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Money

Tuesday, January 31, 2006

유가의 변동

지난 주 초 유가가 68불대를 넘어 작년 8월 태풍 카트리나 직후와 같이 70불대를 위협하다 다시 65불대로 돌아서는 등 혼선의 양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유가의 급격한 상승은 그 원인이 무엇보다도 세계 주요 원유생산국인 나이제리아와 이란의 정치 외교적 불안에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우선 국내정정의 불안을 겪고 있는 나이제리아의 경우 하루 생산량이 10%나 줄었고 이란의 경우는 핵무기제조 가능성을 지닌 핵연료생산연구진행을 저지하고자 미국주도의 국제적 연대가 이루어지면서 긴장이 고조돼 이란의 원유공급이 중단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일으켰습니다.

이러한 국제정세의 불안요인과 함께 미국 정유시설의 대규모 정기보수 작업으로 정유능력이 일시적으로 줄어들었고 전세계적으로 원유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겹쳐지면서 유가가 70불대를 넘보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이후 이번 겨울이 춥지않을 것이란 기상전망과 원유재고량이 예상보다 많다는 보고가 발표되면서 유가가65불대로 다시 하락했습니다. 전년도 동기 대비 4백5십만 배럴이나 더 비축량이 많다는 연방에너지정보국의 발표는 현재 보통 때보다 더 대규모의 보수작업을 하는 정유소들의 축소된 정유량이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는 안도감을 심어주었기 때문에 원유가격이 하락했다는 분석입니다.

이러한 지난 주 원유가의 급격한 변동을 보면 지정학적 변수나 일정 정유시설의 중단 같은 현상이 그렇게 장기적인 가격 변화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즉 오랜 기간 원유가가 상승을 해온 상황에서 이제는 왠만한 지엽적 문제는 국제사회가 흡수할 수 있을 정도로 적응력을 키웠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아주 대규모로 원유생산의 중단을 일으킬만한 사태가 발생치 않는한 유가는 장기적 수요와 공급의 역학관계에 의해 가격이 변동할 것입니다. 태풍이나 산유국의 정정불안 그리고 중동지역과 서구 지역의 충돌 등의 돌발 사태는 세계 경제의 규모와 흐름에 비해 그리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어느덧 전세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일부지역의 문제가 생겼을 때 타지역에서 신속한 대응을 하면서 문제의 파장을 흡수해가는 구조로 발전했다는 평가입니다.

이 맥락에서 보면 지금 유가의 방향은 계속 이어지는 세계경제의 상승세로 인해 상당기간 올라가는 추세를 보여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완만한 그러면서도 끈질긴 원유가의 상승세를 감안해야할 시점입니다.

Thursday, January 26, 2006

성숙한 투자

년초 주식시장에서 다우존스지수가 2001년 6월 이후 최초로11,000을 넘어서면서 상승장세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러한 새해 시작 후 며칠간의 강세는 무엇보다도 연방은행의 이자율 인상이 곧 멈출 것이란 전망이 뒷받침했는데 이러한 낙관론은 과거 84년과 95년의 이자율 인상 중단 후 미 주식 시장이 오랜 기간 동안 성장기에 접어들었다는 경험에 근거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시각은 투자결정에 있어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우선 역사적 기록에 의존한 미래 예측은 항상 충분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한 두번의 사건이 어떤 특정한 결과를 가져왔다고 해서 앞으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같은 결과가 나오리라고 예상하면 우발적 사건을 너무 쉽게 일반화하는 과오를 범하기 쉽다.

연방은행이 이자율을 올리다가 멈춘84년과 95년 이후 주식은 오랫동안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여러번이다. 특히 가깝게는 2001년 이자율 인상이 중단되고 그 후 급격한 하락이 있었음에도 미 경제는 불황에 접어 들었고 주식시장도 하락했다. 따라서 84년과 95년의 경우만 예를 들어 연방은행의 이자율 인상 행진 중단이 주식시장의 활황을 가져온다는 공식화는 통계적으로 너무 지나친 자기편의적 해석이라고 하겠다.

두번째로 과거가 미래에 되풀이되리라고 믿는 시각이 위험한 이유는 사회현상의 시대적 특수성 때문이다. 모든 여건이 인위적으로 통제가 될 수 있는 자연과학의 실험에서는 다른 조건을 동일하게 하고 한가지 변수만 변화시켜보면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실험할 수 있다. 이렇게 통제된 상황에서의 실험은 원인과 결과의 상관관계를 규명할 수 있게해 앞으로의 변화를 상당히 정확하게 예측하는 기초가 된다.

그러나 사회현상에서는 원인과 결과를 분석하는데 있어 다른 변수를 통제하지 못하는 엄연한 한계가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 즉 이자율을 올리는 상황에서도 어떤 경우는 경기가 좋아지는가 하면 나빠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이자율외의 변수가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거에 이자율 인상이 멈추면 주식시장이 거의 대부분 성장했다는 경험이 있어도 이번은 다른 변수 때문에 확연히 다를 수 있다.

과거가 되풀이되지 않는 세번째 이유로 사람들의 기대에 따른 행동변화를 들 수 있다. 과거의 경험상 이자율 인상이 멈추면 주식시장이 올랐다고 기대한다고 하면 이미 이자율 인상이 멈추기 전에 주식투자가 늘어나면서 실제로 이자율인상이 멈출 때쯤이면 이미 가격이 오를데로 올라 그 이후 떨어질 수도 있다. 사람은 기대가 있으면 언제나 적응을 하기 때문에 똑같은 환경에서도 과거 경험이 그대로 재현되지 못하는 돌발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사회 현상에 대한 과거경험 대비의 한계성 때문에 어느 누구도 지금 나타난 변화를 근거로 미래를 예측하기는 거의 불가능이다. 거의 대부분의 경제예측이 맞지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사회현상의 하나인 경제를 예측하는 데는 아주 확정적으로 이럴 것이다라고 하는 예언적 예측보다는 최대한 많은 변수를 고려해 여러 경우를 가정해보는 다면적 추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에서 위험의 분산을 강조하는 것은 바로 이 다면적 추론에 근거한 전략이다. 정확하게 어느 한 경우로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각각의 경우를 다 검토해 조금씩 대비를 하는 전략이 분산투자인데 크게 대박이 터지는 가능성은 적은 반면 치명적인 손실을 입을 위험도 예방이 된다.

반면에 분산투자의 원리에 반하는 투자행위가 어느 한 두개의 전망을 믿고 전력을 기울이는 결정이다. 올해 초 이자율 상승의 조기 중단설로 주식시장의 활황을 예고한 결정은 자료부족과 사회 현상의 외적변수를 고려하면 너무나 단순화한 무모함이라 할 수 있다.

누구나 올해도 좋은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여러 여건을 보면 불안요인을 안고 있기는 해도 올해도 괜찮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 두가지의 단편적 경험으로 무분별한 낙관론을 가지면 예상치않은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성장한 우리 경제에는 바로 이러한 무모함을 피할 성숙함이 필요하다. 새해 요동치는 주식시장은 성숙한 절제가 왜 필요한가를 보여주고 있다.

Monday, January 23, 2006

도쿄증권거래소가 보여주는 교훈

지난 주 수요일 세계 2대 증권거래소인 도쿄증권거래소가 갑자기 늘어난 거래량을 감당못해 거래소 개장이후 57년만에 처음으로 거래가 중단되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주식시장까지 혼돈에 빠뜨리는 사태를 일으켰습니다.

사태는 일본에 새로 떠오른 인터넷세계의 유망회사인 Livedoor사가 그동안 주식가격을 조작하고자 허위정보와 광고를 했다는 혐의를 잡고 회사 대표를 구속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회사대표의 구속과 함께 Livedoor의 주식가격은 폭락했는데 이에 놀란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주식을 매도하고자 몰리면서 도쿄증권거래소의 컴퓨터시스템이 늘어나는 양을 감당을 못하자 전체거래를 중단시키기에 이른 것입니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최근들어 업무처리시설면에서 문제점이 들어나면서 컴퓨터시스템을 개선해야한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워낙 낙후된 관리체계 때문에 과감한 개선을 위한 투자결정을 미루는 전형적인 관료사회의 무사안일주의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특히 증권거래소의 소장은 소위 퇴역관리들의 은퇴처로 알려질만큼 진취적인 경영구조를 갖는 것과는 거리가 먼 조직의 행태를 갖고 있어 미리 앞서 사회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현대사회의 조직효율성은 찾아볼 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의 거래중단사태는 단순한 사고로 보기보다는 조직이 변화하는 고객과 사회에 앞서서 적응하지 않을 때 나타나는 당연한 결과로 평가됩니다. 더구나 일본의 경우 경제규모도 세계 2위이고 주식시장의 규모 또한 세계2위의 대규모 시장이기 때문에 모든 면에서 선진화되어 있어야하고 더 나아가 선진화를 선도해야할 국가인 점에서 증권거래소가 미리 대비가 돼있지 않았다는 사실은 일본사회의 낙후성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 사태이후 일본 정부는 곧바로 증권거래소의 컴퓨터시스템을 증진시키겠다고 발표하는등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대책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증권거래소의 선진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또 어디서 이런 일이 발생할 지 모르는 일입니다. 선진화는 단순히 기계시설을 최신으로 바꾼다고 이루어지는 하드웨어가 아니고 경영을 책임지는 최고경영진이 시장경제의 원리로 구성되고 다시 이들이 조직 운영에서 시장경제의 효율성에 따라 의사결정을 해나갈 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일본이 경제대국이면서도 미국과 비교가 되지 못하는 이유중 바로 이 관료주의적 사회구조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좋은 예라고 하겠습니다.

Wednesday, January 18, 2006

투자수익율과 나이의 상관관계

노트르댐대학의 코르니오티스 재무관리 교수와 쿠모르 경영학교수가 지난 해 7월 발표한 나이가 들면 투자를 더 잘하는가라는 주제에 대한 연구결과에서 나이가 들면 투자를 더 못한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이 연구의 초점은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지각능력이 나빠지고 반면에 경험이 늘어 더 현명해지는데 과연 경험의 축적이 지각능력의 저하를 넘어설 수 있는가를 시험해 본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연구라 할 수 있습니다. 연구는 1991년부터 1995년까지 주요 투자회사의 75,000개 투자구좌의 수익성을 토대로 이루어졌습니다.

연구결과의 주요 사항을 보면 나이가 많아질수록 투자자들은 위험도가 낮은 투자를 선호하고 투자를 다양하게 분산하는 경향이 높아지며 투자의 거래빈도가 줄어들고 연말에 세금감소를 목표로 한 매도를 더 잘한다고 나와있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투자의 기본이론에 매우 충실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렇게 되는 이유는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경험축적에 의한 일반이론의 지식이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해석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나이가 많아지면서 투자이론에 더 충실해지는데도 불구하고 65세 이상의 투자자의 수익율은 30대 투자자보다 2%포인트나 떨어졌는데 이는 지각능력의 쇠퇴에 따른 판단력부족으로 주식등 투자대상의 선택능력이 나빠지고 투자 다양화전략도 나빠졌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투자의 세계에서는 경험보다는 신기술이 앞선다는 결론인데 이는 사회의 변화가 점점 빨라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추측됩니다. 즉 예전에는 사회발전이 느려 신기술의 우위가 경험을 앞서기가 어려웠던 반면 지금은 신기술의 발전속도가 빨라 경험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분야가 훨씬 많다는 것이고 이런 면에서 나이가 들면서 새로운 변화를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지각기능이 쇠퇴하는 연장자는 아무래도 불리하게 된다는 말입니다.

이번 연구결과의 또 하나 재미있는 결과는 나이에 상관없이 모든 투자자 그룹의 수익율이 동기간 시장수익율보다 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즉 열심히 연구해서 나름대로 투자전략을 짜도 그냥 시장의 흐름대로 따라간 것보다 못하다는 결론이어서 투자전략의 효용성을 의심케하는 결과입니다.

이를 보면 결국 투자에서 이론이나 경험이나 새로운 지식으로 성공을 이루기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수 있겠습니다. 투자의 세계에서 항상 겸손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Monday, January 09, 2006

달러화의 약세

년초 들어 많은 금융전문가들이 예상했던 데로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에 비해 약세현상이 심각한데 한국 원화도 7개월만에 다시 천원대 이하로 떨어져 달러가격을 유지하고자 갑자기 한국정부가 해외부동산 투자 전면자유화 정책까지 발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달러화 약세 현상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예상된 일인데 가장 큰 원인으로는 역시 미국 연방은행이 이제 금리인상을 곧 중단하리라는 입장을 보인데 있다고 하겠습니다. 지난 해 많은 예상을 뒤엎고 달러화가 계속 강세를 보인데는 꾸준한 연방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미국 채권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 점이 가장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금리인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달러화의 근본적 약세 이유인 미 연방재정적자와 무역적자가 부각돼 달러화가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달러화 약세의 두번째 원인으로는 중국 정부의 변동환율제 확대실시와 외환보유고의 다변화 정책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일본 다음으로 아시아에서 미 달러의 보유고가 높은 중국은 작년부터 그 이전까지의 고정환율에서 벗어나 제한된 변동환율제를 도입했는데 최근들어 변동폭을 점차 늘이고 있어 저평가된 중국의 위안화가 달러 대비 상승을 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중국의 외환보유고중 달러 비율을 줄여나가겠다는 외환보유 다변화정책때문에 달러가 외환시장에 더 많이 나오게돼 달러가의 하락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달러화가 특히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에 비해 더 많은 약세를 보이는 이유로는 아시아의 성장잠재력이 돋보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부동산 경기의 후퇴로 점차 소비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돼 경제성장율의 하향이 불가피한데 반해 아시아는 중국의 성장에 따른 반사이익과 그동안의 여러 문제가 대부분 해결돼 이제 본격적인 성장기반이 잡혀 상대적으로 투자가 많이 몰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달러의 유입이 아시아로 늘어나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가 더욱 강세를 보인다고 분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미 수출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아시아 국가들 입장에서 미 달러가 너무 싸지면 수출경쟁력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환시장 개입을 통해서 달러 폭락을 막고자 하고 있고 중국처럼 미국 연방채권을 2천5백억불씩 가지고 있는 경우 너무 떨어지는 달러가격은 연방채권의 자산가치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달러가격 방어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어 달러가는 어느 정도 지지선을 확보할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 경제의 변화를 달러화가 먼저 일으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