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Money

Friday, June 27, 2008

2008년 6월 23일

상반된 견해

전 현직 연방은행의장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의견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우선 현 버냉키의장이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지금에 이르러 금융계가 현저한 안정궤도로 돌아섰다는 요지의 의견을 발표하자 이에 화답하듯 전직 그린스펀의장은 금융계가 최악의 위기는 벗어났다라고 하면서 더 나아가 미 경제가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줄어들었다고 했습니다.

이 두 의장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미국 금융계는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또 이러한 견해는 지난 해 서브프라임 사태가 일어났던 8월의 상황이나 금년 3월 베어스턴스로 상징되는 금융계 유동성위기와 같은 규모의 불안감은 많이 잠재워졌다는 점에서 일견 근거가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최근 금융계 주식의 지표를 살펴보면 연방은행 전현직 의장들의 긍정적 견해와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어 과연 어느 쪽 의견이 맞는 것인지 혼선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미국 주식시장의 금융계지표를 보면 서브프라임 문제가 아직 인지가 되지않던 지난 2007년 2월 최고점인 121.1을 기록했다가 서브프라임이 본격적으로 문제화되던 작년 여름 100대로 떨어집니다. 그 후 연방은행의 긴급자금 수혈과 공격적 이자율 인하정책에 힘입어 110까지 회복한 후 금년 초 베어스턴스 사건 즈음해서는 70대까지 급락하고 베어스턴스의 전격적 구제로 금융계가 안정을 찾은 이후 90대까지 오르는가 하더니 최근에 와서는 70대 이하로 떨어져 60대 중반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형편입니다.

이렇게 보면 금융주지표는 2007년 최고점 대비 거의 반으로 떨어져있고 그 이후 급격한 하락 후 약간의 반등을 하는가 싶으면 다시 떨어지는 현상을 세번째 거듭하고 있어 금융계가 장기적이고 대단위 하락의 추세에 들어갔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하락의 추세에도 불구하고 금융계에 가장 주요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연방은행의 전 현직 두 의장들이 공통적으로 금융계의 안정론을 들고 나옴으로써 금융계와 경제계 모두 의문을 갖게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해석은 연방은행의장들의 견해에 비중을 두면 현 주식시장이 연방은행의 경기부양정책과 금융계 안정책의 효과를 확실히 이해하지 못해 나타난 괴리감으로 보는 측과 경기부양을 이끌어가고 있는 당국의 입장에서 이제 더 심한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희망에서 나온 의견으로 보는 두가지 입장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주식시장과 연방은행 둘 다 무시할 수 없는 거대한 경제의 척도가 다른 해석을 하고 있어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날 지 관심이 높은 대목입니다.

Thursday, June 19, 2008

2008년 6월 9일

한국 은행들의 글로벌 전략과 미주시장 진출의 방향

한인금융권을 겨냥한 한국은행들의 미주지역 글로벌전략이 최근 탄성을 받고 있다. 빠르게 성장한 한인경제를 목표로 하던 중, 현재 미전체에 걸쳐 발생한 금융권의 주가하락으로 싼가격에 은행구입을 할 수 있는 기회라는 판단이 작용한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시장규모의 성장과 현재 가격이 싸다는 근거만으로는 글로벌전략이라고 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우선 한인사회 성장이라는 측면을 보면 약 35년의 역사를 지닌 한인금융권의 규모가 세계적 규모의 한국은행들에게 글로벌전략에서 중요성을 지닌다고 하기에는 너무 격차가 크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지금 한국 4대 은행들의 규모는 각각 200조원 대에 이른다. 이에 비해 미주 한인은행들의 총합계 규모는 크게 잡아 15조원 정도이다. 그중 가장 큰 은행의 금년 3월말 자산은 4조에 못미치고 있다.

한국 은행들의 미주진출전략의 개요는 우선 한인 은행을 인수한 후 연속적인 인수합병으로 한인금융권을 통일한다는 내용인데 첫째 다 통합한다고 해도 한국의 4대 은행 중 하나의 10분의 1이 안되는데다 열네다섯개의 은행을 인수합병한다는 것 자체가 거의 실현가능성이 없어 통합후 규모는 더 작을 것이다.

내부적으로 들여다 보면 이 15조에 달하는 기반도 여러 지역으로 분산돼있어 집중도가 한국에 비하면 현저히 떨어진다. 한인이 집중된 뉴욕과 로스앤젤러스만 해도 비행시간이 다섯 시간이 넘고 양쪽 주의 문화와 상권은 판이하게 다르다. 이렇듯 미주지역의 한인경제권이라는 개념은 분산화된 미세한 지역들의 집합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규모의 영세성과 지역차는 한인금융권을 지역마다 독특하게 하고 특정 산업에 치중하게 함으로써 한국 은행들이 가지고 있는 대형은행의 장점인 규모의 이익과 대중마케팅의 효과를 크게 떨어뜨린다. 오히려 대형은행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세분화된 소형틈새시장에서 새롭게 경영을 배워야하는 모순을 가져올 수 있다. 한마디로 한국 대형은행의 핵심경쟁력 (Core Competence) 을 적용키 어렵다는 말이다.

두번째로 최근 주가가 떨어져 인수가격이 낮아 투자기회가 좋다는 판단은 인수대상이 그 자체로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가졌을 때만 적용될 수 있다. 인수가 대비 투자수익은 인수 후 대단위의 경영혁신 없이 유지할 수 있는 규모가 돼야하는데 이미 지적한 데로 한인은행의 규모는 아직 그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 은행권의 글로벌전략은 좀더 대승적으로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고 개발한다는 개념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대승적 개념에서의 전략은 현재 한국 은행권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에 기초해야 한다.

한국 은행권은 이미 그 규모나 복합성 면에서 국제적 수준에 올라 있다. 그렇다면 규모의 이익과 한국금융시장이 국내의 첨예한 경쟁을 통해 형성한 섬세한 매스마케팅 전략이 통하는 시장에서 확고한 브랜드를 이루어간다는 목표에서 미주지역 글로벌전략이 추진되어야 한다.

삼성을 벤치마킹하면 쉽게 전략의 방향이 나올 것이다. 삼성은 미국에서 인정받는 브랜드를 확립했다. 삼성이 휴대폰이나 텔레비젼 시장을 진출하면서 한인시장을 기반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인시장은 거꾸로 삼성의 브랜드가 미국을 지배하면서 한 지역시장으로 편입되는 역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진출의 시작과정으로 한인 은행의 인수합병은 타당성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인수 후 과연 대형시장에 들어가 글로벌 브랜드를 개척할 수 있는 가능성이 필수적이 되어야 한다. 인수한 은행의 경영력이나 비젼이한국 은행들의 경쟁력을 미국 전체시장에 접목시킬 수 있는지가 인수대상의 주요 기준이 돼야한다는 말이다.

한국 시장이 포화상태라 해외에서 경쟁해야한다는 명분하에 글로벌전략이 세워졌다면 한국시장에 걸맞는 또 더 나아가 한국시장을 넘어선 더 큰 시장에서 경쟁해 승자가 되겠다는 비젼이 있어야한다. 바로 이 비젼이 대전제가 된 전략만이 진정한 글로벌전략이라고 할 것이다.

2008년 6월 5일

오래되었으나 낡지 않은 힘

한국의 신용정보산업 발전을 위한 New Credit Paradigm 컨퍼런스는 올해 일본에서 개최되었다. 은행과 신용카드회사의 신용정보담당 임직원들이 참석한 이번 행사에 필자는 미국의 서브프라임사태의 원인과 전개과정을 설명하는 기회로 인해 참석케 되었다.

행사가 치러진 곳은 오이따라고 하는 후쿠오까에서 약 두시간 가량 동남쪽에 위치한 뱃부온천으로 유명한 소도시였다. 일본 4대 섬중 최남단인 규수의 가장 큰 도시라는 후쿠오까 지역은 일본을 통일한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상업장려정책의 산물로 발전한 도시로 알려져 있다

여독과 심도깊은 세미나의 긴장이 겹쳐 지친 참석자들에게 반가운 저녁식사 시간이 찾아왔고 일행은 카이세키라 불리는 일본식 정식으로 유명하다는 식당을 찾았다. 대형관광버스가 어떻게 빠져나갈까 걱정될 정도로 좁은 길을 따라 도착한 식당은 버스가 들어갈 수 없는 더 좁은 골목길로 5분 정도 걸어가는 곳에 위치한 전통 일본식 와옥이었다.

꽤 인원이 되는 우리 일행이 안내된 방은 넓은 다다미 방이었고 식탁은 마치 회의를 하듯 벽을 둘러 각각 한사람마다 하나씩 놓여져 있었다. 모두 기모노로 차려입은 직원들이 식당주인이라는 오카미 여인의 인솔로 들어왔다.

주인은 무릎을 꿇고 절을한 후 계속 꿇은 자세로 환영인사와 식당소개를 한다. 낮은 톤이면서 조용하게 그리고 늦지도 빠르지도 않은 주인의 설명은 정갈하게 차려진 식당의 분위기와 어울리면서 저녁식사의 분위기를 숙연하게 만들어갔다

주인의 연세가 얼마냐는 난처한 질문에 여성에게 나이는 절대 묻지않는 미국예의에 젖은 나는 한편 미안하면서도 다른 한편 저 노련한 주인이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궁금해졌다.

미소로 일단 무례한 질문자를 편케해주면서 여러분의 판단에 맡긴다고 슬쩍 비켜가는가 했더니 자기가 이곳을 맡은 때가 설흔한살이었고 그 후 55년간 이 식당을 지켜왔다는 대답으로 한 여인의 나이가 아닌 식당의 역사로 겹쳐지는 인생을 은은히 그러면서도 당당히 보여주었다. 갑자기 조그마한 늙은 여인이 큰 모습으로 다가왔다.

설명의 마지막에 바로 옆에 앉아있던 젊은 여인을 가리키며 내 후계자라고 소개한다. 많아야 삼십대 초반인 후계자를 놓고 사람들이 자기 동생이라고 오해한다는 농담과 함께 실은 손녀라고 관계를 밝힌다. 대를 이어 지켜가는 장인정신을 몸으로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었다.

일본은 경제대국이다. 불행한 일이었지만 세계대전을 수행할 만큼 군사강국이기도 했고 패전 후 기적같은 경제부흥으로 현재 세계2위국가로 자리잡고 있다. 문명수준은 어디에 내놔도 불편치 않을 만큼 현대식이다.

그런데 일본이 하나 더 가진 것이 있다. 단순한 저녁식사를 단숨에 의식으로 만들 수 있는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는 힘이다. 초현대식 건물과 최첨단의 과학 문명이 판을 쳐도 일본 구석구석에는 몇 백년을 이어오는 오랜 건물과 전통의 흐름이 간직돼 있다.

이 흐름은 너무나 당당하기에 오래되었으나 낡지않은 묘한 매력을 보여준다. 86세의 노인이 무릎을 꿇고 절을 하나 추하지 않고 또 자신의 손녀에게 식당을 인계시켜도 세습이라는 손가락질 보다는 대를 이어 지켜가는 장인정신이 돗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문명의 발전이 전통을 파괴하고 전통의 고수가 발전을 저해한다는 이분법이 일본에서는 과거와 현재가 서로를 받들어주는 조화를 통해 극복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 순서인 차 한잔을 들고 찻잔에 담긴 세월의 깊이를 음미하면서 다도가 예술로까지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설명이 가슴깊이 다가왔다.

오래되었으나 낡지 않은 일본! 경제의 발전이 새로운 창조로 이루어지면서도 옛것을 지켜갈 수 있다는 실제 증거를 체험케 해주고 있다. 일본 소도시의 저녁식사에서 미국이나 한국이나 또 모든 세계가 새로운 발전만을 생각하면서 저질러놓은 서브프라임의 문제도 오랜 역사를 통해 배운 과거의 교훈을 잘 지켰더라면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가르침을 생각해 보았다.

2008년 6월 16일

경기하락의 연속된 확인

계속되는 원유와 곡물의 가격상승으로 전세계가 불안해하고 미국경제는 점점 더 어려운 국면에 빠지고 있다는 징후가 여러 방향에서 나타나는 중에 가장 권위있는 자료중 하나인 연방은행의 베이지북 보고서 또한 미 경제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6월 2일까지의 자료를 기초로 미 경제의 현상태를 분석해 발표한 가장 최근의 베이지북은 현 미경제가 4월 말께부터 5월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어려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전반적인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각 분야별로 보면 소비는 오르는 에너지값과 식품비로 위축되어가고 있고 국내관광여행수요도 에너지 가격인상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보고되었습니다. 주택시장은 여전히 악화되어가고 있는 추세인데 상업용부동산은 지역별로 편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캘리포니아를 관장하는 샌프란시스코지역 보고를 보면 상업용 부동산은 그런데로 유지를 하는 것으로 보이나 샌프란시스코와 라스베가스 그리고 샌디에고 지역은 임대료가 줄어들고 매매가 줄어드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집계되었습니다.

제조업 또한 건설경기의 후퇴로 인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그나마 수출의 호조로 어느 정도 도움을 받고 있고 금융업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금융계는 소비자금융과 기업금융을 가리지 않고 전체적으로 대출기준을 높이고 있어 대출받기가 쉽지않은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미경제에서 강한 분야는 역시 농업과 에너지 분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현재 전세계적 물가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두 분야임을 감안할 때 당연한 현상으로 보이는데 농업분야는 기상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전반적인 산업의 호조가 유지되고 있고 에너지 분야는 텍사스를 중심으로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는 보고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상태가 더욱 악화되어가고 있다는 심증을 느끼는 있음에도 베이지북의 보고서를 보면 미 경제는 급격한 경색사태로 가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번 베이지북의 보고서는 원유가가 갑자기 급등한 5월 중순 이후의 여파가 충분히 나타나지 않은 기간이라는 단서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상대적으로 유가가 높은 시대에 비록 경제가 기울기는 하지만 걱정하는 급격한 추락은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미경제의 심각한 하락은 피할 수 있지 않나하는 기대를 갖게하는 보고서라고 하겠습니다. 과연 이번 보고서의 분위기가 다음 보고기간까지 연장될 지 궁금합니다.

2008년 6월 9일

수출증가의 효과

떨어지는 주택가격과 높은 원유가, 은행권의 대출기준 강화로 인해 소비자들의 소비의욕이 많이 줄어 미 경제의 침체위험이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 경제의 4대 축의 하나인 수출이 늘어나 어느 정도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 주 발표된 ISM자료에 따르면 수출이 늘어 국내내수시장의 어려움을 보완해줌으로써 경기침체의 정도를 완화해주고 있거나 더 나아가 심한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결과는 올해 1/4분기의 결과에서도 일치되고 있는데 금년도 첫 3개월간 미국 경제는 예상과 달리 0.9%나 성장했다고 측정되면서 그 중 성장의 견인차가 2.8%나 늘어난 수출이었음을 확인해 주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수출 증가와 함께 수입의 감소도 2.6%나 돼 무역수지가 많이 개선됨으로써 전체 경기를 지탱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수출증가나 수입감소 현상의 배경으로는 무엇보다도 약해진 달러화의 영향이 가장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달러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미국에서 수출하는 상품의 가격은 외국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싸지고 미국에서 수입하는 외국상품의 가격은 미국소비자 입장에서 비싸지기 때문에 가격요인에 의해 수출은 늘고 수입은 줄어드는 것입니다.

미국의 경우는 수출 수입이 미 경제전체에 차지하는 비율이 5%정도에 있기 때문에 그다지 큰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보니 현재 미국경제의 앞날을 예측하는데 있어 이러한 수출증가 수입감소가 크게 부각이 되지 않지만 사실은 지금의 미국경제를 심각한 하락으로부터 그나마 견디게 해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렇듯 환율의 하락으로 미국상품의 경쟁력이 올라가 수출이 증가하는 현상은 원래 변동환율이 갖는 가장 중요한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미국의 국내사정이 서브프라임의 후유증으로 어려울 때 환율의 하락으로 미국의 무역경쟁력이 올라간다는 사실은 변동환율제로 부터 기대한 효과를 충분히 누리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환율하락으로 수출을 늘여 경기를 지탱하는 전략은 결국 미국의 상품을 헐값에 넘기는 것과 같고 반대로 수입상품을 비싸게 사옴으로써 같은 물건을 더 비싼값에 사는 것과 같아 미국소비자의 물가를 올리고 결국 생활수준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지금처럼 일시적으로 어려운 경제에 환율하락은 분명 도움이 되지만 하루 빨리 경쟁력이 강화돼 강한 달러분위기로 돌아서야할 것입니다.

2008년 6월 2일

세금환불의 효과

4월 말부터 시작된 세금 환불이 경제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같은 기간 늘어난 원유에 대한 비용증가로 그 효과가 거의 없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약 1천 6백억불에 해당하는 세금환불은 12조 달러에 달하는 미 경제의 연간 국내총생산에 비해 1.4%에 해당해 그 전체 환불액이 소비로 연결되었을 경우 그 효과가 꽤 클 수 있습니다. 더구나 소비된 금액이 다시 기업의 수익으로 되고 그 수익이 개인의 임금으로 지급되면서 재차 소비에 투여되는 식의 반복이 이루어지면 그 효과가 훨씬 커지는 소위 승수효과로 이어져 경제성장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현상은 이번의 세금환불이 거의 대부분 늘어난 개스값으로 지급되고 있는 형편이어서 진정한 경제성장에 대한 기여를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작년말 기준 원유값은 배럴당 80불대였습니다. 이를 1일 소비량으로 계산하면 미국은 하루에 약 18억불을 원유소비로 사용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반면에 5월에 와서 원유값이 135불대에 이르렀는데 이를 하루 소비량으로 계산하면 약 2십8억불에 해당합니다. 이렇게 계산하면 세금환급이 이루어지는 현 시점에서 미국은 하루에 약 십억불에 해당하는 추가지출을 하는 셈입니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천6백8십억불에 이르는 세금환급액은 늘어난 원유소비로 5-6개월 정도 안에 소모되고 만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결국 세금환급으로 늘어난 가처분소득은 불과 반년이 못가 늘어난 원유가로 다 흡수되고 말아 실제 국민경제에는 그다지 효과를 미치지 못하고 말 것이라는 결론입니다.

이러다 보니 현재 세금환급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정작 세금환급에 따른 특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소비관련 기업들은 그다지 뚜렷한 매상증가를 보이지 못할 것이고 소비자 역시 세금환급으로 예상치 않은 소득이 생겼으나 그렇게 소비를 할 수 있다고 느낄 수 없어 효과를 느끼기 어려운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그나마 세금환급마저 없었다면 생활의 어려움이 더 해졌을 것이라는 가정을 생각해보면 그래도 세금환급이 있기에 이나마 경제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는 안도감도 가질 수 있습니다. 비록 경제에 소비증가로 이어지지는 못했다고 해도 어려운 가계의 부담을 덜어주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원유가의 상승은 그만큼 미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2008년 5월 26일

원유값의 행진

메모리얼데이입니다. 긴 겨울 이후 첫 연휴인 메모리얼데이는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을 추모하는 날로서 매우 경건한 날이라 하겠습니다. 그런데 메모리얼데이는 경제적으로 또 하나의 큰 의미가 있는 날인데 미국에서 자동차이동량이 년중 가장 높은 여행기간이라는 점에서 개솔린 가격의 향방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시절이기도 합니다.

올해의 메모리얼데이는 특히 지금 세계경제의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는 원유가가 지난 주 사상최고치를 계속 갱신해 백삼십불대를 넘어섬으로써 원유위기가 전세계적 경제위기로 연결될 가능성을 높인 상황이라 그 의미가 더 크다고 하겠습니다.

그동안 계속 오르는 원유가에 대해 공급부족과 수요증가라는 원천적 이유만이 아닌 달러화 하락과 원유로의 투기자금 집중이라는 일시적 외적요인이 있다고 함으로써 일시적 요소가 제거되면 장기적으로 하향조정이 있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져왔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까지 나타난 현상을 보면 이제 원유가의 인상은 세계경제의 수요증가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부족이라는 기초적인 역학관계라고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로는 금년 들어서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중국과 인도의 원유수요가 있고 원유공급의 추정치를 관리하는 국제에너지기구가 지난해까지만 해도 2030년 원유공급양이 현재의 하루 8천7백만 배럴에서 1억천6백만 배럴로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해오다 최근 들어 1억 배럴로 하향조정하고 있는 등 수요는 예상치보다 늘고 공급은 늘지 않는 불균형 현상을 들 수 있습니다.

수요는 올라가는 원유가와 미국등 선진국의 경제성장위축으로 원래 작년 하반기부터 감소할 것으로 예상해왔으나 아직도 어느 정도의 경제성장은 유지하는데다 중국 등 신흥국가자체의 내수시장 성장과 해외투자증가로 인한 공장과 산업용 건물의 신축으로 원유수요는 계속 늘어나기만 하고 있습니다.

공급 면에서 보면 그동안 원유수출로 막대한 이익을 챙긴 중동, 러시아, 멕시코 등 중미국가 등이 새로운 유전개발이나 정유공정의 개선을 위한 시설투자를 등한시하고 집권층의 부의 축적으로 빼돌리거나 비원유분야에 투자를 함으로써 원유공급증가에 대한 재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점이 공급증가를 저해하는 요인 중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어쨌든 원유는 전세계 경제의 최대관심사입니다.

2008년 5월 19일

금융시장의 안정

지난 주 애틀란타 연방은행 연례컨퍼러스에서 버냉키 연방은행의장이 현 금융시장상황에 대해 많이 안정은 되었지만 아직도 정상적 수준에 도달하려면 아직 멀었다는 의견을 발표했습니다.

금융계의 안정이란 지난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발생한 월스트리트의 투자은행들의 신용경색을 주축으로 이에 연결된 상업은행과 보험회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없어진 상태를 지칭합니다.

신용경색과 유동성위기의 측정은 현재 연방은행에서 두가지 상태를 보면서 판단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연방은행이 운용하고 있는 긴급자금창구의 이용도입니다. 연방은행은 지난 해 8월 금융계가 급속한 신용경색에 빠지면서 부터 신속하게 자금이 부족한 은행들에게 긴급자금을 공급해 왔습니다.

기존에 있었던 자금지원창구를 확대하고 만기일을 늘여주었으며 베어스턴스의 구제와 맞춰서는 그 동안 일반상업은행에만 개방되어오던 디스카운트윈도우를 투자은행에게도 개방하는 이례적 조치를 취해 광범위하게 자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금지원으로 금융계가 큰 장애없이 신용경색사태를 넘어가고는 있지만 그 지원에 대한 수요규모가 줄지않고 있어 아직도 신용경색에 따른 유동성위기는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TAF는 자금규모를 이백억불에서 칠백오십억불로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이 자금에 대한 수요은 지속적으로 높은 실정입니다.

연방은행이 신용경색의 정도를 측정하는 두번째 척도는 연방채권 등 위험도가 낮은 채권의 이자율과 일반 대출의 이자율의 차이인 스프레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신용경색이 심할수록 금융권의 자금이 부족한 만큼 위험도가 높은 대출을 회피하게 되기 때문에 위험도가 높은 대출은 높은 이자율을 지급해야만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됩니다. 따라서 자금이 부족하면 할수록 위험도 차이에 따른 스프레드는 커지는 것이 일반적 현상입니다.

그런데 이 스프레드가 최근 들어 줄어들고는 있지만 아직도 전통적인 기준보다는 높은 상태에 있어 연방은행에서 볼 때 신용경색의 문제가 충분히 가시지 않았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금융상태에 대한 연방은행의 진단은 아직 어려움을 빠져나왔다고 보기에는 성급하다는 것입니다. 경제의 낙관적 전망은 시기상조라고 하겠습니다.

2008년 5월 12일

금융주의 부활

금융부문의 주식이 지난 3월 최저점을 형성한 이후 두달간 10% 이상 성장하면서 서브프라임사태와 그에 따른 신용경색으로 심각한 어려움에 처했던 금융계가 이제 안정기에 들어선 것이 아닌가하는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계는 거의 파산상태에까지 갔던 베어스턴스가 구제되면서 금융산업 안정을 위한 연방은행과 재무부의 의지가 확인되고 세계 중앙은행들이 신용경색을 풀기 위한 자금을 대폭 제공하고 있어 신용경색의 문제가 거의 마무리 되지 않았나하는 기대감을 가져오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금융주의 상승으로 전반적인 주식시장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이와 더불어 채권시장에서 보여주는 연방채권과 일반채권의 이자율 차이도 줄어들면서, 최근 들어 실업율과 소매경기가 예상보다 나쁘지 않은 실적이 발표되고 있어 미국 경기침체의 급진적인 악화는 일단 벗어났다고 판단할 만한 분위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에 반해 지금의 상황은 급격한 폭풍 후의 일시적 안도감일 뿐 금융계의 위기는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우선 세계 최대의 금융회사인 시티그룹의 경우만 해도 최근 4십5억불의 증자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로써 지난 5개월간 시티그룹의 다섯 번에 걸친 총 증자액이 4백억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시티그룹은 증자를 할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인상을 주어왔지만 그 후 계속 추가 증자가 필요할 만큼 상황이 나빠지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티그룹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실제 많은 세계적 금융기관들이 의도적이든 아니든 간에 지난 해 서브프라임 사태 발생 후 계속적으로 사태의 심각성을 축소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도 과연 어디까지 잘못될 것인지 그렇게 확신할 수 없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안이한 사태분석과 전망은 단지 몇몇 금융회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연방은행이나 재무부도 비슷했었습니다. 지난 해 2월 중국에서 시작된 금융불안에 대해 부동산 분야에 국한된 문제로 의미를 축소시켜오다 점점 그 규모가 확대돼가면서 현실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도 현재 피어나는 낙관론이 언제 바뀔지 알 수 없게한다고 하겠습니다.

일단 서브프라임 문제의 규모가 얼마인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현재까지 노출된 비율이 30에서 80%정도라고 추산하는데 과연 30쪽에 가까운지 아니면 80쪽에 가까운지에 따라 지금이 안정기의 시작인지 아니면 위기가 본격화하기 전의 폭풍전의 고요인지 판정이 날 것입니다. 일단 금융주의 상승은 반가운 일이나 쉽게 확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