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Money

Monday, February 27, 2006

안보와 경제의 갈등

아랍에미레이트의 정부가 소유한 듀바이포트월드가 미국의 주요 다섯개 항구의 관리권을 인수하기로 알려진후 미 의회가 반대하고 이에 맞서 부시 대통령이 의회의 반대를 비토하겠다고 함으로써 정치적인 혼선이 커지고 있습니다.

미 의회의 반대는미국 안보에 관계되는 사업에 대해서는 재무장관주재의 외국인의 미국내 투자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게 돼 있는데 이 심의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의회가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가져야한다는 의견으로 까지 확대될만큼 심각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의회의 입장은 테러의 중심지인 아랍국가가 테러의 취약지역인 항만을 관리할 경우 폭발물의 대량수송이 가능해지는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국가 안보 차원에서 듀바이포트월드의 항만관리권 인수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부시 행정부의 설명은 아랍에미래이트는 군사전략상 미국의 협조국가이며 본 항만의 운영권이 넘어간다해도 실제 관리는 미국 정부가 하기 때문에 안보상의 위협을 문제삼는 것이 그렇게 타당치 않다는 근거를 내세워 강경하게 승인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부시 대통령이 강하게 승인을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경제적인 이해관계상 이번 항만 운영권 매입이 부결될 경우 미국의 손실이 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늘어나는 무역적자로 달러의 유출이 심한데 달러를 벌어들인 국가들이 다시 그 돈을 미국에 투자하기 때문에 미국의 달러화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대미 투자국중 원유를 수출해 달러을 많이 보유한 중동지역의 국가들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이번 항만 인수가 무산됐을 경우 중동지역국가들이 미국에 대한 감정이 나빠지면서 중동에서의 달러가 미국으로 부터 벗어날 가능성이 많아집니다. 더 나아가 중동지역 투자자들의 대미 감정까지 나빠지게 되면 현재 미국의 주식 채권 부동산 등에 투자된 돈이 빠져 나가면서 자산가치의 하락을 부추길 수도 있어 미국의 입장에서 주요 투자국인 아랍에미레이트와의 관계는 매우 중요한 경제적 현안일 수 밖에 없습니다.

다음 주 의회 청문회가 예정돼 있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지만 의회의 국가안보의 정치 논리와 행정부의 대외수지와 투자가치유지 면에서의 경제논리가 첨예하게 부각될 것만은 분명합니다. 부시 대통령의 권위까지 도전받을 수 있는 항만 운영권 매각 사건은 통과되건 부결되건 어느 쪽으로도 힘든 사안입니다. 경제가 걸려있어 우리에게는 더욱 관심이 가는 사건입니다.

버낸키시대의 서막

최근 연방은행의 발언을 요약하면 대략 이렇다. 이제 더 이자율이 오르지 않아도 된다고 보인다. 그동안의 이자율 인상으로 경기가 어느 정도 조정되리라고 예상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경제는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다. 그런데 물가는 아직도 오를 위험이 있다. 자원의 가동율과 에너지 가격의 압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자율은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다.

한마디로 어느 쪽인지 애매모호한 입장이다. 이자율이 오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이다. 앞으로 투자를 결정해야할 많은 일반인들은 매우 혼란스럽다.

이 혼란의 뿌리는 부동산에 있다. 여러 여건을 보면 이자율을 앞으로도 계속 올려야하는 상황임이 분명한데 너무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 부동산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하락할 우려가 있다. 그동안 미 경제성장의 주춧돌인 부동산이 너무 급격히 하락하면 전체 경기를 어렵게할 수 있다. 따라서 완충적 입장표현으로 이자율의 인상이 가져올 부동산 시장에 대한 영향을 완만하게 하겠다는 의도가 이자율에 대해 모호한 표현을 하게 만든 배경이다.

경제 전반적 여건을 보자. 그동안의 이자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의 압력이 점점 거세지는 조짐이 많다. 물가상승의 주 요인인 공장가동율도 한계치인 80%를 넘어 있고 소매도 1월에 들어 급격한 신장을 했으며 실업율도 4.7%를 기록 4년 반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가 하면 주요 원자재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다.

이 정도면 물가상승의 압력은 매우 높은 편이다. 물가에 가장 큰 압력인 자원가동율과 원자재가격이 모두 한계점에 와있기 때문에 일반적 경우라면 이자율을 더 올려야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즉 지금까지의 이자율로는 이에 따른 경기의 상승세를 진정시키기에 아직 부족하다는 말이다.

이러한 이자율 강경론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자율 인상효과의 지연성을 들어 위험한 발상으로 반론을 제시하고 있다. 이자율 인상을 시작한지 1년 8개월 동안 은행간 기준금리는 1%에서 4.5%로 올랐다. 기간에 비하면 상당히 급속한 상승이다. 그런데도 경기가 계속 좋고 물가상승의 압력이 줄지 않는 것은 이자율 인상 효과가 아직 충분히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기서 계속 이자율을 올리면 경기가 침체에 빠질수도 있다라는 것이 이자율 추가 인상에 대한 반론이다. 실제로 지난 해 말 미 경제가 1.1%밖에 성장을 못해 이제 이자율 인상 효과가 나오기 시작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대세는 지난해 말의 저성장은 태풍의 영향에 의한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높고 올해초 나타나는 경제지표를 볼 때 미 경제는 다시 정상적 성장 궤도에 들어서고 있다는 쪽으로 기운다. 한마디로 미 경제는 튼튼하고 조금 더 긴축을 하지 않으면 물가상승이 경제를 어렵게 할 상태라는 말이다.

2월 새로 취임한 버낸키 연방은행의장의 의회증언의 내용을 보면 미 경제 과열 가능성을 확인해주고 있다. 새 의장은 경제는 튼튼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물가상승의 압력은 여전히 강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연결해 물가상승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분명히 했고 더 이자율을 올려야한다는 연방은행의 지난 1월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새 의장은 부동산에 대해 급등한 가격이 심각한 하락세로 돌아설 위험이 있음을 지적하고 경제를 위해 이러한 빠른 하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다시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을 경계한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이다. 물가는 걱정되나 강력한 대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갈등을 보여주고 있다.

부동산으로 살린 경제가 부동산 때문에 발목을 잡히고 있는 셈이다. 가장 바람직한 결과는 시간을 충분히 끌어 경제규모가 커짐으로써 부동산 가격이 자연스럽게 정상화되는 해결이다. 즉 경제성장을 막지않는 수준으로 이자율을 서서히 올려나가고 그 동안 부동산 가격은 현재 수준으로 머무는 가상이다. 연방은행이 보여주는 애매모호한 태도는 바로 이 시간끌기 정책이며 현재로서는 가장 현명한 선택으로 평가된다. 새 의장의 차분한 성격이 믿음직한 서막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Tuesday, February 21, 2006

새 연방은행 의장의 취임 의회증언

지난 주 역사적인 연방은행 의장의 첫 의회증언이 있었습니다. 18년 반 동안 전설적인 그린스펀 의장의 지도체제를 지나 새 시대의 의장을 맞은 의회 증언은 자연히 그 초점이 새 버낸키 의장이 지금까지의 정책방향과 어떤 관계를 성립할까에 모여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틀에 걸친 증언에서 버낸키의장은 많은 경제계의 예상대로 전임의장의 금융정책을 계승하는 입장을 보여주었습니다. 요점은 전임의장이 마지막으로 주재한 지난 1월 31일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경제와 물가 및 이자율에 대한 견해를 그대로 인정했는데 우선 경제는 지난 해 4/4분기 1.1%밖에 성장치 못한 사실에 대해 일시적 현상으로 간주하면서 올해 1/4분기부터 다시 정상적인 성장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물가면에서는 경제가 계속 성장세를 유지함에 따라 수요가 늘어나고, 늘어난 수요를 충족키 위한 생산이 늘어나면서 자원가동율이 거의 한계점에 달해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함으로써 앞으로 경제 전반에 걸친 경기둔화의 조짐이 완연해지기 전에는 이자율의 인상을 계속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습니다.

부동산 가격에 대해서는 현재의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감안하면 상당히 심각한 조정이 올 수도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전체적인 경제를 위해 가파른 조정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기조를 전개함으로써 이자율 인상이 너무 부동산 시장에 큰 무리를 주지않도록 하리라는 암시를 보여주었다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증언의 내용을 보면 버낸키의장의 취임 자세는 전임 의장의 정책을 대체적으로 존중하고 당분간 가시적인 변화를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특기할만한 차이점은 역시 투명성과 알기쉬운 입장표명을 강조해온 새 의장의 개인적 특성으로 의회증언에 있어 설명이나 답변이 전임 의장에 비해 뚜렷하다는 사실입니다. 앞으로의 연방은행의 방향을 가늠하기가 더 쉬워질 전망이라고 하겠습니다.

연방은행이 갖는 경제에 대한 커다란 영향력으로 볼 때 이번 취임 의회 증언은 매우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 새 의장에 대한 평가의 기회였는데 일단 전반적인 평가는 전임자의 정책을 무리없이 연결할 수 있는 원만한 성격의 소유자로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으며 본인의 소신을 뚜렷하게 설명하는 투명성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여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갖게해주었다고 평가됩니다. 앞으로 어려운 숙제를 현명히 대처해 안정적인 경제운용을 하기를 기대해볼만 하다고 하겠습니다.

Monday, February 13, 2006

경제성장율과 물가상승의 갈등

지난 해 4/4분기 미경제 성장율이 1.1%로 대폭 낮아져 경제가 이제 본격적으로 나빠지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자율을 꾸준히 올리면서 그동안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부동산 시장의 호황이 어느 정도 주춤해지기 때문에 경제성장율이 낮아지리라는 예상은 있어왔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현상은 왜 경제성장율이 서서히 낮아지는 분위기인데도 물가상승율에 영향을 미치는 원자재가격이나 인건비 부문은 계속 오르느냐하는 점입니다. 원래 경제가 상승세에 있으면 물가상승이 일어나고 경제가 하락세에 들어가면 물가상승이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따라서 지금 나타나고 있는 이자율 상승에 따른 경제성장 둔화에도 불구한 원자재가격과 인건비 상승현상은 다른 각도로 해석이 되어야하는데 우선 생각해볼 수 있는 이유로는 경제가 지난 4/4분기에 잠시 주춤했고 이번 해부터 다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경기하락세의 부정론이 있습니다. 두번째로는 경기가 본격적으로 하락세에 들어가기 전에 아직 시장이 적응을 충분히 하지 않은 상태에서 물가상승이 계속되는 과도기라는 해석이 있습니다.

이러한 해석과 달리 현재의 경제성장율을 측정하는 방식이 문제가 있어 물가상승과 경제성장의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 주장의 핵심은 미국 경제가 지식산업을 위주로 하는 경제체제로 전환되면서 많은 고용창출과 부가가치생산이 지식산업에서 나오는데 반해 현 경제성장율 측정방식은 지식산업발전 이전인 1930년대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경제의 흐름을 현실성있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입니다.

이 주장에 따르면 현재 미국 경제는 경제성장율 측정에 잡히지 않는 신기술개발, 신상품 연구와 소프트웨어 개발등 소위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커졌고 이를 경제성장율 계산에 집어넣었을 경우 현재 발표되는 경제성장율보다 더 높은 경제성장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 자료 대상에 들어가지 않는 기술 개발 분야 때문에 현재 미 경제는 실제로 더 빨리 성장하고 있어 정부 발표의 경제성장율 둔화에도 불구하고 고용이 계속 늘고 인건비 상승이 높아진다는 해석이 가능하게 됩니다.

과연 경제가 둔화하는 단계의 막바지에 나타나는 시차로 인한 물가상승압력이 아직까지 존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기술 개발 분야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실제 경제성장율을 반영치 못해 경기둔화지표에도 불구 물가상승이 계속되는 것인지 흥미로운 견해차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물가상승이 아직도 예사롭지 않은 것만은 분명합니다.

Tuesday, February 07, 2006

물가상승의 우려

지난 주 연방은행은 대다수의 예상대로 은행간 금리를 4.5%로 올렸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이자율을 올릴지보다는 앞으로 얼마나 이자율을 더 올릴지가 관심사였다고 하겠는데 이 점에 대해서는 작년 12월보다 한단계 낮은 수위의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3월 28일에 있을 차기 회의에서의 이자율 인상 가능성을 낮추었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번 이자율 인상 발표에서 앞으로 이자율을 계속 올려야되는 상황으로 생산자원의 가동율이 높은 점을 지적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생산가동율은 현재 기업이 갖고 있는 시설과 인력이 어느 정도 사용되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비율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이 한달에 1억불만큼 생산할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현재 8천만불만큼 생산하고 있다고 하면 생산가동율은 80%가 됩니다.

그런데 주문이 늘어 생산을 더하려면 기업 입장에선 생산시설을 더 사용하게 되고 직원도 더 많이 일하게 됩니다. 그러다 주문이 계속 늘어나게 되면 있는 시설과 직원으로만 생산이 안돼 추가로 시설도 투자해야하고 인력도 늘려야해 결국 시설투자비용과 인건비가 올라가게 되면서 물가상승을 일으키게 됩니다. 연방은행이 우려하는 자원가동율이 높아 물가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이란 바로 이러한 시설과 인력을 지칭하는 것입니다.

물론 인건비의 경우 시설과 달리 직원이 일을 더 잘해 생산성이 올라가게 되면 비록 인건비가 올라가도 물가에 압력을 가져오지 않습니다. 즉 돈을 더 지급해도 더 많은 생산을 하기 때문에 생산 단가는 같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생산성이 올라가면 별로 임금에 따른 물가상승을 걱정하지 않게 됩니다.

지난 주 노동부 발표에서 작년 4/4 분기 생산성이 전분기의 4.5%로 부터 0.6%로 떨어졌고 반면에 농업부문을 제외한 신규고용이 십구만삼천명이 늘면서 실업율이 2001년 7월 이후 최저치인 4.7%까지 낮아졌다고 하자 주식시장이 연일 대폭 하락했습니다. 이 현상은 바로 인력수요가 높고 생산성이 따라주지 않음으로써 인건비 상승의 압력이 높아져 물가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연방은행의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계속적으로 이자율이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때문에 나타났다고 분석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이자율의 지속적 상승 가능성이 인건비로 인해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