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Money

Monday, November 06, 2006

식어가는 경제

계속되는 경제계의 하락신호로 인해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3/4분기 경제성장율이 예상치보다 훨씬 못미치는 1.6%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세계 최대의 소매업체인 월마트의 월별매상 증가율이 6년만에 가장 저조하다는 발표가 이어지더니 제조업의 상태를 나타내는 ISM지표가 당초 예상인 53.5를 밑도는 51.2를 기록하는 등 경제가 전체적으로 둔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듯 경제가 식어가면 연방은행 입장에서는 물가하락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그동안 부동산가격 상승에 기초한 경제성장의 결과 물가상승의 압력이 커져왔고 이를 미리 통제하고자 연방은행은 2004년 6월 이후 열일곱번에 걸친 이자율 인상이라는 긴축정책을 단행해왔습니다.

여기서 연방은행의 기대는 이자율 상승과 이에 따른 주택가 안정 그리고 경제 연착륙으로 완성되는 물가하락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각도에서 보면 최근 나타나는 경제 하락 조짐은 일단 좋은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선 지금의 경제둔화가 자칫 너무 심하게 되면 경기침체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면서 연방은행의 이자율 조기 하락을 예상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시각의 중심에는 연방은행의 물가안정을 위한 긴축정책이 너무 지나쳐 경제의 하락이 연착륙으로 끝나지 않으리라는 비관론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낙관과 우려가 엇갈리는 현 상태에서 어느 쪽이 더 타당한가는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이에 대해 가장 객관적인 신호는 역시 채권시장의 흐름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채권시장은 매일 매일의 이자율 부터 몇년 간의 이자율까지 오랜 기간의 이자율을 보여주는데 최근 들어 장기채권의 이자율이 점점 더 떨어지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채권시장 즉 이자를 받고자 투자하는 시장에서 장기이자율이 더 떨어진다는 말은 미래의 경제상황이 어둡다는 사실을 뜻합니다. 앞으로 경기가 나빠지면 물가가 떨어질 것이고 물가가 떨어지면 돈의 가치가 올라가게 됨으로써 채권투자자가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율에 만족한다는 논리입니다.

이렇게 장기이자율이 오랜 기간 동안 낮은 상황이 전개되다 최근 들어 더 떨어지는 현상을 보면 경제의 연착륙보다는 침체가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하겠습니다. 일본이 1994년 이후 거의 10여년을 초 저금리를 유지할 수 밖에 없었던 배경에 일본경제의 장기불경기가 있었는데 미국이 이러한 장기불황에 들어가지 않나하는 우려가 서서히 생겨나는 것이 지금의 시점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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