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Money

Monday, March 16, 2009

2009년 3월

조그만 것들의 의미

최근 등장한 TV광고 중 Allstate 보험사의 광고내용이 흥미롭다. 광고중 흥미를 끄는 도입부분의 내용은 대충 이렇다.

‘Allstate 보험회사는 대공황의 시발점인 1929년 1년 뒤인 1930년에 시작했다. 그런데 경제적 고통이 사회를 휩쓸고 지나가는 대공황 속에서 한가지 미국인들의 삶에 변화가 생겼다. 그것은 조그만 것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었다…’라는 내용이다.

거품이 쓸고 지나가는 지금 우리에게는 어떤 변화가 오고 있을까. 가장 많은 변화는 불안과 허탈로 느껴진다. 과거의 재산을 아쉬워하고 없어진 재산으로 인해 앞으로 살 날에 대한 걱정이 많다.

이렇게 경제적 어려움이 내 삶의 허탈로 연결되는 이유는 삶의 기준이 그만큼 물질적 부에 편중해있었기 때문이다. 물질적 소유를 내 삶으로 동일시했다는 뜻인데 이러한 모습은 거품시대의 전형적 모습이다.

만나면 돈을 버는 얘기요, 내 삶의 평가는 재산의 규모로 결정되었다. 눈만 뜨면 쏟아지는 물질적 삶에 대한 뉴스와 대화는 결국 모든 사람을 전염시켰다. 어느덧 인간의 삶이 물질적 소유에 의존케 되고 이 소유중심의 삶은 인간을 하나의 도구로 전락시킴으로써 다른 다양한 의미와 가치를 왜소하게 만들었다.

문제는 이미 내 삶에 대한 판단기준의 전부가 돼버린 물질이 어느날 내가 어떻게 할 수도 없이 또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져버리면서 나타났다. 그것만이 내 삶이었는데 그것이 없어졌으니 내 삶이 없어진 것이다.

전적인 삶의 파괴요 그에 따른 허탈이다. 이 심리가 깊어지면 바로 공황이 되고 여기에 사로잡히면 빠져나오지 못하는 우울증까지도 일어난다. 비록 재산이 심하게 줄었다고 하나 여전히 큰 재산을 가진 세계적 부호가 자살할 수 있는 이유다.

Allstate의 광고가 주는 메시지는 재산불리기에 집착하던 삶을 포기하고나면 모든게 끝날 것 같은데 오히려 삶을 풍요롭게하는 진정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는 깨달음이다.

그 광고를 보면 조그만 것의 의미가 상징적으로 나타난다. 가족이 모여 집 주차장에 농구를 하는 장면이다. 어느 주말 오후 전가족이 모여 운동을 하면서 땀흘리는 시간은 조그마한 일이다. 그러나 그들 얼굴에는 웃음이 넘친다.

300년 남짓한 자본주의가 가져온 것은 물질적 풍요였다. 그래서 자본주의하면 물질주의를 연상한다. 그러나 자본주의 중 세계를 이끌어간 유럽이나 미국 등의 중심국가들은 정신적 가치관이 대부분 지켜졌다. 문화가 지켜졌고 창의력이 존중되었으며 인간에 대한 사랑이 실천되어 왔다. 자본주의가 물질주의와 동일시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 가치관은 바로 물질주의에서 조그맣게 생각해 무시해온 조그만 것들을 소중하게 지켜왔다. 물질은 이러한 가치관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지 물질적 부 자체가 목표는 아니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가끔씩 물질주의에 집착한 가장 낮은 수준의 자본주의가 사회를 지배하는 시대적 병에 걸리곤 했다. 거품의 세월이다. 그러다 그 거품이 꺼지면 사회는 진통을 겪는다. 재산이 사라진 허탈감이 엄습한다.

거품이 꺼졌다. 너무나 고통이 심하다. 앞으로 당분간 더 심할 것이다. 물질적 공황과 함께 심리적 공황이 더 힘들게 한다. 이 고통을 가장 잘 극복하는 길은 어떻게든 빨리 잃어버린 물질을 되찾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그동안 물질에 집착하면서 잃어버렸던 삶의 진정한 가치를 되찾는 것이다. 거창한 것이 아니다. 바로 우리 주변에 있는 조그만 것들이다.

열심히 일하는 삶은 보람있다. 조금씩 노력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생활은 그날 하루하루가 즐겁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다. 이제 거품의 혼란속에 무작정 쫗아다니던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진정한 노동과 나눔의 기쁨을 찾아야할 때이다. 그 길이 또 경제를 빨리 건강하게 만드는 길이기도 하다.

고은 선생의 시가 생각난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2009년 3월 16일

공매도 제한 규칙

2007년 폐기되었던 공매도의 상승가 매도 원칙이 다시 부활될 전망입니다. 샤피로 신임 증권거래위원장은 지난 해 주식시장 불안정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어왔던 공매도 제한완화를 다시 복구시키기 위해 여론을 모을 계획이라고 발표해 공매도의 상승가 매도원칙의 부활을 시사했습니다.

영어로 short selling이라고 불리는 공매도는 주식가격이 떨어질 것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주식을 빌려서 먼저 팔아 놓고 나중에 주식가격이 떨어지면 그 때 떨어진 가격으로 주식을 사서 빌려온 주식을 갚는 매매방식입니다.

예상대로 주식가격이 떨어지면 공매도를 한 투자자는 떨어진 폭 만큼의 이익을 갖게되지만 반대로 주식가격이 오르면 빌려온 주식을 갚기 위해 더 올라간 가격으로 주식을 구입해야함으로 올라간 가격만큼의 손실을 보게 됩니다.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는 주식가격이 오르는 쪽으로 기대하면 현재 주식을 사게되고 내리는 쪽으로 기대하면 현재 가진 주식을 팔게 됩니다.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경우에는 현재 주식을 갖고 있지 않아도 새로 사면 되지만 내리는 쪽으로 기대하는 투자자는 그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이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투자자가 주식가격의 하락을 예상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거래방식이 남의 주식을 빌려서 미리 팔아놓는 공매도입니다.

이 공매도가 지난 해 비난의 대상으로 지목되었던 이유는 대량으로 공매도를 친 투자자들이 그 대상회사에 대한 악선전을 퍼뜨려서 주식가격의 폭락을 유도하고 그 악선전과 주식가격의 폭락이 그 회사의 주주와 고객에게 불안감을 가져와 회사를 망하게까지 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례는 불안이 극도로 심했던 금융주식의 경우에 많이 나타났는데 실례로 투자은행 중 첫번째로 문을 닫았던 베어스턴스는 공매도자들의 집단적 음해성 루머로 과도하게 공격당했다는 의심을 받아왔습니다.

이렇게 공매도가 남용되면서 주식시장의 폭락이 더 커졌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작년 하반기부터 공매도에 대한 제한이 시작돼 일단 한시적으로 공매도 자체가 금지되었고 공매도를 위해서는 미리 주식을 빌려놓고 시작해야하는데 빌려놓지도 않고 시작한 Naked Short 즉 벌거벗은 공매도 행위도 엄격하게 단속되었습니다.

이런 일련의 공매도 제한조치로서 이번에는 2007년에 폐기되었던 공매도 시 반드시 가격이 오를 때만 미리 팔 수 있다는 상승가제한 즉 uptick 원칙도 다시 부활하겠다는 것입니다. 주식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적 보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2009년 3월 9일

전세계적 경기활성화 노력

지난 주 세계주요경제국인 영국과 유럽공동체가 각각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이자율인 0.5%와 1.5%로 낮추고, 중국의 원자바오총리가 어떻게해서든 중국경제를 8%대의 성장을 시키겠다고 천명하는 등 세계가 꺼져가는 경제를 살리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특히 이자율 부문에서는 미국, 영국, 유럽공동체, 일본의 4대 선진대국이 모두 역사 이래 가장 낮은 이자율 시대에 돌입했고, 이중 미국, 일본, 영국은 기술상 더 이상 이자율을 낮출 수 없는 상태에까지 이르러 이제부터는 경기부양을 위한 이자율 정책을 쓸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현 세계경제에서 힘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정부의 부채가 상대적으로 낮고 산업화의 여지가 남아 있는 중국의 과감한 경기부양정책인데 이를 반영하듯 중국이 경제성장율을 최소한 유지해야하는 마지노선이라 할 수 있는 8%대를 지키겠다고 한 선언은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하겠습니다.

문제는 이토록 유례가 없는 주요 선진국들의 경기부양책이 옆에서 보기에도 안타까울 정도일 만큼 과감함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회복세를 보인다거나 최소한 바닥에 가까워졌다는 낙관적 견해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실제 경기부양책을 주도하는 정부의 발표를 봐도 이렇게 과감하게 경기부양형 금리정책을 실시하면서도 앞으로 더 나빠지면 양적팽창 같은 비상수단을 쓸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발언을 삽입할 정도로 지금의 정책만으로 사태수습이 되지 않을 수 있음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정책의 효과가 나온다는 확신이 없어도 꾸준히 정책을 펴나가는 방법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도 당국과 경제계 그리고 하루하루의 불안을 안고 가는 국민에게 답답함을 더하고 있습니다.

현재 계속 발표되는 경기관련 지표를 보면 어느 한 분야라도 잘되는 곳이 없이 전분야가 서로 얽혀 더 잘못돼가는 악순환에 빠져 있습니다. 소비가 줄고, 기업실적이 나빠지자 실업자가 늘어나는데, 실업자가 늘어나니 다시 소비가 더 줄고 기업실적이 더 나빠지는 식입니다.

또 주택도 가격이 떨어지고 실업이 늘어나자 차압이 솟구치는데 차압이 많아지자 다시 주택가격이 더 떨어지는 악순환의 틀에 빠져있는 것입니다.

이제 단순히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경기하락의 악순환이 바로 돌아서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해야할 때입니다. 낮은 금리와 정부지출의 증가의 효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보는 수 밖에 없다는 말입니다.

2009년 3월 2일

소비자 신뢰지수

지난 주 발표된 컨퍼런스보드의 2월의 소비자신뢰지수가 1967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최저점을 기록해 앞으로도 당분간 경제회복의 기미를 찾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계속 소비자신뢰지수가 떨어져오던 중 지난 몇 개월간 30대에 머무르고 있어와서 이번 달에는 약간의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무려 12나 떨어진 25인 최저점을 기록해 현재의 상태가 더욱 어려움 속으로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수는 두가지 주요 변수로 나뉘어있는데 현재의 상황에 대한 지수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한 지수입니다. 그런데 이 두 지수 다 지난 달에 비해 급격하게 떨어져서 현재 느끼는 불안감도 크고 동시에 앞으로에 대해서도 비관적이라고 분석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으나 역시 가장 큰 부분은 금년 들어 경기가 심각하게 나빠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다고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입니다.

이미 작년 말 부터 실물경제 즉 소비와 고용 분야가 상당히 나빠지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에 원인이 되어왔던 금융분야의 위기가 나아지기보다는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심리가 위축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대통령 취임에 대한 기대감도 많이 있었으나 실제 오바마 대통령 취임 후 의회에서 경기부양안이 민주당 만의 지지로 통과됨으로써 이 부양안의 효과에 대해 공화당 쪽의 계속되는 공격이 있고 전체적으로도 과연 현재의 위기를 빠른 기간에 해결할 수 없다는 현실인식이 비관론을 자극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역시 가장 큰 핵심은 금융권의 불안입니다. 작년 10월 부터 금융구제안을 실시해 수천억불의 돈이 금융권에 흘러들어갔는데도 다시 시티와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야하고 앞으로도 언제 대형은행들의 부실문제가 끝이 날지 모르는데다, 중소형 은행들의 파산이 속속 나타나고 있어 소비자 심리를 급격하게 위축시키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이제 금융구제안과 경기부양안이 다 가동될 시점에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들 구제안들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들 구제안이 시작된다고 해도 경기가 돌아선다는 확신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러한 사실이 이번 소비자 신뢰지수에 잘 반영이 되어있으며 이런 상황을 이해한다면 섣부른 경기회복론이나 투자시장에 참여하는 일은 자제해야할 것입니다. 그만큼 지금의 문제는 깊고 큽니다.

2009년 2월23일

금융사기의 잠재적 위험

메이도프 금융사기의 충격이 가라앉기도 전에 다시 스탠포드 금융사의 사기사건이 발생해 가뜩이나 어려운 금융계에 긴장을 더하고 있습니다.

2월 13일 연방증권거래위원회와 플로리다금융감독국이 합동으로 긴급검사를 시작한 스탠포드사는 전체 그룹의 규모는 메이도프와 비슷한 5백억불로 알려져 있고, 이번에 검사대상이 되는 플로리다의 증권회사는 약 8십5억불의 자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단 검사가 시작된 2월 13일 까지만 해도 스탠포드 회장은 일반적 검사일 뿐 특별한 사안이 아니라고 애써 발뺌을 했으나, 연휴 후 바로 증권거래위원회는 금융사기의 혐의로 수사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수사의 내용은 스탠포드사가 정기예금의 투자자들에게 지난 15년간 뭔가 그들만의 특별한 방법으로 두자리 수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는데 근거해서 현재 도저히 가능할 수 없고 근거가 없는 높은 이자율을 약속했다는 것입니다.

투자자들에게 근거로 삼은 과거기록도 조작되었을 뿐만 아니라 현재 제시한 수익율도 황당하기 때문에 금융사기를 목적으로 했다고 증명하기에 충분하다는 설명입니다.

이번 사건은 메이도프의 사건이 터졌을 때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사설 투자기관이 생겨난 이번 거품기간에 사기성 투자기관도 상당히 있었을 것이고, 이들 기관들은 거품의 붕괴과정에서 더 이상 사기를 유지하지 못해 드러날 것이라는 전망이었습니다.

메이도프 이후 인디아에서 가장 큰 정보통신업체가 회계부정을 양심선언하는가 하면 한국에서도 다단계 사기가 검거되는 등 거품 후유증의 또 하나의 문제가 표면화하는 것입니다.

이들 사기 기관들은 주식시장이 좋을 때는 많은 투자자들이 의심을 하지 않고 터무니 없는 수익을 발표해도 있을 수 있다는 위험불감증에 사로잡혀있기 때문에 계속 그 사기행각을 연장하고 더 나아가 키워나가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거품이 꺼지고 자금회전이 안되기 시작하면 더 이상 추가사기를 통해 눈먼 돈을 끌어오지 못하면서 마침내 폭로되는 운명을 걷게됩니다. 거품 때도 그렇지만 지금도 아직까지 허황된 투자수익을 쫗아다니는 심리는 투자사기의 희생이 되기 쉽다는 현실을 깨닫게해주는 교훈적 사례입니다.

2009년 2월 16일

주정부적자의 문제

많은 격론과 중재를 거쳐 지난 주 경기부양안이 타결되었습니다. 경기부양이냐 정부지출의 증가냐라는 경제철학적 논쟁으로 민주당과 공화당간의 기싸움이 있었으나, 최종적으로 민주당의 부양안 규모감소의 양보를 통해 대체로 원만한 타협이 이루어졌다고 하겠습니다.

내용의 개요를 보면 약 35%에 해당하는 2천8백억불이 세금혜택으로 돌아가고 나머지는 정부지출로 쓰여지게 됩니다. 정부지출에 해당하는 분야는 실업수당 수혜기간을 연장해주고 저소득층의 생활보조를 늘여주는 보조분야와 도로와 항만을 건설하는 사회간접자본 투자인 공공사업 분야가 있습니다.

경기부양안에서 주정부의 재정적자를 도와주는 부분이 필요한 이유는 주정부와 연방정부의 이중구조에 따른 효과감소를 제거하기 위해서입니다.

미국은 50개 주로 구성돼있는 연방체제인데 연방과 달리 주정부는 돈을 찍어내는 기능이나 주의 통화를 관리하는 중앙은행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주정부는 재정적자가 나면 예산을 줄이거나, 세금을 늘이거나 아니면 연방에서 돈을 빌려와야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경기침체는 주정부의 소득원인 주소득세나 판매세를 급격히 감소시키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이익이 줄고 개인들도 직장을 잃거나 임금이 깎인 경우가 많고 소매경기가 줄어드니 이들 세금원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 늘어나는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주정부가 세금을 올리거나 정부지출을 줄인다면 해당하는 주의 거주자들은 줄어드는 소득과 함께 이중고를 겪게됩니다.

따라서 경기침체를 해결하고자 연방정부가 지출을 늘이거나 세금을 줄이는 부양안을 쓸 경우, 주정부의 적자를 방치하면 연방정부의 경기부양안의 효과가 감소하는 모순이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이번 부양안에도 주정부 구제안이 포함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상하원 절충에서 이 주정부보조가 가장 논란이 되었고 결국 최종적으로 당초 하원안이었던 9백5십억불에서 크게 떨어져 5백3십6억불로 줄어들었습니다.

이렇게 되자 당장 적자가 심한 캘리포니아 같은 주는 내년까지 410억불의 적자가 예상되는데 연방보조는 260억불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주세금 인상이나 주정부지출 감소를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캘리포니아 주민에게는 연방의 경기부양안의 효과가 상당히 감소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2009년 2월 9일

자동차 산업의 시련

지난 1월의 미국 자동차 판매가 급격하게 떨어져 조금이라도 경제회복의 실마리를 찾아보고자 했던 경제계를 실망시켰습니다.

미국의 근간 산업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자동차산업의 문제는 지난 해 하반기 소위 Big3라고 하는 GM. Ford, Chrysler사가 민간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구제자금을 신청하면서 심각하게 다가왔습니다.

의회에서 몇 차례에 걸친 청문회까지 열리면서 민간기업에 대한 정부구제가 타당한가라는 경제철학적 논쟁까지 불러일으켰던 구제자금 신청은 일단 백악관의 일부 긴급자금 공급이라는 궁여지책으로 급한 불을 끄고 넘어갔습니다.

그런 와중에 미국자동차 회사들 뿐만 아니라 토요타를 포함한 외국계 자동차 회사들까지 매출의 대폭 감소를 겪더니 급기야는 거의 모든 자동차 회사들의 적자까지 기록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2008년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전반적인 자동차 산업의 몰락을 벗어나기 위해 금년 들어 모든 자동차 회사들은 유례없이 높은 차 한대당 2천7백불에 해당하는 자동차 판매 인센티브까지 동원해 사태전환을 모색하였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거의 대부분의 주요 자동차 회사들의 판매가 50% 가까이 하락하는 최악이어서, 이제 자동차 판매는 일시적 판매촉진 전략으로 되돌릴 수 없는 경제전반의 구조적 하락으로 받아들여야 할 단계까지 이르렀다고 분석됩니다.

자동차 판매의 급격한 하락이 근본적 시장구조의 변화라는 인식은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구제자금이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일깨워주게 됩니다. 구제자금으로 순간적 위기를 벗어난다고 해도 밑빠진 독에 물붙기에 불과할 것이 될 것이라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자동차 산업이 거쳐야할 조정과정은 크게 세가지 분야가 될 것입니다. 첫째는 부풀려진 생산시설의 축소이고 둘째는 인원의 감소 그리고 세째는 빚의 축소입니다.

앞의 두부분은 장기계약의 파기가 없이는 불가능하고 세번째인 빚은 대출기관의 탕감이 없으면 안됩니다. 그러나 이 세가지 분야의 협상대상인 건물주와 노동자 그리고 은행 역시 이 협상에 응해주면 스스로의 어려움이 바로 다가오기 때문에 그렇게 쉽게 타협이 이루어지기 힘들것입니다. 자동차 산업의 문제가 구제자금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