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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October 13, 2006

북핵실험의 경제적 영향

북의 핵실험이 경제에 미친 영향은 일단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당사자인 한국의 증시가 첫날 폭락했다고 하나 9.11같은 규모에 비하면 낙폭이 훨씬 적고 주변국인 일본이나 중국의 증시는 이 사건을 거의 무시하는 수준이었다. 미국 증시 역시 북 핵실험을 경제와는 무관한 정치사항으로만 받아들이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그토록 심각한 사태가 경제계에는 큰 영향이 없어 한편 의아하지만 깊이 분석해보면 크게 두가지 면에서 설명될 수 있다. 첫째는 단기적으로 볼 때 북핵실험이 정보로서의 충격가치가 별로 없다는 점이고 둘째는 중장기적인 면에서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전개상황이 극단적일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경제의 말초신경이라 할 수 있는 주식시장은 새로운 소식이 나타났을 경우 이에 따른 충격으로 단기적으로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이 때 새로운 소식의 의외성이 강하거나 예상보다 훨씬 컸을 때 반응의 진폭은 커진다. 이번 북핵실험은 이 두가지 중 어느 요소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면에서 경제적으로 충격가치가 없다.

1993년 핵확산금지조약기구를 탈퇴했을 때부터 지난 여름 미사일 발사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행위는 계속 전세계 주요 경제계의 관심의 대상이 돼왔고 그 때마다 경제계는 그 사건의 의미와 파장을 분석해 전략을 수립해 왔다. 이러한 전략적 대응은 한국 기업 뿐만 아니라 한국과 관련된 투자기관이나 외국기업들까지 수시로 검토해온 사안이다.

이런 면에서 이번 북핵실험은 경제에 굳이 새로울 것이 없는 가시권 안의 요소였기에 충격요인이 적어 경제계에 즉시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그리 클 수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9.11사태로 세계 최대의 미 증시가 며칠 씩 폐장해야했던 상황과 비교되는 면이다.

중장기적인 면에서 북핵실험으로 파생될 수 있는 예상 전개상황 또한 경제에 크게 부정적일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북핵실험으로 동북아권의 불안감이 조성돼 내수나 무역 그리고 한국으로의 투자가 어느 정도 위축될 것은 당연하나 그 어려움이 장기화하거나 대규모로 되리라고 예상되지는 않는다. 북한에게 그리 많은 선택이 없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북한이 스스로 택할 수 있는 추가 행위로는 선제공격 밖에 없는데 이는 권력의 몰락 정도가 아닌 국가의 몰락까지도 감수해야할 위험이고 승산도 거의 없기 때문에 쉽게 선택하기가 곤란하다. 이 정도는 이미 북한도 알고 있고 그렇게 보면 핵실험은 미국을 곤란한 입장에 빠뜨린 후 향후 협상에서의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려는 상징적 시도였다고 보는 정치분석가들의 해석이 타당하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앞으로 미국의 조치에 따라 대치상황의 양상이 결정될 것은 자명한다. 이런 상태에서 현재 경제계는 미국 또한 극단적으로 가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견해의 배경으로는 미국의 전쟁 수행능력의 분산이나 미국내 흐르는 반전 분위기와 최근 들어나는 공화당의 스캔들로 인한 지지도 하락도 지적되고 있고 주변국을 고려할 필요가 없는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과 달리 북한은 인접국인 중국이나 러시아와의 외교적 관계가 미묘한 점과 대치국인 한국의 안보와 경제에 미칠 영향도 심각하다는 점등이 거론되고 있다.

물론 국제정세는 경제의 합리적 논리로 되지 않을 돌발성이 많아 전혀 예상치 못한 극단적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고 그 때는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경제에 상당한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을볼 때 북한 문제는 외교적으로 풀려나갈 것으로 다수의 경제계는 바라보고 있고 이러한 시각은 지금까지의 주요 국가의 증시에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북핵실험으로 단기적으로는 불안증가로 인해 경제의 위축이 있겠지만 예상된 수순이라는 점에서 그 충격효과도 크지 않고 현 상황의 향후 전개방향의 주역인 미국의 입장을 볼 때 극단적인 대응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경제에 크게 부정적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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