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Money

Friday, August 01, 2008

2008년 7월

도전받는 환경보호의 절대가치

마침내 부시대통령이 대대적 원유개발안을 내놓았다. 내용은 크게 두가지이다. 환경보호를 위해 금지된 지역에 있는 유전과 저원유가 시절에 개발비용이 너무 높아 정당화되지 못하던 유전을 개발하겠다는 제안이다.

경제학적 개념으로 보면 생산비용이 높아 개발하지 못한 유전은 판매가격이 오르면 개발이 정당화되는 시장경제의 원리로 설명이 된다. 그러나 환경보호와 유전개발의 연관관계는 경제학적 기준으로 설명되지 않는 사안으로 보일 수 있다. 환경문제는 경제적 혜택과 비용으로 결정할 일이 아니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보호라는 뜻은 대략 환경파괴를 가져오는 인간의 생산 소비활동을 제한해 우리가 사는 환경을 인간과 생태계의 건강에 도움이 되게 만들고 미래 후손들에게 넘겨줄 자연을 보존하자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일단 이렇게 규정하는 친환경적 노력을 반대할 사람은 없다. 들어서 좋고 생각해도 아름답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서 환경론자들의 목소리는 최근에 들어 점점 커지고 있고 경제활동과 정책에 깊이 스며들어 왔다.

자연과학이 충분히 발전되지 못했던 산업화의 도입기 때는 공업화된 생산과정이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지도 몰랐을 뿐더러 또 미친다 하더라도 어떻게 미치는지도 몰랐기에 환경파괴적 생산과 소비가 아무 의식없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다 과학의 발전으로 환경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이 일어나면서 친환경적 노력이 주목을 받기시작했다.

그러나 과학의 발전과 함께 친환경노력이 각광을 받게 된데는 생산성의 향상이라는 또 다른 배경이 있었음을 무시할 수 없다. 산업화 이후 급속하게 늘어난 생산성으로 그 이전까지의 만성적 공급부족 현상을 해결해 공급문제가 거의 경제문제에서 사라질 정도까지 이르자 생산과 소비의 방법론에 대한 선택의 여유가 생긴 것이다.

즉 공급이 부족할 때는 환경이니 후손에게 넘겨주는 자연의 질 같은 문제는 생각할 겨를도 없다가 생산이 충분하게 되면서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해안가 대륙붕 유전이나 알라스카 지역의 유전 개발에 대한 제한 역시 이러한 환경보호의 흐름에서 이루어졌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러한 친환경적 사고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갑자기 공급에 제한이 걸리기 시작한 것이다. 제2차 원유파동 이후 원유가 배럴당 10불대까지 내려가면서 장기간 저유가시대에 돌입했고 전세계적으로 원유의존도도 많이 낮아져 원유에 대한 위기감이 거의 사라졌다. 그러다 다시 원유가가 천정부지로 올라가면서 세계경제를 위협하자 원유공급에 대한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급기야 산유국들에게 생산량을 늘이라고 재촉하지만 생산능력이 갑자기 늘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배경에서 마침내 부시대통령은 환경보호를 위해 금지돼온 해안원유와 알라스카 원유개발을 다시 허락해달라는 제안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가격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 앞에 환경문제 역시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을 잘 보여준다. 지난 20여년 간 세계는 친환경을 위해 유전의 개발을 제한하고 선진국의 소비자는 웰빙을 위해 유기농의 혜택을 강조해 왔다.

그러다 이제 줄어든 공급 때문에 고통받기 시작하면서 미국에서 1981년 이후 금지돼오던 해안유전의 개발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환경보호론자들은 계속 안된다고 주장하겠지만 지금처럼 휘발유값이 계속 오르면 그 힘을 잃어갈 것이다.

세계적 식량파동이라 할 수 있는 곡물가의 인상은 가난한 국가의 처지에서 비싼 곡물을 살 수 없어 굶는 지경에까지 가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유기농이 친환경적이고 몸에 좋다는 주장은 비현실적인 이상주의로 흐를 것이다. 유기농은 다름 아닌 전통 방식의 경작이고 그 생산성은 현재 전세계 인구의 식량공급을 따라가기에는 턱없이 낮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정신도 자원의 유한성과 생산성의 한계 앞에 항상 절대적 가치가 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시대이다. 어쩌면 가치있는 삶과 더 많은 사람이 함께하는 삶은 같이 존재할 수 없는 상반된 문제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세상이 어려워지면 더 많은 사람을 위해야하는 생존의 명제앞에 환경보호라는 가치는 물러설 수 밖에 없는 힘든 현실에 직면케된다. 결국 환경보호도 경제적 선택의 문제인 것이다

2008년 7월

원유가 상승과 투기

L.A. Times와 불름버그가 공동실시한 최근 원유가 급등의 원인에 대한 조사결과를 보면 부시행정부의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이 29%, 정유회사들의 과당이익이 25%, 그리고 원자재투기세력이 13%를 차지하고 있다. 그에 비해 전세계적 원유수요의 증가가 원인이라는 대답은 11%에 머물고 있다. 시장경제현상으로 생각하는 응답이 11%밖에 안되는 반면 누군가 잘못해서 유가가 오른다는 인식은 67%를 차지하고 있다.

각도를 바꿔 90년대 말 나스닥시장이 급등했을 때와 2003년 부터 2006년까지 주택값이 급등했을 때 비슷한 조사를 했으면 아마 정보통신산업의 전망이 좋아서라거나 이자율이 매우 낮아 값이 오른다는 답이 다수를 차지했을 것이다.

더 나아가 나스닥이나 주택시장의 거품형성기에는 그 상황 자체를 경제 외적 문제로 인식도 하지 않았고 따라서 거품형성의 원인이 어디에 있느냐는 조사자체도 생각지 않았을 것이고 실제 그런 조사도 본 적이 없다.

이렇듯 유가급등은 경제 외적 문제 즉 정부나 투기꾼의 잘못으로 비롯된 사태로 인식하면서 나스닥과 부동산은 시장의 기능으로 보는 시각차는 모순이 아닐 수 없다. 본질적으로 보면 유가와 나스닥 그리고 부동산의 가격 급등은 투자현상이라는 점에서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비슷한 현상을 두고 이렇게 의견이 다른 이유는 간단하다. 나스닥과 주택가격 상승은 뭔가 잘되는 것 같고 나도 그 무리에 속해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직간접적 수혜자 의식이 있는 반면 유가는 일방적으로 소비자 전체가 피해자라는 의식이 지배하기 때문이다.

투기가 불법적인 조작에 의한 사기성이 포함돼 있다면 당연히 죄악이다. 정보조작, 매점매석, 작전세력 등이 그런 예가 된다. 그러나 이러한 불법적인 조작이 개입되지 않는 투기는 시장경제의 정상적 투자행위이다.

지금 유가의 변화를 보면 조작을 의심할 여지가 없지는 않다. 그러나 조작이 가능키 위해서는 통제가능한 대상집단이 있어 일정 기간 조작이 탄로나지 않고 유지돼야하는데 수요자와 공급자가 전세계적으로 퍼져있고 정보의 흐름이 거의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원유시장에서 통제는 불가능에 가까워 조작의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사기를 제외한 체 굳이 투기와 투자를 구분하자면 투기는 정상적인 수준보다 훨씬 높은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투기가 발생할 때는 가격이 짧은 기간에 심하게 오른다.

이러한 투기는 시장에서 갑자기 불확실성이 커질 때 왜곡현상을 빨리 조정해주는 순기능을 갖고 있다. 카트리나태풍으로 정유시설이 파괴되자 시장의 불안요인이 커졌다. 만약 이때 불안을 해소코자 시장기능이 아닌 정부의 공급통제가 시도되었다면 사재기나 암거래가 발생해 사회불안을 더 크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 돌발적인 사태로 불안이 생긴 만큼 원유가격이 급상승해 소비자는 늘어난 부담으로 인해 수요를 줄이게 되고 반면 공급자는 늘어난 이익으로 더 공급하고자하는 유인이 생겨 공급을 늘이게 되면서 수요공급의 재조정이 빨리 이루어져 시장의 불안요인이 조정될 수 있었는데 이 과정이 투기의 순기능의 예가 된다.

현재 유가는 분명 막대한 자금이 몰리고 있어 투기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원인은 크게 불안정한 원유시장에 있고 가격의 인상은 원유시장의 불안을 반영하고 있다. 시장경제의 원리가 작용하면서 원유시장을 조정해가고 있는 것이다.

나스닥이나 주택처럼 우리가 수혜자일 때는 시장경제의 현상으로 합리화하면서 우리가 피해자가 되는 유가의 경우 시장경제현상이 아닌 정부나 투기세력을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인간의 정서상 당연할 지 모른다.

그러나 그런 식의 논리는 현실적인 시장의 조정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막연한 적대의식의 팽배로 인해 사회의 불안을 가져오기도 한다. 저개발국에서 원유가 상승 이후 정부에 대한 시위가 심해지는 현상이나 오일파동 때 가격제한을 시도하자 개솔린 사재기가 난무한 사태가 그런 예이다. 원유시장을 보는 답답한 마음은 다 마찬가지이나 원유도 투자의 한 대상이라는 점에서 시장경제적 현상으로 보는 객관적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2008년 7월 28일

숏셀링의 금지

계속 불안하게 떨어지기만 하는 금융주를 보호하고자 증권거래위원회가 시도한 숏셀링 제한법의 강력시행으로 금융계의 주식가격이 급격하게 오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숏셀링이란 주식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미리 팔아놓고 나중에 그 주식의 가격이 떨어졌을 때 그 낮아진 가격으로 주식을 사서 갚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시티은행의 주식이 현재 20불에 거래되고 있는데 앞으로 10불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는 지금 시티은행의 주식을 20불에 미리 팔아놓고 시티주식이 10불이 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가격이 실제로 10불로 떨어지면 그 때 10불에 사서 갚아주면 10불의 차이만큼 이익을 보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숏셀링이 작동하려면 지금 미리 주식을 팔고자하는 투자자는 현재 주식이 없는 상태에서 팔기 때문에 누구에겐가 언젠가 그 주식을 살 수 있다는 보장을 받아야하고 이 보장을 받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주식을 미리 팔 때 다른 주식보유자로 부터 그 주식을 미리 빌려놓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숏셀링을 한국말로는 ‘대주’ 즉 빌린 주식매각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숏셀링은 주식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가진 투자자들이 사용하기 때문에 숏셀링이 많아지면 그 자체로 주식가격의 하락을 부추기는 경우가 생깁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패니매이나 프레디맥도 문제가 있어 주식가격이 떨어진 것이긴 하나 숏셀링이 가격폭락을 부추긴 면이 다분히 있었습니다.

이렇게 숏셀링이 금융계의 불안을 가중시킨다고 본 증권감독원이 마침내 숏셀링의 제한조치를 취한 것입니다. 이번 증권감독원의 조치는 숏셀링 전체를 금지한 것이 아니고 숏셀링을 위해 미리 다른 투자자에게 주식을 빌려놓아야하는데도 불구하고 미리 빌려놓지도 않은 상태에서 숏셀링을 시도하는 경우입니다. 이것을 영어로는 ‘Naked Short’ 즉 주식을 빌려놓지 않은 상태에서의 선매도라고 하고 이는 현 증권거래법상 불법거래입니다.

그런데 이 불법 Naked Short은 근래에 들어 감독관리를 하지 않아 거의 시행되지 않고 있었기에 최근 그 양이 폭증했고 이번 조치로 불법행위를 단속하겠다고 하자 불법적인 숏셀링을 했던 투자자들이 부랴부랴 주식을 구입해야했고 이 구입의 수요는 바로 주식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져 지난 주 금융주들의 가격이 대폭으로 오르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가격상승은 근본적인 금융계의 안정과 실적향상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일시적 현상으로 끝날 위험도 있다는 점도 감안해 섣부른 금융주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는 조심해야한다고 하겠습니다.

2008년 7월 21일

은행권의 불안

지난 3월 베어스턴스의 전격적 구제로 금융권이 안정을 찾았던데 반해 지난 7월 11일 대형모기지전문은행인 인디맥이 연방예금보험공사에 의해 문을 닫자 금융권이 불안에 빠졌습니다. 인디맥의 몰락은 미국 은행역사상 두번째로 큰 규모여서 금융권 뿐만 아니라 일반 금융거래자에게까지 큰 심리적 불안을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미국 모기지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정부출연기관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자본금부족사태에 대한 우려가 겹치면서 폴슨재무장관과 부시대통령까지 나서 불안사태를 잠재우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금융권의 위험은 이렇듯 단순히 한 은행이 문을 닫는 사태로 마감이 되는 것이 아니라 전 금융권에 대한 불안으로 발전하면서 구조가 약한 은행을 더 어렵게 만들고 그러다보면 불안이 더 커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악순환이 커지면 금융권의 왜곡이 깊어지는 바 이를 두고 연방은행 버냉키의장은 시스테믹위험이라고 부르고 있고 은행감독당국은 어떻게든 시스테믹위험은 피하고자 최선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 전체주택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대해서 행정부와 연방은행 모두 상당히 강한 구제까지 생각하고 있고 실제로 어떤 어려움에 처해도 결코 두 기관을 문닫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발언을 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원래 이 두 기관은 정부가 자본을 출연한 기관들로서 형식상으로는 정부기업이 아닙니다. 바로 이 비정부기관이라는 사실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부실기업이 되었을 때 부도가 날 수 있게 되어있어 지금처럼 부실모기지융자 때문에 손실이 심해지면 이 기관에 투자한 투자자와 채권소유자들은 불안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있기 전에도 많은 금융권 분석가들은 비록 법적으로는 정부기관이 아니라 할지라도 정부가 출연한 기관을 정부가 모른척 할 수 없고 두 기관의 미국경제에 대한 영향력까지 고려하면 최악의 경우 정부가 구제 내지는 정부기관으로 접수할 것이라는 예상을 해오고 있었습니다.

실제 최근의 사태를 보면 금융권의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고 이러한 정부의 강한 구제의지로 인해 두 기관의 사태가 금융권의 공황으로 연결되지 않고 이와 함께 나타난 인디맥의 파산이 큰 파장을 가져오지 않았다고 평가됩니다. 정부의 금융권 안정을 위한 노력이 잘되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2008년 7월 14일

신용등급회사에 대한 조사자료

지난 주 10개월에 걸친 증권감독원의 신용등급회사에 대한 조사자료가 발표돼 그 동안 미국과 전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의 신용등급문제의 원인에 대한 분석이 일단락 되었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여러 원인이 있으나 그 중에서 가장 안타까운 부분으로 모기지채권에 대한 신용등급을 책정하는 기관들의 공정성과 정확성의 결여가 지적되었고 이를 계기로 증권감독원에서 3대 신용등급기관 즉 무디스, S&P, 그리고 피치에 대한 감사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신용등급회사가 이토록 심한 비판을 받아야 했던 이유는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는 금융상품 거래가 이들 신용등급회사들이 책정해주는 채권의 신용등급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화해서 표현하면 복잡한 채권을 일일이 연구하는 투자자보다는 신용등급회사들의 신용등급이 좋으면 안심하고 구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말입니다.

이렇게 신용등급회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다름아닌 신용등급회사들의 공정성과 정확성이 금융시장에서 오랜 기간을 통해 인정받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 조사에 따르면 가장 공정하고 정확해야할 신용등급회사들이 이번 서브프라임사태에 있어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미 저질러진 일이라 당연한 결과이지만 이번 조사는 그 추측을 확인했고 그 내용을 자세히 파악한데에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신용등급회사들이 공정성과 정확성을 잃게 된 원인으로 크게 세가지가 지적되었습니다. 첫째는 급격하게 늘어난 채권의 증가에 비해 충분한 인력이 따르지 못했고 둘째는 신용등급책정의 절차와 방법론에 대해 상세히 공고해야하는 의무를 지키지 않아 신용등급의 신뢰성이 방치되었으며 세째는 신용등급책정 비용을 채권발행자가 지급함으로써 신용등급회사들이 수익성을 위해 정확성을 양보할 수 있는 이해상충구조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결국 크게 보면 이해의 상충에서 독립돼 공정하고 정확한 신용등급을 제공함으로써 그 등급에 의존하는 많은 투자자들의 이익을 보호해야할 신용등급회사마저도 늘어나는 업무를 회사의 수익의 기회로 삼아 부실한 신용등급의 남발을 해 서브프라임사태를 조장했다는 결론입니다.

앞으로 감독기관에서 더 엄중한 감독을 해 신용등급회사의 신용도가 회복되고 다시는 이런 사태가 재연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해야할 것입니다

2008년 7월 7일

주식시장의 상반기 결산

지난 주 수많은 악재로 얼룩진 전세계 경제의 성적표라 할 수 있는 주식시장의 금년도 상반기가 마감되었습니다. 결과는 이름있는 국가들 중 캐나다, 브라질, 러시아를 제외한 주요 국가들의 기록적 하락이었고 이 분위기는 하반기에 더 나아질 것이 없는 상태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주요 국가별로 보면 역시 가장 큰 관심 대상인 중국의 샹하이 인덱스와 인디아가 각각 48%와 36% 하락했고 선진국을 보면 미국은 14.4%, 일본은 11.9% 영국은 12.9%, 독일은 20.4% 그리고 프랑스는 20% 하락해 거의 대부분의 선진국이 대폭 하락했습니다.

한국인에게 관심이 많은 베트남 주식은 최근 신흥시장거품론과 급상승하는 인플레문제 그리고 외환위기설까지 겹치면서 57%나 하락해 거품이 꺼지고 있는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면에 전세계적 악재 속에서도 상승한 주식시장으로는 원자재 보유중심국인 브라질이 1.8%, 캐나다가 4.6% 올라 전세계적 원자재가격 인상의 수혜국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기할 만한 내용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미국의 추락에 비해 아시아에 몰려있는 신흥개발국들 즉 중국, 인디아, 베트남 같은 국가들은 높은 경제성장을 계속할 것이고 이는 미국의 경제상태와는 독립적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소위 양경제권 분리현상 영어로는 Decoupling의 의견이 강했던데 반해 이제는 양경제권이 같은 운명에 처할 것이라는 공동설에 이견이 없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원자재 보유국을 제외한 산업국가들의 총체적 주식시장 하락은 미국의 서브프라임사태 이후 전방위적인 경기부양책의 실시로 기대했던 하반기 경기상승전환설에 찬물을 끼얹고 있습니다.

부동산이 침체에 빠지고 금융계가 어려워져 경기침체의 위기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가장 기대했던 분야가 주식시장이었고 실제로 이러한 기대는 지난 3월 베어스턴스를 구제해주면서 금융계주식이 안정을 찾기 시작해 현실로 나타나는 듯한 희망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5월 중순 이후 급격하게 올라가는 유가가 다시 전세계적인 경제위기감을 불러일으키면서 금융계를 중심으로 세계의 주식시장은 뚜렷한 하락장세로 돌아서 결국 금년도 상반기를 마이너스성장으로 마감케 된 것입니다. 기업에겐 자금조달창구로서 개인에겐 부의 축적수단으로 양면의 역할을 가진 주식시장의 침체는 가뜩이나 어려운 세계경제에 암울한 기운을 펼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2008년 6월 30일

FOMC의 이자율 동결

지난 주 고유가와 신용경색 높은 실업율 그리고 이에 따른 경기침체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물가는 물가데로 올라 양 쪽으로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예상대로 이자율을 동결했습니다.

경기의 어려움을 보면 이자율을 더 내려야하는 방향이 맞지만 치솟는 전세계적인 물가의 추이를 보면서 오히려 이자율을 올려야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은 상태에서 일단 이자율을 그대로 둔 체 물가상승의 위협에 대해 경계를 올리는 의견을 표시하는 것으로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주 결정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두가지로 요약되겠습니다. 우선 작년 9월 부터 시작된 경기부양형 금리인하의 연속성이 중단되었다는 점이고 둘째는 물가의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위기를 나타냈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 두가지 사항은 서로 연계돼있는데 물가의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자율을 올리지는 못할 망정 내린다는 것은 받아들여지기 힘든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주변 주요 국가들이 최근 커지고 있는 인플레 압력을 고려해 이자율을 올리는 추세에서 이자율을 동결시킨 결정은 그만큼 미국의 현경제상황이 다른 국가에 비해 더 어렵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가까이는 다음 주 다가오는 유럽공동체 중앙은행이 현행 기준금리를 4%에서 4.25%로 올릴 것이 거의 확실해진 것처럼 인플레에 대비한 금리정책이 힘을 얻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현재 신용시장의 경색과 끝이 안보이는 주택시장의 하락 그리고 유가의 급등으로 소비자들이 전례없는 부담을 안고 있고 여기에 최근 들어 소비자신뢰지수가 급격히 떨어지고 실업율마저 상승하는 상태에서 이자율을 올린다는 것은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위험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렇다고 인플레의 압력이 커질 개연성이 높아지는 상황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기 때문에 지난 번 회의 때보다 더 강한 인플레에 대한 경계의 표현을 삽입했으며 이러한 어정쩡한 자세는 비록 실제로 반인플레 정책을 쓰지는 못하지만 경고라도 함으로써 인플레기대심리가 올라가지 않도록 바라는 안쓰러움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이제 다가올 8월의 회의 때까지는 현행 이자율을 동결한 체 관망하는 자세를 유지하다 경기가 안정되가는 모습이 보이고 인플레의 압력이 진정되지 않으면 올리겠다는 암시를 주게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암시는 경제가 안정되어야하고 경제가 안정되기에는 많은 요소가 부정적이어서 과연 8월까지 연방은행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꽤 회의적이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