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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May 11, 2007

베네주엘라의 원유정책

지난 주 베네주엘라의 차베스 대통령이 주로 미국기업들이 주도하는 네 개의 주요 원유개발사업을 국유화한다는 선언을 함으로써 미국과의 정치적 경제적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미 지난 3월 말에 오리노코강 주변에 최대원유매장지역 개발을 중국의 CNPC사와 베네주엘라의 국영기업인 페트롤레스데베네주엘라의 협력하에 진행하겠다는 계획서를 발표했던 터라 지난 주의 국유화 선언은 하나의 형식에 불과하지만 비중동지역 산유국중 가장 미국에 의미가 큰 베네주엘라가 그동안 미국 중심의 정치 외교 관계에서 선회 중국으로 돌아선 것은 미국의 입장에서 중요한 변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베네주엘라의 탈 미국정책의 배경에는 역시 전반적인 반미감정이 자리잡고 있지만 특히 베네주엘라의 차베스 대통령의 경우에는 1999년 집권 이후 미국이 자신을 제거하려는 쿠데타의 배후에 있었고 그 쿠데타의 실패 후에도 계속 암살을 시도해왔다는 적대의식까지 갖고있어 양국 관계가 급속히 나빠져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베네주엘라는 미국의 대안으로 중국을 겨냥하고 있는데 우선 오리노코강 지역 유전개발을 중국의 CNPC사와 공동으로 하는 개발사업부터 향후 2012년까지 현재의 하루 십오만배럴의 수출량을 백만배럴까지 올리는 계획까지 광범위하게 중국을 베네주엘라의 중심 교역국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으로서는 그동안 캐나다,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 다음 네번째로 원유의 수입을 의존해왔던 베네주엘라의 탈 미국선언으로 인해 정치적으로 훨씬 불안한 중동지역의 원유의존도를 높여야한다는 부담을 안게되었습니다. 중동지역은 이라크와 이란 문제등 단기간에 풀 수 없는 정치적 대치상황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이스라엘의 문제까지 얽혀있어 미국이 중동지역에 원유 의존도를 높인다는 것은 국가안보의 차원에서 선택하기 싫은 대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인 면에서도 베네주엘라의 탈 미국선언은 원유공급의 안정성을 떨어뜨리면서 장기적으로 고유가 상황을 만들어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수 있습니다. 그 동안 베네주엘라는 이차대전 중이나 제1차 이라크와의 전쟁 중에 생산량을 대폭 늘여 미국에 대한 원유공급을 원활히 해주었고 1973년 석유파동 중에도 석유수출국기구 즉 OPEC의 노선을 벗어나면서까지 미국의 원유수요를 충당해 주던 국가입니다. 이렇게 원유의 정치적 불안성을 보완해주던 베네주엘라가 미국으로부터 멀어짐으로 인해 미국의 원유수급에 대한 불안이 올라감으로써 그렇지 않아도 높은 유가를 어렵게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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