양적이고, 금리를 높이해 경기를 억제함으로써 물가가 너무 오르지 않도록 하는 수준이 경기억제적이며, 경기도 적당히 잘 풀려나가면서 물가도 통제되는 수준의 금리를 중립적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금리의 분류가 현실에서 적용하기는 매우 어려운데 그 이유는 이 세가지 수준이 특별히 얼마다라고 정해져 있지 않고 상황에 따라 상대적이라는 사실에 있습니다. 즉 금리가 예년에 비해 높아도 경기부양적이 될 수 있고 반대로 전에 비해 낮아도 경기억제적이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바로 이 상대성 때문에 현재 금리가 열세번에 걸쳐 3.25%포인트나 올랐어도 중립적인지 알기가 어려웠습니다.

따라서 금융가에서는 금리가 중립적 수준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연방은행이 발표하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답답함이 있어왔고 최근 들어 경기가 나빠질 조짐도 보이는데 계속 이자율을 올리면 경기억제적 수준까지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었습니다.

그러다 지난 주 발표에서 드디어 연방은행이 금리가 더 이상 경기부양적이라는 표현을 삭제했기 때문에 금융가는 현재의 금리 수준이 경기를 나쁘게하지도 않고 물가를 자극하지도 않는 중립적 수준에 도달했다고 해석하면서 이제 금리 인상기조가 멈출 시점이 머지 않았다고 예측하게 되었습니다. 경제에서 가장 이상적인 경기도 좋고 물가도 통제되는 중립의 상태가 기대된다는 말인데 과연 연방은행의 금리정책으로 균형된 경제가 계속 될 것인지 흥미로운 상황입니다.

Monday, December 12, 2005

조류독감의 경제적 파장

조류독감의 경제적 파장

2003년 부터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발견되기 시작한 조류독감이 동유럽과 중국에까지 번지면서 전세계적인 문제로 되고 있습니다. 1918년 미국을 강타했던 에이비안 바이러스가 그 이후 몇차례에 걸친 변이를 통해 간헐적으로 제한된 지역에 발생했는데 지금은 과연 조류독감이 동남아시아와 동유럽에 국한될 것인지 아니면 전세계로 번질 것인지 확신치 못하면서 계속 추이를 주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조류독감이 범세계적인 문제로 확대될지 여부는 무엇보다도 조류독감의 주범인 바이러스가 인간끼리 전염이 되는가에 달려있습니다. 현재까지의 의학적 조사에 따르면 조류독감은 감염된 닭이나 비둘기 같은 조류로부터 사람에게 전염되는 경로만 알려져 있어왔기 때문에 조류만 잘 통제하면 대규모확대는 없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조류독감의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 사람사이에도 전염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사태의 심각성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심각할 수 있는 조류독감은 인간의 건강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닙니다. 만약 조류독감이 의학당국에서 염려하는데로 인간간 전염이 된다고 하면 무수한 사람들이 독감에 감염돼 경제활동이 마비되거나 상당히 제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미국 의회 예산국 추정에 따르면 조류독감이 창궐할 경우 미 경제에 약 7천억불의 손실이 예상되고 심각할 경우 미 경제성장율이 1.5% 둔화될 것으로 측정됩니다. 심각한 상태에 이르면 약 9천만명 정도 독감에 감염될 것이고 이중 약 30% 정도의 인구는 3주일간 일을 못하는 사태가 오면서 불경기에 처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러한 경제의 둔화나 불경기를 가져오는 데는 실제적 병마와 싸우고 방역하고 예방하는 비용보다 대규모 발병사태로 인한 두려움과 혼란 상태가 더 큰 손실을 가져온다는 사실입니다. 흔히 경제현상을 분석할 때 비용이라하면 실제적 손실을 떠올리게 되지만 혼선과 불안에 의한 위축이 가져오는 부분이 간과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대형 사태의 경우 그 사태의 규모보다도 사태의 앞으로의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얼마나 크냐에 따라 경제가 위축되는 정도가 달라집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조류독감의 경우 대규모 전염사태가 발생하고 치료여부가 불확실하면 할수록 더 많은 소비자가 불안케돼 경제의 위축 정도가 심해질 것입니다. 지금 세계가 다 조류독감을 불안해하는 이유는 바로 이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는데 있습니다. 조류독감은 단순히 의료계만의 문제가 아닌 바로 우리 경제에 전반적으로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Monday, December 05, 2005

금값의 상승

금값의 상승

금값이 500불대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주식, 부동산, 원유 및 외환 등과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금값의 변동은 주로 투자시장의 환경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현재 500불대를 넘나드는 가격은 물가상승율을 감안치 않았을 경우 18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서 투자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금값이 오르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물가상승에 대한 대비의 기능이 꼽히고 있습니다. 물가상승의 현상은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발생하는데 이럴 때일수록 금과 같은 실물의 가치가 올라가게 되기 때문에 실물 투자로 가장 대표적인 금에 대한 투자수요가 늘어나면서 금값이 오르게 됩니다. 최근의 금값상승은 미국이나 유럽 모두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데 따른 결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두번째로 금값이 오르는 이유는 투자의 다변화 욕구에 있습니다. 요즈음과 같이 주식이나 부동산의 가치가 고평가돼 있다고 보이는 상황에서 금에 투자함으로써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주식과 부동산의 가격하락에 대비하겠다는 분산전략이 금에 대한 수요를 늘려 금값을 올리게 됩니다.

세번째로는 금의 귀금속으로서의 소비가 늘어나면서 금값을 올리고 있습니다. 금년 9월까지만해도 세계 전체적으로 금의 소비가 384억불에 달해 전년 대비 24%나 소비가 늘어났는데 이 늘어난 소비가 금값 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몇가지 이유가 겹치면서 금값은 작년에 56%나 올랐고 금년에는 년말까지 62%오를 전망인데, 이 금값상승이 앞으로의 경제에 갖는 의미는 금값의 상승이 주로 물가상승을 예고한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지금 계속 미 연방은행과 영국및 유럽중앙은행이 이자율을 올려 물가를 미연에 통제하겠다고 하지만 금값의 급등을 보면 과연 현재까지의 이자율상승으로 충분한 효과가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가져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 연방은행이 경제가 벌써 조금씩 조정이 되간다는 일각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이자율 상승의 의지를 굽히지 않는 이유중에 바로 금값의 영향이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