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Money

Monday, May 14, 2007

연방은행의 금리동결

지난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예상대로 은행간 기준금리를 현행 5.25%에 동결시켰습니다. 이미 이자율 동결은 당연한 결정으로 알고 있었기에 이번 회의에서도 역시 관심은 앞으로 언제쯤 연방은행이 이자율을 낮출 것인지 힌트를 얻고자 하는데 있었습니다.

이런 면에서 이번 이자율 결정 발표설명문을 보면 지난 3월의 결정시 배경과 큰 차이가 없어 여전히 이자율에 대한 전망은 단기적으로 불투명하다고 하겠습니다. 즉 연방은행이 보는 현 상태는 경제는 금년초 많이 둔화되었으나 인플레는 여전히 목표수준보다 높아 연방은행은 아직도 인플레를 걱정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우선 이자율을 낮추어야할 여건을 보면 금년 1/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이 1.3%성장 현저히 둔화되고 있고 기업의 시설과 재고에 대한 투자도 약화되었으며 주택시장의 침체가 서서히 전경제분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와중에 3월에 불거진 서브프라임 대출기관의 어려움이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는 상태를 들 수 있습니다.

반면에 이자율을 낮출 수 없거나 오히려 올려야할 상황을 보면 연방은행이 가장 무게를 두는 인플레 지수가 아직도 연방은행의 목표 상한치인 2%보다 높은 2.1%여서 인플레가 통제되었다는 자신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금융시장이 연방은행의 이자율 인하를 계속 기대하는 이유는 인플레의 위협이 높다는 연방은행의 우려를 너무 보수적인 견해라고 생각하는데 있습니다. 이미 기울기 시작한 주택가격이 궁극적으로 주택비용을 낮추게 될 것이고, 작년까지 오르기만 했던 에너지 가격도 금년 들어 안정돼가고 있으며, 경기가 서서히 둔화되면서 아직 물가상승의 변수로 도사리고 있는 고용시장도 점차 여유를 갖게될 것이기 때문에 현재 인플레가 연방은행의 안정권보다 높다해도 안정권 아래로 낮아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지 반대로 오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연방은행은 비록 여건상 인플레가 시간이 가면 낮아질 것으로 예측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완전한 확인 즉 실제로 인플레지수가 낮아지는 것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이자율에 대한 강경입장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러한 연방은행의 강경자세는 인플레는 현실적 결과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기대감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에 기인합니다. 만약 사회전반적으로 인플레가 높아지는 현상을 당연히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전반적인 가격상승의 소용돌이가 발생하고 그 때는 더 높은 이자율로 인플레를 막아야하는 어려운 사태가 오기 때문에 사전에 인플레는 용납치 않겠다는 연방은행의 자세를 강조함으로써 사회전반에 걸친 인플레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져있기를 바란다는 것입니다. 아직도 인플레에 대해 만만히 봐야할 시점이 아니고 이자율 하락에 대한 기대는 당분간 섣부르다고 하겠습니다.

Friday, May 11, 2007

시장경제와 폭력

시장경제가 효율적이기 위해서는 구매자와 판매자가 강요되지 않는 거래를 할 수 있는 자유가 필수적이다. 계급사회나 노예제도처럼 한 계층이 다른 계층을 물리적으로 또는 법적으로 억압할 수 있게되면 억압하는 계층은 억압받는 계층의 희생을 바탕으로 많은 이익을 취할 수 있지만 사회 전체적으로는 생산성이 억압이 없을 때에 비해 떨어진다고 시장경제는 주장한다.

이렇게 억압없는 자유를 보장하는 시장경제가 더 효율적인 일차적인 이유는 자유로운 선택이 주어지면 사회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능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는 분야에 진출하는 선택을 함으로써 사회전체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자원의 분배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유로운 선택이 사회의 효율성을 가져다주는 더 큰 이유는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 진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자신의 능력을 발전시키는 동기유발을 해준다는데 있다. 현재 있는 자원도 가장 효과적으로 배치되지만 현재보다 더 큰 역량을 배출해주는동기유발로 인해 더 많은 사회효용을 창출해낸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장경제의 효율성은 이에 가장 강하게 맞섰던 공산권을 중심으로한 계획경제가 몰락함으로써 증명이 되었다.

그러나 언제나 강제력을 가진 자는 강제력을 사용하면 사회전체적으로는 손실이 될망정 자신에게 오는 이익은 늘일 수 있기 때문에 법의 허점이나 무방비를 이용 다른 사람의 권리를 남용하는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해서 시장경제의 성공에는 힘을 가진자가 불법적으로 약한 자의 권리침해를 방지하는 공권력이 필요하고 사회적으로도 구성원 모두가 게임의 법칙을 준수하는 의식수준의 성장이 필수적이다.

어느 대기업의 총수가 자신의 아들을 폭행한 가해자를 조직을 동원해 보복폭행한 최근의 한 사건을 지나친 아들사랑에 의한 과잉반응이라는 사회현상만으로 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장경제의 첨병이라 할 실물 경제의 주요지도자가 사조직의 힘으로 응징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은 그 기업이 기업활동에 있어서도 혹시 사조직의 힘으로 공정한 게임의 법칙을 무시할 수 있는 단면을 보여주고 있어 한국시장경제의 발전에 매우 심각한 의미를 갖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사건은 기업가의 불미스러운 행위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얼마전 한국 사회에서 중상류 계층이라 할 수 있는 모항공사의 조종사 노조가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집단행동을 한 것도 시장경제의 원리를 거스르는 행위인 점에서 기업총수의 개인보복과 다를 바가 없다.

과거 군부개발독재시대에 억압되었던 노동자의 인권을 보장받고 정당한 보상을 받기위한 노조의 역할은 긍정적이었고 지금도 어느 부분에서는 필요한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단지 노조라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법적 계약적 관계를 인정치 않고 더 많은 처우개선을 원하는 것 역시 크게보면 힘으로 타인의 권리를 무시하는 폭력과 맥을 같이한다.

사회전체적인 부를 희생하더라도 내 이익만 요구한다는 점에서 단체의 힘으로 부당한 요구를 하는 노조나 물리적 힘으로 일을 해결하겠다는 폭력이나 동일하다. 다행이도 최근 들어 부당한 노동자의 단체행위에 대해 사회가 냉담하고 이번 재벌총수의 폭력사태도 법적 처리가 엄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사회가 성숙해간다는 증거다.

시장경제는 더 많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게하기 위한 물질적 풍요를 가장 효율적으로 가져다주는 제도임과 동시에 시장경제에 있어 효율성의 기반은 모든 개인이 억압받지 않는 자유를 보장받는다는 원칙이기에 정신적인 풍요도 가져다주는 제도이다. 시장경제가 꽃피며 세계의 경제리더로 부상하고 있는 한국에서 폭력이 절대로 용납되서는 안되는 이유다.

베네주엘라의 원유정책

지난 주 베네주엘라의 차베스 대통령이 주로 미국기업들이 주도하는 네 개의 주요 원유개발사업을 국유화한다는 선언을 함으로써 미국과의 정치적 경제적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미 지난 3월 말에 오리노코강 주변에 최대원유매장지역 개발을 중국의 CNPC사와 베네주엘라의 국영기업인 페트롤레스데베네주엘라의 협력하에 진행하겠다는 계획서를 발표했던 터라 지난 주의 국유화 선언은 하나의 형식에 불과하지만 비중동지역 산유국중 가장 미국에 의미가 큰 베네주엘라가 그동안 미국 중심의 정치 외교 관계에서 선회 중국으로 돌아선 것은 미국의 입장에서 중요한 변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베네주엘라의 탈 미국정책의 배경에는 역시 전반적인 반미감정이 자리잡고 있지만 특히 베네주엘라의 차베스 대통령의 경우에는 1999년 집권 이후 미국이 자신을 제거하려는 쿠데타의 배후에 있었고 그 쿠데타의 실패 후에도 계속 암살을 시도해왔다는 적대의식까지 갖고있어 양국 관계가 급속히 나빠져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베네주엘라는 미국의 대안으로 중국을 겨냥하고 있는데 우선 오리노코강 지역 유전개발을 중국의 CNPC사와 공동으로 하는 개발사업부터 향후 2012년까지 현재의 하루 십오만배럴의 수출량을 백만배럴까지 올리는 계획까지 광범위하게 중국을 베네주엘라의 중심 교역국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으로서는 그동안 캐나다,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 다음 네번째로 원유의 수입을 의존해왔던 베네주엘라의 탈 미국선언으로 인해 정치적으로 훨씬 불안한 중동지역의 원유의존도를 높여야한다는 부담을 안게되었습니다. 중동지역은 이라크와 이란 문제등 단기간에 풀 수 없는 정치적 대치상황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이스라엘의 문제까지 얽혀있어 미국이 중동지역에 원유 의존도를 높인다는 것은 국가안보의 차원에서 선택하기 싫은 대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인 면에서도 베네주엘라의 탈 미국선언은 원유공급의 안정성을 떨어뜨리면서 장기적으로 고유가 상황을 만들어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수 있습니다. 그 동안 베네주엘라는 이차대전 중이나 제1차 이라크와의 전쟁 중에 생산량을 대폭 늘여 미국에 대한 원유공급을 원활히 해주었고 1973년 석유파동 중에도 석유수출국기구 즉 OPEC의 노선을 벗어나면서까지 미국의 원유수요를 충당해 주던 국가입니다. 이렇게 원유의 정치적 불안성을 보완해주던 베네주엘라가 미국으로부터 멀어짐으로 인해 미국의 원유수급에 대한 불안이 올라감으로써 그렇지 않아도 높은 유가를 어렵게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