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Money

Friday, January 18, 2008

2008년 1월 21일

연방은행의 정책

이달 말 현경제상태의 어려움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과감한 금리인하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 아틀란타 연방은행에서 집계한 베이지북 보고서 내용이 아직 미경제에 침체의 조짐은 보이지 않다고 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통계적 처리를 거치지 않은 체 집계된 자료를 중심으로 견해를 표명하는 베이지북 보고서는 비통계절차 때문에 신뢰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통계절차를 거치지 않는 만큼 시간을 줄일 수가 있어 시기의 적절성이 높은 장점을 갖는 보고서입니다.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12월까지에 대한 이번 보고서에서 연방은행은 미경제가 동기간에 완만한 속도로 성장했으나 성장속도는 그전 기간에 비해 느려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같은 보고서 내용은 최근 금융계와 경제계에 널리 퍼지고 있는 미국 경제의 침체설을 확인하지 않고 있어 이달 말 있을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과감한 이자율인하 결정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하는 염려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염려는 연방은행의 최근 분위기를 감안할 때 약간 기우임이라고 하겠습니다. 우선 베이지북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검토하는 하나의 자료이지 유일한 자료는 아니기 때문에 베이지북의 결과만으로 이자율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고려해야합니다.

다음은 연방은행의 고위 관계자들의 최근 발표를 보면 비록 공식적 통계가 아직 침체를 예고하지 않는다해도 현재의 상황은 매우 심각할 수 있다는 인식을 충분히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버냉키의장의 최근 연설은 이제 연방은행의 금리정책은 인플레보다는 경기하락을 더 염려한다는 입장으을 밝히고 있어 비록 인플레에서 문제가 올 수 있다고 하더라도 우선은 경기침체방지라는 급한 불을 끄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80년 초 이후 미국 경제는 그 이전에 비해 침체기가 오는 기간이 길어지고 침체시에도 그 정도가 그 이전보다 적었습니다. 이렇게 경기의 하락이 덜 빈번하고 폭이 줄어든데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지만 그 중에서도 연방은행의 시의적절한 경기부양형 금리정책실시가 가장 주효한 요인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연방은행이 잘한다는 말입니다. 이번에도 긴밀하게 잘 대처할 것을 기대해봅니다.

2008년 1월 14일

부시의 경기부양정책

주택가격하락과 금융계의 신용경색으로 미경제가 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 주 부시대통령이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을 검토중이라는 발표를 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부시대통령의 대책안으로는 개인에게 오백불의 세금환불을 해주는 것과 기업들에게 장비투자에 따른 세금혜택을 늘리는 것이 주축을 이루고 있어 지난 2001년 미경기침체시 실시했던 세금감면정책과 같은 맥락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아직 정부의 공식적 통계에서는 미경기침체는 확인되고 있지 않고 더구나 지난 해 3/4분기의 경제성장이 거의 5%대에까지 올라간 점을 보면 경기부양책을 거론하는 것이 시기상조로 보이지만, 메릴린치를 필두로 주요 월가의 투자은행들이 이미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진 것을 당연시하는 분위기에서 부시대통령이 최초로 경기부양책을 거론한 것은 적절하다는 반응을 받고 있습니다.

경기부양책은 크게 연방은행에서 이자율을 낮추고 자금을 푸는 금융정책과 정부가 세금을 줄여주거나 아니면 정부지출을 늘이는 재정정책 두가지로 대별됩니다. 금융정책은 시중에 돈을 많이 늘어나게하고 이자율을 싸게해서 대출을 권장하는 방법에 의해 기업과 개인이 투자와 소비를 늘이도록 유도하는 간접적 방법이라고 하면 재정정책은 직접 개인의 소득세를 줄여줌으로써 가처분소득을 늘여주거나 정부가 공공사업을 해서 고용을 늘이는 직접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학계의 추세는 가급적 금융정책으로만 경기조정을 하는 것을 권장하는 쪽이지만 상황에 따라 경제의 문제가 심각할 경우 정부의 재정정책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견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지난 2001년의 경우 연방은행의 이자율인하와 함께 부시행정부의 감세조치가 효과적으로 경기침체를 극복했다고 평가받고 있다는 사실은 재정정책의 시의적절한 시행의 긍정적인 면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번 1월 28일 대통령의 상하원합동연설까지는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번 부시의 경기부양책은 년말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공화.민주 양당이 다 경제문제에 대해 민감한 점을 감안하면 의회통과는 거의 확실시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동안 금융계의 문제가 실물경제에까지 미치지않기를 바랬던 미 경제계가 최근 발표되는 실업율증가와 확대되는 지난 연말 소매실적부진 그리고 실질이자율의 하락 등으로 볼 때 침체까지 갈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는 분위기에서 행정부의 경기부양책 시도는 고무적이라고 평가됩니다.

Monday, January 07, 2008

2007년 12월 31일

경제는 내게 달려있다.

2007을 마감하는 시점이다. 주식시장 거품의 폭발로 시작한 21세기는 그 후 6년이 지난 작년 주택시장 거품의 후유증을 앓았다. 주택시장침체와 그로 인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그리고 신용경색으로 점철된 2007년은 그렇게 지나갔다. 새해가 되면서 희망에 부풀어야하는데 아직도 2007년의 그림자가 지나갔다고 안심하기 어렵다. 어두운 마감이다.

경제가 어려우면 국민들은 정부를 쳐다본다.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할 수 있는 정책은 크게 금융정책과 재정정책 두가지다. 금융정책은 금리를 인하하고 시중에 돈을 푸는 방식이고 재정정책은 세금을 줄이거나 정부의 지출을 늘리는 방식이다. 2001년도의 경기침체 이후 미국 정부는 이 두가지 정책을 다 사용했다. 연방은행은 초저금리의 이자율로 낮추었고 부시행정부는 대대적인 세금감면을 실시했다.

경기부양책 실시 초기인 2002년 당시에는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이 부족하다는 여론이 많았다. 아예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의 정책이 이제 먹히지 않는다는 원천적 부정론까지 대두되면서 뭔가 새로운 획기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나왔었다. 그러나 결과는 미경제가 성장세로 돌아섰고 이에는 분명 정부의 경기부양정책이 주효했다고 해야할 것이다.

정부의 경기부양책은 간접적으로 경제여건을 좋게 만들어준다. 그러나 이러한 여건의 호전을 소비자나 기업들이 피부로 느끼는데는 항상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경기부양책이 나와도 2002년처럼 정부의 정책이 미흡하다거나 방향착오라는 비판이 나온다.

그렇지만 자금이 풀리고 정부지출이 늘어나면 언젠가는 경제여건이 좋아졌음을 받아들이고 그러면서 소비자도 소비를 늘이고 기업도 투자를 본격화한다. 그래서 경기부양책이 실시되면 언제나 어느 정도의 시차를 갖게 마련인 것이다.

지금은 아직 불황이 아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아직까지 금융가의 문제로 국한돼 있다. 경제는 지난 해 9월 말까지 계속 성장해왔다. 그런데 혹시 금융계의 문제가 경제전체로 번져 침체에 빠질까하여 우려를 하고 있을 뿐이다. 그 우려는 지난 9월 부터 세차례에 걸친 1% 포인트 금리인하로 이어졌고 이는 분명한 경기부양정책의 시작이다.

그렇다면 주택시장거품의 파괴에서 비롯되는 미경제의 어두운 그림자는 정부의 현실인식과 이에 근거한 경기부양책에 의해 극복될 가능성이 높다. 연방은행은 이자율만 내리는 것이 아니라 돈줄이 막힌 산하 은행들에게 긴급자금도 공급해주고 있다. 필요하다면 전례없는 어떠한 방법을 쓰더라도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하겠다는 의지가 단호하다.

행정부 역시 금융정책만으로 부족하다면 세금을 줄이고 정부지출을 늘여나갈 태세다. 연말에는 대통령 선거까지 있어 더 경제에 신경쓸 것은 당연하다보니 세금감면이나 정부지출증가의 재정정책을 반대할 강심장을 가진 정치인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그 다음의 몫은 풍성해진 자금을 바탕으로 마음이 넉넉해지면서 소비를 늘이는 국민들과 투자를 늘이는 기업에게 주어진다. 이 과정에서 한번 주택시장의 거품파괴로 다친 마음이 풀릴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경제는 모멘텀이다. 그것도 거대한 모멘텀이다. 모멘텀은 바꾸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정부의 역할을 못마땅해하는 이유는 기다리기 힘든 초조함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가 돌아서는 것은 초조한다고 빨라지지 않는다. 꾸준히 인내하면서 기다려야한다. 그리고 모멘텀은 반드시 바뀐다는 사실을 우리는 인류가 면면히 발전해온 역사를 통해 알고 있다.

땅에 심어진 씨앗은 물과 흙에서 영양을 받으며 싹을 피운다. 이 씨앗에게 가장 큰 힘은 언젠가 싹을 핀다는 희망이다. 물과 흙이 아무리 풍성해도 씨앗이 연약하면 싹은 돋지 못한다. 정부의 경기부양책은 물과 흙이다. 어려운 여건에 강한 의지로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변신하는 노력이 씨앗이다.

새해에는 우리에게 주어지는 물과 흙인 정부의 정책을 믿으면서 경제환경은 반드시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언젠가 다시 힘차게 뻗을 씨앗을 열심히 키워보자. 그것보다 더 강한 경기부양책은 없다. 경제는 내게 달려있다.

2008년 1월 3일

최고의 신년 운세

새해는 막연한 기대를 가져온다. 기대는 더 나아질 것이라는 변화에 대한 열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변화는 내 노력과 상관없이 외부의 힘에 의해 오기를 바란다. 마치 갑자기 왕자가 나타나 하녀가 왕비가 되는 동화같은 꿈이 새해가 되면 찾아오는 것이다.

신년 운수를 알아보기 위해 무속인들에게 점을 치는 행위는 바로 내게 ‘혹시’ 모르는 기가 막히게 좋은 운명이 올해 나타날까봐 기대하는 마음의 발로이다. 개인의 재정적 문제도 이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새해에는 돈벼락을 맞지않을까 걱정 아닌 걱정을 해보고 싶어 점도 쳐본다.

이러한 사고는 기본적으로 내 운명이 큰 힘에 의해 정해져있다는 예정론을 기초로 하고 있다. 지금 고달프거나 불만인 상황에 처해있다면 혹시라도 이 상황이 예정된 운명에 의해 급적인 반전을 하지 않을까하는 기대심리로 위안을 받고 싶어한다. 반대로 지금 상황이 너무 좋기만한 사람 역시 운명에 의해 추락하게 되어있지는 않나 걱정에 점을 쳐본다.

예정론의 반대는 자유의지론이다. 미래는 정해져있지 않고 나의 의지와 노력에 의해 바뀔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현재는 내가 매 순간순간마다 결정한 선택에 의해 나타난 결과라고 생각한다. 자유의지론에 의하면 내 현재의 운명은 누구에게도 책임을 전가할 수 없고 앞으로의 운명도 현재의 내 결정에 의해 지배를 받는 내 선택이 된다.

예정론과 자유의지론의 논란은 자연과학에서 첨예하게 나타난다. 초기 과학의 시작은 우주를 관장하는 자연의 법칙이 있다는 예정론에 기초해 모든 자연의 현상은 태초부터 물질과 에너지에 입력돼있는 프로그램에 의해 그대로 시현될 것이고, 그 법칙을 읽어낼 수 있다면 자연의 과거와 미래를 다 예측할 수 있다는 견해에 기초했다.

자연과학이 설명하지 못하는 분야가 있는 것은 자연현상에 법칙이 없어서가 아니라 인간의 능력이 부족해 법칙을 다 파악하지 못해서라고 가정했고 따라서 자연과학은 그 법칙을 다 이해하겠다는 의지로 발전해왔다.

그러던 중 19세기 말 이후부터 자연의 현상은 대부분 일정 법칙에 의해 움직이지만 가끔씩 설명할 수 없는 우연이 있어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변화를 한다는 이론이 대두되기 시작했고 지금은 자연과학계에서 더 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 자유의지가 있을 수 있다는 이론이다.

어느 이론이 맞는가는 결코 증명될 수가 없다. 자유의지에 기초해 자연의 법칙이 가변적이라고 증명해도 그것은 우리가 모르는 변수가 있기 때문이지 그 모르는 변수(Hidden Variable)를 찾게되면 결코 가변적이 아니다라고 해버리면 논쟁은 끝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명될 수가 없다하더라도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내 삶이 크게 달라진다. 예정론을 믿는다면 내게 나타난 어떤 현상도 다 예정돼있다고 믿는 것인데 어떤 결과가 나와도 좋고 싫음이 있을 수가 없고 따라서 특별히 내가 노력할 것도 없다.

자유의지론을 믿는다면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한다. 내게 어떤 환경적 어려움이 온다고 해도 내 선택에 의한 노력에 의해 내 삶이 변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주택시장거품의 후유증은 클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이건 중소기업이건 생산업이건 소매업이건 어떤 분야에 있던 어려움은 각오해야하는 상황이다. 세계적 유동성위기는 분명 경제성장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고 유가와 원자재가격 인상은 이자율 인하에 제한을 줌으로써 금융당국이 강한 경기부양책을 시도하기에도 한계가 있다.

이러한 어두운 전망에서 올해의 사업운세를 본다면 전체적으로 비관적으로 될 수 밖에 없다. 이때 어느 방향을 선택하는 가에 따라 새해의 마음가짐이 결정되고 그에 따라 내 노력여부가 달려있다. 그래도 운명이라고 믿고 내 노력을 포기하는 예정론보다는 내 노력으로 어려움을 더 잘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 자유의지쪽이 강한 선택이다. 그래서 신년 각오도 해보는 것이 아닌가.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다. 자유의지에 대한 믿음의 너무나 적절한 표현이다. 사업도 투자도 모두 내 삶에 지성을 들이는 마음가짐에 달려있다. 경제가 어려워도 잘되는 사업이 있고 아무리 좋아도 안되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좋은 팔자를 타고났다고 해도 빈궁하게 사는 예도 허다하다. 내가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선택하는 것이 최고의 신년운세인 것이다.

2008년 1월 7일

새해의 전망

새해의 시작입니다. 아무래도 경제면에서 가장 큰 관심은 2007년 본격화하기 시작한 전세계적 거품붕괴의 여파가 과연 멈출 것인가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부동산 침체의 전망이나 주식시장이나 일반 소비경제나 모두가 다 거품붕괴의 파장이 어느 정도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2007년의 거품붕괴는 신용경색이란 당연한 형태로 나타났습니다. 이 현상이 당연하다고 하는 이유는 그 이전의 전세계적 부동산이나 주식에서의 거품은 신용증폭에 기인하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하면 지난 2002년 부터 2005년까지의 거품은 금융기관들이 지나치게 대출을 많이해서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서브프라임 모기지인데 주택을 구입할 수 없던 자격미달자에게 무차별 대출을 해주었기 때문에 주택구입자가 급격히 늘었고 이렇게 늘어난 수요 덕택에 주택가격이 올라갔는데 이 현상은 바로 쉬워진 대출이 부동산가격을 올리는 거품원인이라고 설명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마구 늘어난 금융계의 유동성에 의한 세계적 자산거품현상은 언젠가 꺼질 수 밖에 없었고 꺼지게 되면 다시 유동성이 거꾸로 급격하게 축소되는 현상을 겪을 것은 당연하다는 점에서 지난 해의 신용경색은 필연적인 결과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세계경제가 부딪혀야할 문제는 과연 신용경색으로 줄어드는 돈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얼마나 메꿔주느냐라고 할 것입니다. 줄어드는 양보다 메꿔넣은 양이 많으면 경제는 기본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만약 줄어드는 양을 채워넣지 못하면 경기침체와 부동산과 주식을 주축으로 하는 자산가치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돈을 풀어넣자니 이미 경계의 선을 넘어선 인플레가 걸린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인플레를 걱정할 만큼 여유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입니다. 일단 인플레 걱정은 뒤로 미루고 급격히 꺼져가는 경제의 힘을 어떻게든 잡아놓고 그 후 인플레를 걱정하겠다는 전략을 써야한다는 말입니다.

올해 초 들어와 주식시장도 급격히 떨어지고 그나마 가장 희망을 갖고 있던 실업율과 고용증가마저 악화되는 모습을 보여 금융계의 문제가 전체경제로 퍼지는 조짐을 보여주고 있어 인플레에 대한 우려는 잠시 젖혀두고 경기부양을 우선으로 하는 금융당국의 과감한 정책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임을 입증해주고 있습니다.

역사는 언제나 도전을 주며 가끔씩 도전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설 만큼 커질 때가 있습니다. 지금이 그 정도 거대한 도전에 직면한 때라고 하겠습니다.

2007년 12월 24일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의 자금공급

2주전 미국 연방은행의 은행권에 대한 특별자금공급 선언에 이어 지난 주 유럽중앙은행도 이와 비슷한 조치로 연말까지 자금이 필요한 은행들에 대해 정해진 이자율로 무한정 공급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함으로써 미국과 유럽에 걸친 은행간 자금경색 위험을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한 후 계속되고 있는 은행간 자금경색 문제는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안정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현상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가 각 은행별로 얼마의 규모가 되는지 파악이 안되는 상황에서 어느 은행도 섣불리 다른 은행에 자금을 빌려줄 수 없는 불안 때문에 초래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즉 어느 은행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하면 일단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이고 그 부실의 심각성이 어떤지를 파악하고 그에 따라 그 해당 은행의 신용상태를 정하면서 자금을 빌려줄 수 있는지 또 얼마의 이자율을 받고 빌려줄 수 있는지가 결정됩니다.

그런데 현재의 상황은 서브프라임모기지 문제가 예상보다 계속 심각하고 설마하던 은행들마저 나중에 보면 큰 문제가 있다고 발표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상대 은행에 대해 파악을 못하는 상태입니다. 이렇게 되면서 그동안 거의 통상적으로 은행간 빌려주던 자금에 자신이 없어지게돼 문제가 있다고 의심받는 은행의 자금줄이 막히게된 것입니다.

이러한 신용경색으로 인해 유럽의 은행간 이자율은 기준금리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자금이 부족한 은행들이 많아지면서 일반 기업과 소비자들에 대한 대출도 급격히 줄어들게 되자 자칫 경제전반에 걸친 자금부족사태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한 중앙은행들이 긴급자금수혈에 나서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미국 연방은행이 이자율을 인하하고 필요할 때마다 적절히 긴급자금공급을 통해 금융계의 자금문제를 해결하면서 시중에 필요한 대출을 원활히 유지해나간다면 주택시장침체로 야기된 금융경색이 경제전반으로 번지지 않고 단순히 금융계의 문제로 국한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하겠습니다.

다행히 현재 미국과 유럽 모두 추가로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기에 꾸준히 신속한 대응을 해나간다면 전체적인 경제의 하락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직 경제전체는 유지해갈 수 있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어려운 여건이지만 금융당국의 노력으로 잘 풀려나가기를 기대해봅니다.

2007년 12월 17일

연방은행의 이자율 인하

지난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예상대로 은행간기준금리를 4.5%에서 4.25%로 낮추었습니다. 투자시장에서는 현재의 경제상태가 자칫하면 침체로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해 이번의 이자율 조정이 0.25보다 더 큰 0.5% 포인트가 되기를 기대하였던 만큼 실망도 커 이자율 조정당일 큰 폭으로 주식이 떨어졌습니다.

이번 이자율 조정과 함께 발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배경설명을 보면 지난 11월 회의때보다 연방은행이 더 어두운 경제전망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 달의 ‘경제가 가까운 장래에 나빠질 수 있을 것’이라는 표현이 이번 발표에서는 ‘주택시장악화와 개인과 기업의 소비가 약해진 결과 경제가 나빠지고 있다’는 표현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는 경제의 악화가 가능성이었던데서 이제 현실로 다가섰음을 연방은행이 인정하고 있음을 말한다고 하겠습니다.

따라서 연방은행의 이자율 결정이 예상보다 소폭이어서 실망한 투자가들이 주식시장의 하락을 가져왔다고만 설명하기보다는 연방은행이 바라보는 미경제의 장래가 불안한데서 오는 우려 역시 주식시장의 불안을 키웠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한 설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투자시장의 입장에서는 경기에 대한 우려가 그렇게 높아졌다고 하면 과감하게 이자율을 대폭 인하해서 경기하락을 막아내는 도움을 줘야하는데 연방은행이 이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로 나온다면 시기적으로 뒷북을 치는 격이어서 경기침체를 방관한다고 비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연방은행도 이미 지난 9월부터 3개월 동안 1%포인트의 이자율을 낮춘 것은 평상시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낮춘 상태이기 때문에 이번에 더 큰 폭으로 이자율을 낮추기에는 부담이 있었던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러한 설명은 이자율 결정을 한 바로 다음날 연방은행에서 별도로 새로운 2백억불의 자금을 은행계에 공급하겠다는 아주 이례적인 결정에서 알 수 있습니다. 이 이백억불의 자금은 지금까지 연방은행이 사용해온 방법을 그대로 둔채 새로 만들어낸 추가자금공급 방식인데 이는 아무래도 연방은행에서 볼 때 현재의 금융계가 겪고 있는 자금부족현상이 이자율 조정과 채권구입방식으로만으로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위기감을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보면 금융시장에서 연방은행의 소폭이자율 인하에 대한 실망을 보여준 것은 현 경제상황의 심각성을 볼 때 타당하지만 연방은행도 이자율 인하와 함께 새로운 자금공급방식을 도입한 것은 그만큼 지금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방은행이 현실인식을 못한다고 할 수는 없다고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현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고 하겠습니다.

2007년 12월 10일

생산성의 증가

올해 3/4분기 즉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의 미국 비농업부문 생산성이 당초 예상치인 6.2%를 약간 웃도는 6.3%를 기록해 미경제에 긍정적 기대를 주고 있습니다. 그 전분기에 2.2%에 그친 생산성 증가가 6.3%로 급격히 상승한 것은 최근 미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는 에너지가격과 달러화 추락을 상쇄시켜준다는 면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에너지가격 상승과 달러화 추락은 모두 물가상승의 요인이기 때문에 요즘과 같이 경제가 어려워질 것에 대비 연방은행에서 이자율을 낮추고자 할 때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물가상승의 위험이 있을 때 이자율을 낮추게되면 자칫 물가상승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기를 보면 이자율을 낮춰야하고 물가를 보면 이자율을 못낮추는 진퇴양난의 상태가 지금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기업입장에서 보면 인건비의 부담이 줄어들어 다른 원가상승 부문 즉 에너지나 달러화하락에 따른 수입물가인상의 가격인상요인을 상쇄할 수 있게돼 굳이 가격을 올리지않고도 기업채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도움을 받게됩니다.

이렇게 기업이 원자재부문의 물가인상요인을 생산성 상승으로 흡수할 수 있게되면 전체적인 물가압력을 제어할 수 있게돼 연방은행 입장에서 보면 물가인상에 대한 우려를 줄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는 점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이자율 인하에 자신을 갖게될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분기의 생산성 향상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인 면이 있습니다. 보통 경기하락기에 일시적으로 생산성이 올라갈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생산성이 다시 평소의 수준으로 낮아지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생산성은 전체 생산량을 노동비로 나눈 수자인데 경기하락기에 들어서면 대부분 기업이나 노동자 모두 위축되면서 경영에서 긴축을 하고 노동자들도 노동시장악화를 우려해 임금인상 요구도 줄이게 돼 노동비가 감소합니다. 그러나 아직 본격적인 침체에 들어가지 않은 경제에서 생산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면 분자인 생산은 같고 분모인 노동비는 감소함으로써 수학적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그러나 경제가 계속 하락세를 가져오면 결국 생산이 줄어들게 돼 노동비의 감소가 가져오는 효과가 없어지고 다시 생산성은 평상대로 돌아갑니다. 따라서 지난 분기의 생산성향상은 분명 좋은 소식이기는 하지만 일시적으로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신중히 검토할 사안이라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