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Money

Monday, November 20, 2006

위대한 경제학자

지난 주 경제학계의 최대 거장으로 존경받는 밀튼 프리드만교수께서 별세하셨습니다. 학계와 정계를 넘나들며 주요 경제정책에 대해 직접 참여하기도 했고 간접적으로 이론적 배경을 제시하면서 20세기 세계 경제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었던 프리드만 교수는 경제학을 공부한 우리 시대의 모든 학생들에게 진정한 리더였다고 하겠습니다.

프리드만 교수의 발자취는 자본주의 경제에 있어 선택의 자유가 가져오는 혜택을 강조한데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복잡하게 설명되지만 핵심을 요약하면 자본주의 경제는 정부의 통제로 해결하기보다는 시장경제의 자유선택에 맡겨졌을 때 가장 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주장입니다.

이러한 시장경제의 자유선택우위론이 미 경제정책에 반영된 대표적인 사례가 미군의 징병제를 모병제로 변경한 경우입니다. 그 이전까지 병역의 의무로 국가적 이익을 지켜야한다는 이론이 거의 절대적으로 인정받아왔는데 국가적 공공이익도 시장경제의 원리를 도입했을 때 더 효율적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 미국의 모병제라는 모험적 시도가 이루어졌던 것입니다.

프리드만 교수의 이론 중 가장 대표적인 분야는통화량의 수급이 경제성장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들 수 있고 특히 그 이전까지 인정받던 인플레이션과 실업율이 상반관계에 있다는 이론을 결과적으로는 효과가 없어 실업율을 줄이고자 인플레이션을 늘이는 시도는 결국 인플레이션만 조장한다는 이론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프리드만 교수의 위대성은 이러한 경제 금융 정책에서의 업적보다도 사회전반에 걸친 의식의 발전에서 더 빛이 납니다. 소위 선택우위의 사회철학은 통제와 계획이라는 제한적 사회구조 인식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시장에서 합리적 판단에 따라 거래가 일어날 때 사회전체의 이익의 극대화를 가져온다는 개념하에 사회의 개방성과 창조성을 촉진시켰습니다.

특히 정부 관료주의가 갖는 폐해를 학문적으로 잘 지적해줌으로써 여러 정부분야에서도 시장경제의 기능을 도입하게해 효율성을 증진시키고 정부기능을 시장기능에 가깝게 해 정부의 역할이 시민들에게 더 가깝게 해주는 데도 주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렇게 어느 한 특정분야만이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에 걸친 전 분야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효율성을 증진시킨 프리드만 교수야말로 20세기 최대의 경제석학으로 기억될 인물이기에 그의 죽음은 너무나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고 하겠습니다.

Friday, November 17, 2006

중간선거의 영향

지난 주 있었던 중간선거에서 예상대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었습니다. 선거 중간에 실시된 여론조사에 의하면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한 최대이유는 역시 이라크 전쟁과 공화당 현직 의원들의 스캔들이었습니다.

따라서 선거 이후에 대한 관심은 단연 이라크에 대한 정책이 1순위로 되어있고 이에 관련 국방장관이 책임을 지고 사임함으로써 앞으로의 이라크 정책이 어느 형태로든 수정될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정치 문제와 함께 경제에 대한 변화도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데 일단 지난 주 금융가의 반응은 경제 면에서는 그렇게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저 임금인상이나 줄기세포연구 지지 또 에너지 대체 산업 촉진 등은 그 자체로 큰 의미를 갖기는 하나 경제전체적으로 보면 소분야에 속해 미국 경제 전반에 걸친 영향력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분야로는 감세정책과 무역정책 그리고 재정적자 해결책 등이 있는데 이런 분야의 변화는 그 파장이 매우 크기 때문에 민주 공화 양당의 대타협이 이루어져야만 법개정의 통과가 가능한 사안들입니다.

그런데 이번 선거 결과는 비록 민주당이 이겼다고는 하나 그 동안의 공화당 주도의 의회구도가 민주당 주도로 바뀌었다는 점에서 압승이지 민주당의 의석수 자체가 압도적이지는 않기 때문에 서로 첨예하게 대립되는 안건은 통과되기가 매우 어렵다고 예상됩니다.

더구나 부시대통령의 대 민주당 정책이 타협에 의한 통합정치가 아닌 정면승부형 강공방식이기 때문에 대립되는 사안의 원만한 조정은 기대하기가 더 힘들다고 하겠습니다.

따라서 미 금융계는 이번 중간선거가 민주당의 대 약진으로 인해 정치적으로는 지각변동을 가져왔지만 양당간의 팽팽한 힘의 균형을 고려할 때 주요 경제정책에서 큰 변화가 있기 힘들다는 분석을 함으로써 안정감을 갖게된 모습입니다.

금융계는 언제나 변화나 개혁보다 정치적 안정을 선호하는데 이번 중간선거는 정치적으로는 큰 변동을 가져왔지만 경제적으로는 오히려 안정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Monday, November 06, 2006

식어가는 경제

계속되는 경제계의 하락신호로 인해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3/4분기 경제성장율이 예상치보다 훨씬 못미치는 1.6%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세계 최대의 소매업체인 월마트의 월별매상 증가율이 6년만에 가장 저조하다는 발표가 이어지더니 제조업의 상태를 나타내는 ISM지표가 당초 예상인 53.5를 밑도는 51.2를 기록하는 등 경제가 전체적으로 둔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듯 경제가 식어가면 연방은행 입장에서는 물가하락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그동안 부동산가격 상승에 기초한 경제성장의 결과 물가상승의 압력이 커져왔고 이를 미리 통제하고자 연방은행은 2004년 6월 이후 열일곱번에 걸친 이자율 인상이라는 긴축정책을 단행해왔습니다.

여기서 연방은행의 기대는 이자율 상승과 이에 따른 주택가 안정 그리고 경제 연착륙으로 완성되는 물가하락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각도에서 보면 최근 나타나는 경제 하락 조짐은 일단 좋은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선 지금의 경제둔화가 자칫 너무 심하게 되면 경기침체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면서 연방은행의 이자율 조기 하락을 예상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시각의 중심에는 연방은행의 물가안정을 위한 긴축정책이 너무 지나쳐 경제의 하락이 연착륙으로 끝나지 않으리라는 비관론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낙관과 우려가 엇갈리는 현 상태에서 어느 쪽이 더 타당한가는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이에 대해 가장 객관적인 신호는 역시 채권시장의 흐름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채권시장은 매일 매일의 이자율 부터 몇년 간의 이자율까지 오랜 기간의 이자율을 보여주는데 최근 들어 장기채권의 이자율이 점점 더 떨어지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채권시장 즉 이자를 받고자 투자하는 시장에서 장기이자율이 더 떨어진다는 말은 미래의 경제상황이 어둡다는 사실을 뜻합니다. 앞으로 경기가 나빠지면 물가가 떨어질 것이고 물가가 떨어지면 돈의 가치가 올라가게 됨으로써 채권투자자가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율에 만족한다는 논리입니다.

이렇게 장기이자율이 오랜 기간 동안 낮은 상황이 전개되다 최근 들어 더 떨어지는 현상을 보면 경제의 연착륙보다는 침체가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하겠습니다. 일본이 1994년 이후 거의 10여년을 초 저금리를 유지할 수 밖에 없었던 배경에 일본경제의 장기불경기가 있었는데 미국이 이러한 장기불황에 들어가지 않나하는 우려가 서서히 생겨나는 것이 지금의 시점이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