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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December 12, 2005

조류독감의 경제적 파장

조류독감의 경제적 파장

2003년 부터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발견되기 시작한 조류독감이 동유럽과 중국에까지 번지면서 전세계적인 문제로 되고 있습니다. 1918년 미국을 강타했던 에이비안 바이러스가 그 이후 몇차례에 걸친 변이를 통해 간헐적으로 제한된 지역에 발생했는데 지금은 과연 조류독감이 동남아시아와 동유럽에 국한될 것인지 아니면 전세계로 번질 것인지 확신치 못하면서 계속 추이를 주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조류독감이 범세계적인 문제로 확대될지 여부는 무엇보다도 조류독감의 주범인 바이러스가 인간끼리 전염이 되는가에 달려있습니다. 현재까지의 의학적 조사에 따르면 조류독감은 감염된 닭이나 비둘기 같은 조류로부터 사람에게 전염되는 경로만 알려져 있어왔기 때문에 조류만 잘 통제하면 대규모확대는 없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조류독감의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 사람사이에도 전염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사태의 심각성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심각할 수 있는 조류독감은 인간의 건강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닙니다. 만약 조류독감이 의학당국에서 염려하는데로 인간간 전염이 된다고 하면 무수한 사람들이 독감에 감염돼 경제활동이 마비되거나 상당히 제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미국 의회 예산국 추정에 따르면 조류독감이 창궐할 경우 미 경제에 약 7천억불의 손실이 예상되고 심각할 경우 미 경제성장율이 1.5% 둔화될 것으로 측정됩니다. 심각한 상태에 이르면 약 9천만명 정도 독감에 감염될 것이고 이중 약 30% 정도의 인구는 3주일간 일을 못하는 사태가 오면서 불경기에 처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러한 경제의 둔화나 불경기를 가져오는 데는 실제적 병마와 싸우고 방역하고 예방하는 비용보다 대규모 발병사태로 인한 두려움과 혼란 상태가 더 큰 손실을 가져온다는 사실입니다. 흔히 경제현상을 분석할 때 비용이라하면 실제적 손실을 떠올리게 되지만 혼선과 불안에 의한 위축이 가져오는 부분이 간과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대형 사태의 경우 그 사태의 규모보다도 사태의 앞으로의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얼마나 크냐에 따라 경제가 위축되는 정도가 달라집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조류독감의 경우 대규모 전염사태가 발생하고 치료여부가 불확실하면 할수록 더 많은 소비자가 불안케돼 경제의 위축 정도가 심해질 것입니다. 지금 세계가 다 조류독감을 불안해하는 이유는 바로 이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는데 있습니다. 조류독감은 단순히 의료계만의 문제가 아닌 바로 우리 경제에 전반적으로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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