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Money

Wednesday, August 30, 2006

스태그플레이션의 우려

스태그플레이션의 우려가 종종 거론된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제가 나빠지는데도 물가는 올라가는 현상을 말한다. 70년대 초스태그플레이션을 처음 경험하기 전까지는 고용과 물가상승율이 역관계에 있다는 이론이 지배적이었다. 소위 필립스커브로 불리는 고용과 물가상승의 상반관계는 경제가 나빠지면 물가는 떨어지고 경제가 좋아지면 물가는 올라간다는 이론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을 경험하기 전까지만 해도 경제의 사이클이라고 하는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원인을 주로 수요 측면에서 설명했다. 수요를 늘리기 위해 돈을 풀면 경제가 성장하는데 돈을 늘리다 보면 자연히 물가가 올라가는 어려움이 생기고 반대로 물가를 잡기위해 돈을 줄이다보면 수요가 줄면서 경제성장이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 현상이라고 받아들였다. 즉 한 쪽이 좋으면 다른 쪽이 나쁜 상반관계가 성립된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순환의 촉발이 공급 측면에서 시작되는 독특성을 지닌다. 총수요가 같은 상태에서 갑자기 공급이 줄어들게 되면 공급 측의 가격이 인상한다. 공급이 줄어드니 경제는 후퇴할 수 밖에 없는데 물가는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 경우는 물가와 고용이 상반관계에 있지 않고 둘 다 나빠지는 아주 안좋은 결과가 된다.

이 관계를 원유의 예로 설명해보면 이해에 도움이 된다.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원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 원유가가 오른다. 이 경우는 수요의 증가가 유가를 올린 것으로 경제도 성장하고 물가도 오르게 된다. 이러다 경제가 나빠지면서 수요가 줄어들면 전체 물가와 함께 원유가도 낮아지게 된다.

반면에 수요는 같은 상태에서 갑자기 중동지역의 전쟁으로 유전이 대량 파괴돼 전세계적으로 원유의 공급이 대폭 줄어들게 되면 원유의 부족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원유가격은 올라간다. 이렇듯 수요가 변하지 않는 상태에서 공급의 대폭 감소가 일으키는 경제위축과 물가상승의 이중고 현상이 스태그플레이션이다.

현재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의견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물가가 상승하는데 경제성장율은 낮아지고 있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금년도 1/4분기의 경제성장율이 5.6%를 기록한데 반해 금년 하반기 경제성장율의 예상은 2.6% 정도고 내년에도 2.7%정도에 머물 것으로 돼있다. 이렇게 경제가 현저히 연착륙하는데 반해 물가상승율은 오히려 연방은행의 한계선인 2%를 넘어서고 있으니 스태그플레이션의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해가 된다.

여기에 덧붙여 유가의 핵심축인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이 커지면서 공급 면에서 큰 위축이 올 수 있다고 보이니 스태그플레이션의 위험 가능성이 상당한 타당성을 받는 것도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위험 경고는 너무 지나친 염려인 점이 있다. 우선 경제가 오랜 기간동안 성장하다 하락하기 시작하면 바로 당장 물가가 내려가는 것이 아니고 어느 정도 시차가 필요하다. 경제가 불황에서 성장기로 접어들 때도 물가가 바로 따라 올라가지 않고 한참 시간이 지나고서 올라가듯 반대로 경제가 하향 조정될 때도 물가가 내려갈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한데 이때 잠시 교차되는 시점에서의 시간차를 기다리지 않고 바로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보는 것은 너무 단순화한 감이 있다.

중동지역의 문제가 원유 공급 부족현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으나 현재 전세계의 경제상황은 70년대와 크게 두가지 면에서 다르다. 우선 미국을 위시한 선진국들의 원유 의존도가 많이 낮아졌다. 둘째로는 유기적으로 연결된 지금의 국제경제구조로 인해 세계 금융당국이 처음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났던 때 보다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준비가 많이 돼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보면 최근 일어나는 물가상승과 경제하락 현상은 스태그플레이션과 유사한 점이 있다고 보이나 경제 과열성장의 고삐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높고 세계 경제의 유기적 대응능력을 볼 때 스태그플레이션을 방지할 능력이 충분히 있는 만큼 아직은 스태그플레이션이 닥치리라고 결론을 내릴 때가 아니라고 본다.

Monday, August 28, 2006

주택시장의 경착륙

지난 주 발표된 7월의 기존 주택과 신규 주택의 판매가 모두 급속히 하락함으로써 주택 경기의 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2001년 부터 2005년까지 전국 평균 58%의 가격인상을 가져오면서 미 경제를 주도했던 부동산 경기가 지난 해 하반기부터 이자율의 상승과 함께 그 열기가 식기 시작했는데 이에 대해 주택관련 업계나 경제관련 기관에서 모두 연착륙 즉 서서히 가격이 조정될 것을 예상하면서 큰 폭의 조정은 없을 것으로 안심시켜왔는데 최근 들어 나타나는 현상을 보면 급속한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입니다.

그동안 해당 업계나 경제당국이 모두 연착륙을 기대한 이유는 두가지로 분석됩니다. 첫째는 지난 4년간의 경제 성장의 기반이 주택경기에 있었던 만큼 주택경기가 갑자기 냉각되었을 때 오는 경제에 대한 심각한 타격이 오는 것을 우려한 데서 주택경기 연착륙을 간절히 희망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논리적 근거라기보다는 단순한 희망사항이라고 하겠습니다.

두번째 이유는 주택경기가 급격히 냉각할만한 경제환경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비록 이자율이 올라갔다고 하나 아직도 역사적으로 보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고 경제도 성장율은 낮아지고 있으나 여전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실업율도 5%미만에 머물만큼 고용시장도 좋다고 보이기 때문에 주택경기가 갑자기 냉각될 이유가 없다는 분석입니다.

그러나 최근 주택판매가 예상보다 급속히 줄어드는 현상을 보면서 경제여건의 건전함에 근거한 주택시장의 연착륙 예측이 그렇게 확실치 않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는데 이에 대한 가장 강한 근거는 지난 4년간 주택가격이 고속 성장한 이유가 경제성장에 있지 않고 연방은행의 저금리정책에 의한 이상현상에 있었듯이 지금 경제가 아무리 좋아도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막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논리입니다. 즉 경제와 무관하게 오른만큼 경제와 무관하게 떨어질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이런 와중에 지난 주 상무성과 전국부동산협회가 발표한 7월 중 신규주택과 기존주택의 매매가 전달 대비 각각 4.3%와 4.1%나 하락함으로써 앞으로 가격하락의 정도가 연착륙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을 더해 주고 있습니다. 특히 매매 부진과 가격하락이 지난 4년간 급격히 가격이 오른 동서부 해안지역과 플로리다 지역에서 더 심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지역적으로 아주 심한 격차가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아 미 경제의 중심지역의 부동산 경착륙을 감안해야할 때가 되었다고 판단됩니다.

Friday, August 25, 2006

도매물가지수의 하락

노동청이 발표한 도매물가지수가 지난 7월 예상치보다 낮은 0.1%만 상승해 물가상승의 위험이 줄어드는 신호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특히 관심을 끄는 부분은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핵심도매물가지수는 0.3%떨어졌는데 이는 지난 2003년 4월 이후 가장 심한 하락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핵심소비자 물가지수도 0.2%만 상승 그 이전 3개월간 0.3%씩 오르던 추세가 꺾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로 지난 8월 8일 연방은행이 이자율 상승 행진을 멈춘 결정이 일단 시의적절하다는 평가를 받게 되었습니다. 연방은행은 비록 아직 물가상승의 압력이 남아있다고는 하나 그 동안의 이자율 상승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이자율 상승으로 물가의 압력을 막아내는데 충분하다는 시각을 기반으로 이자율의 동결을 결정했는데 도매와 소비자 물가가 서서히 안정돼가는 모습은 연방은행의 판단에 대한 타당성을 심어준다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연방은행이 계속 시도해온 경제의 연착륙 시도는 효과가 나오기 시작하고 있고 이 시점에서 더 이상의 긴축정책이 필요치 않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러나 주의해서 봐야할 사항은 핵심에서 제외된 에너지 부분은 6월에 이어 7월에도 인상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이 말은 전체적인 경제의 하락세에 따라 물가의 압력은 줄어든다고 할 수 있으나 공급면에서의 에너지 부분은 아직도 복병으로 남아있다는 연방은행의 주의를 계속 반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관건은 에너지 분야가 경제의 하락세에 따라 수요가 줄면서 가격이 안정될 것인가 아니면 에너지 분야가 오히려 가격상승을 주도하면서 경제는 하락하는데도 물가는 올라가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에너지 가격이 단순히 중국을 비롯한 신흥개발국의 원유 수요 증가에 따른 상승이라면 경제의 하락과 함께 하향조정되겠지만 이란과 미국의 대치 상황이나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대립으로 야기되는 중동지역의 전면전 가능성 등의 지정학적 변수로 인해 원유공급이 타격을 받게되면 70년 대 초처럼 경제는 나빠지는데 물가는 올라가는 스태그플레이션을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주 발표된 도매와 소비자 물가지수의 하락세는 일단 수요 면에서 물가를 조정해준다는 면에서 반가운 소식이지만 여전히 에너지 가격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면에서 아직 확실히 잘된다고 보게하지는 않는다고 하겠습니다. 물가 면에서도 미국을 주도로한 유엔의 이스라엘 중재안에 관심을 많이 보여야할 때입니다.

연방은행의 금리 동결

금융가의 전반적인 예상대로 지난 주 연방은행 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5.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로써 2년 전인 2004년 6월 부터 열일곱번에 걸쳐 0.25%씩 인상해오던 인상행진이 마감되었습니다.

기본적인 연방은행의 입장을 보면 물가상승의 압력은 상당히 존재하지만 물가상승에 대한 기대치가 낮게 형성되어있고 그동안의 이자율 상승이 경제성장을 낮추는 효과가 나오기 시작한다고 평가되는 사실에 근거해 이자율의 추가 인상이 이 단계에서 필요치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연방은행의 결정은 불확실성을 안고 내렸다는 점에서 어려운 용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가상승에 대한 압력이 확실히 줄어들었다고 보이지 않는 가운데 시간이 지나면 물가가 안정될 것이란 기대에 근거해 현재의 이자율이 충분히 높다고 본다는 견해는 만약에 너무 일찍 이자율 인상을 멈춤으로써 올 수 있는 물가의 급상승이라는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연방은행은 지금부터 이자율을 더 올리면 경기가 침체에 빠질 위험이 크다고 판단해 일단 인상을 중단한 채 경제의 방향을 보겠다는 입장을 선택했습니다. 특히 최근 발표된 미 경제성장율의 급격한 하락세나 신규고용창출의 저조 및 부동산시장의 약세가 더 이상의 강경조처는 위험할 수 있다는 판단을 가져온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러나 새 버냉키의장 취임후 처음으로 이자율 결정이 만장일치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연방은행의 결정이 아직 확실히 증명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경제가 서서히 연착륙하면서 물가도 자연스럽게 통제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특히 지정학적 불안과 공급선의 한계로 계속 올라가려는 유가와 최근 들어 확산되는 임금인상의 압력은 아직도 물가의 불안요인으로 잠재하고 있고 언제 안정을 찾을 지도 모르는 막연한 상태입니다. 연방은행이 이번 인상중단의 결정에서 언제라도이자율의 추가인상을 할 수 있다고 단서를 단 사실은 바로 이 물가안정의 보장이 없는 상태에서 인상중단을 결정한 고민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어쨌든 연방은행은 물가상승의 위험보다는 추가 금리인상이 가져올 경제의 하락이 크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고 이렇게 던져진 연방은행의 주사위는 경제가 연착륙해야만 좋은 결정이었다는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이제 긴축 경제정책은 절정에 도달했다고 보입니다.

Monday, August 07, 2006

100불 유가시대

유가의 100불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2005년 세계적 투자회사인 골드만 삭스에서 유가가 배럴당 100불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을 했을때 너무 지나치다고 비판되었습니다. 그런데 1년 이상이 지난 지금 유가가 80불대를 바라보자 유가 100불 시대를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되고 있어 당시 골드만 삭스를 비웃었던 비판자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내용이 어떻든 간에 지금의 현실은 유가 100불 돌파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유가가 급상승하는 원인은 수요와 공급 양쪽에서 다 존재합니다. 우선 수요 면에서는 신흥개발국인 중국과 인디아의 원유 소비량이 계속 커가고 있고 앞으로도 더 커질 전망입니다.

중국과 인디아의 일인당 년간 원유 소비량은 1.7배럴인데 비해 멕시코는 7배럴이고 일본은 17, 미국은 28 배럴입니다. 그 동안 급격한 성장을 했다고 하나 중국과 인디아가 멕시코 수준까지 올라가려해도 지금보다 4배 이상의 소비를 하게 된다는 계산입니다. 중국과 인디아의 인구를 생각할 때 이러한 수요 증가는 원유에 대한 가격상승 압력을 가져올 것은 확실하다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수요가 늘어나는데 반해 공급은 거의 한계점에 와있는 실정입니다. 유가가 최저 수준이었던 90년대 유전개발이나 정유시설확충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최근 늘어나는 수요를 쫓아가기에는 힘겨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란과 이라크 및 나이제리아 등 주요 산유국들의 정치적 외교적 갈등은 가뜩이나 한계점에 도달해 있는 원유 공급을 더욱 불안케 함으로써 원유를 미리 선점해 놓으려는 매점 세력까지 가세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수요와 공급의 이중 압력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 유가가 100불을 넘어선다는 예측은 거의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아도 연이은 이자율 상승에 경기위축을 염려하는 상황에서 유가마저 100불을 넘어서면 개솔린 값도 4불대를 넘어서게 되면서 미 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유가가 본격적으로 경기 침체의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