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Money

Friday, December 30, 2005

GM의 운명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자동차를 생산하는 미국의 대표기업인 GM의 주가가 지난 주 23년만의 최저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로써 GM의 주식은 올해들어 50%나 가치가 폭락해 12월에 주식시가 총액이 경쟁사인 토요타의 15분의 1밖에 안되는 120억불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더 충격적인 점은 내년에는 토요타에게 전세계 자동차 생산량에서도 1위 자리를 내줄 것이라는 업계 전망과 GM자체로서는 해결책이 보이지도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한 때는 미국의 간판이었던 GM의 덧없는 추락은 갑작스러운 일이라기보다는 당연한 귀결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최고 40%까지 미국내 시장점유율을 유지했던 GM은 그 당시 갖고 있던 위세가 계속되리라는 자신감에 회사의 구조를 맞추었습니다. 특히 지금에 와서 가장 부담이 되는 미자동차노조와의 직원 대우에 관한 계약조건은 GM의 최전성기에는 얼마든지 유지될 수 있던 내용이었으나 점차 일본을 위시로한 효율적인 경쟁 앞에서는 서서히 기업 이윤에 부담이 되기 시작해오다 마침내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즉 기업 이익구조가 나빠지는데도 직원들은 노조의 힘으로 구조조정을 지연시키거나 아예 원천적으로 못하게함으로써 기업이 경쟁력을 잃게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입니다.

GM어려움의 또 다른 요인은 경영진의 안이한 시장 대응이었습니다. 70년대 일본을 중심으로한 소형차 진입, 80년대 미니밴 도입, 90년대의 고급차 시대와 SUV 유행에 대해 항상 후발 주자로만 나섰는데 이러한 새로운 유행에 뒤쳐짐으로써 언제나 이윤폭이 좁은 일반 기존 모델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던 점이 기업이익구조를 악화시키게 된 것입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GM은 전성시대의 경쟁력과 수익력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경영진과 직원간의 안이한 사고가 지배하면서 직원측은 전성시대의 대우조건을 노조의 힘으로 계속 유지했고 경영진은 새로운 시장의 주도 세력에 대해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기회를 놓치는 이중고로 위기에 처했다고 하겠습니다.

현재 여러가지 회생을 위한 방안을 많이 내놓고는 있지만 업계나 금융계에서 보면 대부분 미미한 대책이어서 과연 GM이 현재의 위기를 제대로 인식하는지조차 의심가게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방만이 위기를 가져왔다면 위기에 대한 대처 자세라도 강해야할 텐데 그나마 확연한 의지마저 보이지 않아 GM의 운명을 더 어둡게하고 있습니다. 큰 기업이 스스로에 도취돼 노사간 모두 안이해질 때 어떤 결과가 오는지를 GM은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연말에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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