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Money

Thursday, June 19, 2008

2008년 6월 9일

한국 은행들의 글로벌 전략과 미주시장 진출의 방향

한인금융권을 겨냥한 한국은행들의 미주지역 글로벌전략이 최근 탄성을 받고 있다. 빠르게 성장한 한인경제를 목표로 하던 중, 현재 미전체에 걸쳐 발생한 금융권의 주가하락으로 싼가격에 은행구입을 할 수 있는 기회라는 판단이 작용한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시장규모의 성장과 현재 가격이 싸다는 근거만으로는 글로벌전략이라고 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우선 한인사회 성장이라는 측면을 보면 약 35년의 역사를 지닌 한인금융권의 규모가 세계적 규모의 한국은행들에게 글로벌전략에서 중요성을 지닌다고 하기에는 너무 격차가 크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지금 한국 4대 은행들의 규모는 각각 200조원 대에 이른다. 이에 비해 미주 한인은행들의 총합계 규모는 크게 잡아 15조원 정도이다. 그중 가장 큰 은행의 금년 3월말 자산은 4조에 못미치고 있다.

한국 은행들의 미주진출전략의 개요는 우선 한인 은행을 인수한 후 연속적인 인수합병으로 한인금융권을 통일한다는 내용인데 첫째 다 통합한다고 해도 한국의 4대 은행 중 하나의 10분의 1이 안되는데다 열네다섯개의 은행을 인수합병한다는 것 자체가 거의 실현가능성이 없어 통합후 규모는 더 작을 것이다.

내부적으로 들여다 보면 이 15조에 달하는 기반도 여러 지역으로 분산돼있어 집중도가 한국에 비하면 현저히 떨어진다. 한인이 집중된 뉴욕과 로스앤젤러스만 해도 비행시간이 다섯 시간이 넘고 양쪽 주의 문화와 상권은 판이하게 다르다. 이렇듯 미주지역의 한인경제권이라는 개념은 분산화된 미세한 지역들의 집합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규모의 영세성과 지역차는 한인금융권을 지역마다 독특하게 하고 특정 산업에 치중하게 함으로써 한국 은행들이 가지고 있는 대형은행의 장점인 규모의 이익과 대중마케팅의 효과를 크게 떨어뜨린다. 오히려 대형은행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세분화된 소형틈새시장에서 새롭게 경영을 배워야하는 모순을 가져올 수 있다. 한마디로 한국 대형은행의 핵심경쟁력 (Core Competence) 을 적용키 어렵다는 말이다.

두번째로 최근 주가가 떨어져 인수가격이 낮아 투자기회가 좋다는 판단은 인수대상이 그 자체로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가졌을 때만 적용될 수 있다. 인수가 대비 투자수익은 인수 후 대단위의 경영혁신 없이 유지할 수 있는 규모가 돼야하는데 이미 지적한 데로 한인은행의 규모는 아직 그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 은행권의 글로벌전략은 좀더 대승적으로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고 개발한다는 개념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대승적 개념에서의 전략은 현재 한국 은행권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에 기초해야 한다.

한국 은행권은 이미 그 규모나 복합성 면에서 국제적 수준에 올라 있다. 그렇다면 규모의 이익과 한국금융시장이 국내의 첨예한 경쟁을 통해 형성한 섬세한 매스마케팅 전략이 통하는 시장에서 확고한 브랜드를 이루어간다는 목표에서 미주지역 글로벌전략이 추진되어야 한다.

삼성을 벤치마킹하면 쉽게 전략의 방향이 나올 것이다. 삼성은 미국에서 인정받는 브랜드를 확립했다. 삼성이 휴대폰이나 텔레비젼 시장을 진출하면서 한인시장을 기반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인시장은 거꾸로 삼성의 브랜드가 미국을 지배하면서 한 지역시장으로 편입되는 역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진출의 시작과정으로 한인 은행의 인수합병은 타당성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인수 후 과연 대형시장에 들어가 글로벌 브랜드를 개척할 수 있는 가능성이 필수적이 되어야 한다. 인수한 은행의 경영력이나 비젼이한국 은행들의 경쟁력을 미국 전체시장에 접목시킬 수 있는지가 인수대상의 주요 기준이 돼야한다는 말이다.

한국 시장이 포화상태라 해외에서 경쟁해야한다는 명분하에 글로벌전략이 세워졌다면 한국시장에 걸맞는 또 더 나아가 한국시장을 넘어선 더 큰 시장에서 경쟁해 승자가 되겠다는 비젼이 있어야한다. 바로 이 비젼이 대전제가 된 전략만이 진정한 글로벌전략이라고 할 것이다.

0 Comments:

Post a Comment

<<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