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Money

Friday, April 11, 2008

2008년 4월 2일

체감경기로 보는 한인경제

정부나 경제조사기관의 발표와 체감경기가 다르다고 느끼는 경우가 자주 있다. 요즘이 특히 그렇다.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침체에 들어갔다는 확실성이 아직 없는데 주택경기나 소비경기 등 일상 현실에서는 쉽게 어려움을 목격할 수 있다.

체감경기와 지표경기의 괴리감이 생기는 이유 중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가 시간차다. 대부분의 정부지표는 자료수집과 통계처리를 위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다보니 대개 현실보다 뒤늦게 된다. 특히 변화가 심한 요즘과 같은 시대에는 몇달 전의 지표가 갖는 의미가 많이 쇠퇴할 수 밖에 없다.

이 시차에 따른 괴리감이 거의 없는 지표로 소비자신뢰지수가 있다. TNS라는 세계최대의 조사기관이 매달 5천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소비자신뢰지수는 1985년을 기준시점으로 소비자들의 경제에 대한 상대적 심리상태를 보여주는 권위있는 조사로 인정받고 있다.

소비자신뢰지수는 사업여건과 고용여건 면에서 현재의 상황과 향후 6개월에 대한 전망의 두분야로 나뉘는데 전자를 현상황지수(Present Situation Index)라 하고 후자를 기대지수(Expectations Index)라고 부른다.

이 소비자신뢰지수가 체감경기에 대한 현실성이 높은 이유는 그 조사빈도가 매달이라 자주있고 그 발표 또한 거의 동시에 이루어짐으로써 여타 지표들이 갖는 시간차의 한계를 갖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반면에 소비자신뢰지수는 매달매달의 변동성이 심해 신뢰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어떤 특별한 사건이 발생하면 심한 심리적 요동을 칠 수 있기 때문이다. 카트리나태풍 같은 사건 때 신뢰지수가 급격히 떨어졌다 바로 다음 달 빠른 회복을 한 경우가 좋은 예이다.

따라서 소비자신뢰지수는 한 두달의 변동보다 몇개월에 걸친 추세가 중요하며 변동폭이 클수로 의미가 있다. 즉 신뢰지수가 장기간에 걸쳐 큰 폭으로 떨어지면 경제가 어려워진다는 신뢰성이 그만큼 높다고 평가된다.

3월 18일로 마감된 3월의 소비자신뢰지수가 그 전 두달의 대폭하락에 이어 다시 크게 떨어진 64.5를 기록함으로써 2003년 3월 이후 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해 가뜩이나 불안한 미경제를 더욱 어둡게하고 있다.

현상황지수와 기대지수가 모두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특히 기대지수는 47.9까지 떨어져 원유금수조치와 닉슨대통령의 하야사건이 있었던 1973년 12월 이후 3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함으로써 앞으로 미경제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꺾고 있다.

이러한 하락세는 작년 7월 이후부터 이어져온데다 그 하락폭도 110정도에서 64대까지 거의 반이 떨어져 추세와 폭 양면에서 소비자가 느끼는 경제는 심각하게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의 체감경기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 한인사회의 소비자신뢰지수를 측정한다면 미국전체보다 더 심각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인경제는 미국전체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산업이 단순하기 때문에 부동산 의존도가 높고 따라서 부동산침체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밖에 없다. 한국에서 오는 투자가 보완해주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지만 부동산이 비워놓은 자리를 메꾸기에는 역부족이다.

마찬가지 과정으로 한인경제가 침체를 넘어서는 것도 미전체보다 느릴 가능성이 높다. 보완경제가 부족하기 때문에 부동산경제를 대체할 산업이 나오는데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인경제가 인식해야하는 상황은 미전체경제가 이미 침체에 들어간 지금 한인경제는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고 회복 또한 더딜 것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90년대 초와 이번의 두번에 걸친 부동산 사이클을 겪으면서 아직 산업의 다변화가 덜 되어있는 현실을 절감한다. 역사가 짧고 규모가 적다보니 당연한 현상이라 할 것이다. 그래서 훨씬 심한 체감경기의 고통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지난 90년대의 시련을 겪고나서 한인경제가 더 커지고 다양화해지는 성숙을 이루었듯 이번 시련도 우리사회를 더 심화시킬 계기가 될 것이다. 이 계기는 우리경제를 다변화하고 경쟁력있게 만드는 재편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재편은 변화다. 사업을 바꾸고 다양화하는 근본적 변화에서부터 효율성을 올리기위한 감원이나 비용절감 그리고 새로운 기술습득 등 사업주와 직장인들 모두에게 변화를 요구한다. 이 어려움의 소용돌이에서 변화를 주도하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그러면서도 더 큰 기회는 반드시 올 것이다. 그렇게 경제는 커가는 것이다. 변화를 주도하는 의지가 필요한 시기이다.

2008년 4월 14일

IMF의 경제전망

지난 주 세계경제의 핵심기관인 IMF가 비관적인 세계경제전망을 해 미국 연방은행과 비슷한 입장을 보여줌으로써 이제 미국과 전세계적인 경제불안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해주었습니다.

우선 2008년도 전세계 경제성장율전망이 지난 1월의 4.2%에서 3.7%로 낮아졌는데 이에 대한 배경으로는 금융위기로 전세계적 생산활동이 급격히 줄어들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 서브프라임 문제로 촉발된 금융시장의 불안상태를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상황으로 분석하면서 비록 금융당국의 노력에 의해 많이 안정이 돼 어느 정도 큰 위험은 지나간 것으로 보이나 아직도 문제확산의 잠재적 파괴력이 높아 고비는 넘었다고 속단하기 어렵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직 미국의 주택시장 조정이 중간단계 정도라고 진단한 IMF는 미국 경제가 금년도 약한 침체를 겪을 것이고 내년도부터 회복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함으로써 미국의 부동산 시장의 안정이 요원함을 경고했습니다.

이러한 비관적 분위기는 바로 선진국들에게 경기부양형 금융정책을 유지 내지는 시도하는 것이 좋겠다는 권고로 이어졌는데 인플레 압력이 통제되고 있는 유럽에 대해서는 금리인하의 여력이 있다고 평가해 금리인하를 유도했고 미국의 공격적 금리인하정책에 대해서는 적절한 조치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특기할 만한 내용은 미국의 어려움이 다른 국가들의 어려움으로 연결될 것인가하는 부분에 대해 현재까지는 미국의 문제가 주택과 금융에 국한돼 나타났기 때문에 미국외 지역의 영향은 적은 편이어서 양 지역의 차별화가 나온다고 할 수 있으나 만약 미국 신용위기가 실물경제로 연결될 경우 과연 미국의 악영향을 다른 나라들이 피해갈 수 있는지는 미지수라는 입장을 밝혀 미국외 국가들이 안심할 수 없음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 사항은 우리 한인에게는 더 의미가 깊은 부분인데 한국경제가 미국의 악영향을 피할 수 있느냐의 사안이 되기 때문입니다. 한인 경제는 한국의 영향도 많이 받는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이 동시에 나빠진다면 한인경제는 훨씬 큰 침체를 겪을 것이므로 한국이 미국의 영향을 피할 수 있느냐는 한인사회에 중요한 변수가 된다고 하겠습니다.

IMF의 발표에 대해 너무 비관적이지 않느냐는 비판도 제기되지만 그보다는 이제 전세계의 경제상태가 금융경제당국의 위기관리체제를 요구할 만큼 심각한상태에 들어갔다는 점을 주목해야한다는 점에서 보고서의 의미를 찾을 수 있겠습니다.

2008년 4월 7일

연방은행 버냉키의장의 경제진단

지난 주 상하합동의회보고에서 버냉키연방은행의장은 미국경제가 올 상반기에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언급을 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서브프라임 사태가 시작되고 그 이후 신용경색으로 대형 금융기관들이 막대한 손실과 자금난에 시달리는 중에도 미 경제는 성장세가 줄어들기는 하겠지만 침체에까지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유지해오던 연방은행이 최초로 침체가능성을 내비쳤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찾을 수 있겠습니다.

버냉키의장은 금융시장의 위축이 최근 연방은행의 유동성공급 노력에 의해 어느 정도 완화되기는 했으나 아직도 충분히 풀리지 않아 궁극적으로 실물경제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해 고용시장의 어려움과 기업투자의 축소로 연결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이러한 배경으로 올해 상반기 미경기는 상당한 하락 또는 침체까지 갈 수 있음을 피력했습니다.

그러나 계속되는 금융시장안정정책과 세금환급을 위시로한 정부의 경기부양책 및 이자율 인하실시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할 금년 하반기에는 다시 경제가 성장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희망적 낙관론을 덧붙였습니다.

특히 기업들이 지금의 불안한 상황에서 고용을 억제하고 신규투자를 주저하고 있지만 유동성이 풍부하고 부채비율이 적어 언제라도 금융권의 안정이 찾아오면 다시 투자를 확대할 여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미 경제의 기반인 기업분야가 건재함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금융계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어 경제의 위협으로 작용하는한 경기하락의 위험이 상당히 있다는 분위기를 유지해 연방은행이 금융시장의 안정과 실물경제의 회복에 아직 확실한 자신감을 갖고있지 않음을 시사해 현 경제상황이 그만큼 어렵다는 인식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의회보고에서 금융계가 주목한 부문은 그 이전까지 언제나 언급하던 필요시 언제라도 추가금리인하를 해 시장변화에 대응하겠다는 강경대응자세가 빠졌다는 점입니다. 이는 이번 보고에서 언급했듯 아직도 인플레의 압력이 사라지지 않고 있어 쉽사리 금리인하를 하기 어려운 측면과 함께 이제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부양은 충분히 했다는 의미도 있어 앞으로 추가금리인하가 확실치 않고 설령 있다해도 그 폭이 소규모일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고 해석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버냉키의장의 보고는 경제는 어려워졌지만 이를 타개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노력은 적절히 이루어졌고 이제 시간이 가면 효과가 나오면서 다시 회복할 것이니 인내심과 희망을 갖고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는 평이라고 하겠습니다. 버냉키의장의 전망이 빗나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2008년 3월 31일

모기지 시장부활 대책

현재 진행되는 경기침체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인 부동산시장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 정부의 모든 관련부처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어 부동산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가격이 높은 주택시장의 타격을 줄여주기위해 대형융자로 간주되는 한계선인 점보론의 규모를 4십1만7천불에서 7십2만불 이상으로 상향했고, 모기지를 사들이는 가장 중요한 두 정부지원기관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자본비율을 30%에서 20%로 낮춰줌으로써 더 많은 보증을 해줄 수 있게해 모기지시장에 2천억불의 추가유동성의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지난 주에는 연방주택융자보드에서 산하 12개 지역 연방주택융자은행의 모기지채권 구입한도를 현행 자기자본금의 3배에서 6배로 올려줌으로써 모기지채권시장에 약 천억불의 채권구입자금원을 확보해주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어느 한 기관의 노력으로만 이루어진다기 보다는 연방재무성의 주도하에 각 산하 연관기관들의 연합적인 모기지시장 부활을 위한 종합적 시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것은 그만큼 현재 진행되는 모기지시장의 문제가 얼마나 빨리 정리되느냐에 전체적인 경제의 방향이 달려있다는 절박감을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는 과연 이러한 일련의 정부정책이 효과를 가질 수 있느냐와 만약 갖는다면 언제나 가시적인 효과가 올 것인가가 중요한 관심사인데 정부와 정부연관기관의 시책이 일반주택융자자들에게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현실적인 대책으로 인식되지않는 괴리감이 있습니다.

그러나 직접적인 영향이 바로 다가오지 않는다해도 모기지시장을 보면 지금까지 열거된 정부와 정부연관기업의 정책들이 상당히 큰 긍정적 영향력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주택시장도 결국은 수요와 공급의 기본원리에 따르는데 이 중에서도 주택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모기지의 공급이 확대된다면 결국 주택의 수요를 일으킬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현재 급격히 늘어나는 주택차압에 의해 공급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가격은 하락하는 압력이 커지면서 가격이 떨어지게 되고 반면에 모기지시장의 공급이 올라가면서 수요자가 늘어나게 돼 언젠가 어느 정도 낮아진 가격수준에서 수요와 공급이 맞아 안정적인 가격대를 형성하게 될 것입니다.

누구나 주택시장의 반등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정부연관기관들의 모기지시장에 대한 유동성확대 정책들이 긍정적인 변수로 작용하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