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Money

Thursday, June 17, 2010

2010년 6월

그리스 사태를 두려워하는 이유

유럽 발 국가재정위기가 전세계를 떨게했다. 그리스라는 조그마한 유럽연합체의 국가가 대외채무를 갚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는데, 이를 계기로 유럽권 내의 몇 개의 다른 국가들의 연쇄부도설이 퍼지면서 최근엔 헝가리까지 가세해 세계 금융시장이 극도의 불안 상태에 빠진 것이다.

이번 그리스 사태로 상징되는 국가부도가 큰 불안을 가져오는 이유는 금융경색이다. 쉽게 말하면 돈이 돌지 않게되는 현상인데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 단기적으로 은행간 신용불안 즉 은행끼리 믿지 못하는 상태가 되면서 서로 돈을 빌려주지 않게돼 돈이 돌지 않는다. 유럽의 많은 대형은행들은 그리스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을 사들였는데 그리스가 부도가 나면 이들 채권이 하루 아침에 휴지조각이 된다.

이렇게 되면 많이 물린 은행이 부실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은행끼리 상대은행을 믿지 못하는 불안에 휩싸이면서 서로 돈을 빌려주지 않게 된다. 실제로 그리스 사태 이후 유럽은행끼리 돈을 빌릴 때 받는 이자율이 심하게 올라간 것은 바로 은행간 불신 때문이다.

두번째 장기적으로 부실화된 은행들은 채권투자로 손해를 많이보면서 자본잠식을 당해 자본비율이 기준치보다 떨어지기 쉽다. 줄어든 자본비율을 해결하는 방법은 자본을 늘이거나 은행의 규모를 줄이는 것인데 부실화된 은행이 빠른 시일 내에 자본을 늘이기는 어려워 대부분 규모를 줄이는 방법을 선택한다.

은행이 규모를 줄일려면 대출을 줄여야하고 대출을 줄이면 시중의 돈이 줄어든다. 결국 부실화된 은행끼리 돈을 안빌려주고, 자본이 부족해진 은행들이 대출을 회수하면서 자금경색이 나타나는 것이다.

자금경색이 일어나면 돈이 귀해진다. 돈이 귀해지면 돈의 가치는 올라가고 물건 값이 떨어지는 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시중에 물건이 100개가 있고 돈이 $100이 돈다면 물건값은 하나당 1불이 된다. 그러다 돈이 $50로 줄면 같은 100개의 물건에 대해 하나 당 50전으로 주는 것이다.

디플레이션이 나타나면 기업이나 소비자나 앞으로 물건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구매를 미루게 된다.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면 집사는 것을 늦추는 것이 한 예다.

소비자들이 구매를 미루면 기업들의 매상이 줄고 결국에는 많은 기업들이 손실을 입거나 망하게 되면서 고용도 줄이고 은행빚도 못갚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은행의 대출이 부실화되면서 은행권 대량 도산의 악순환이 발생한다. 금융위기다.

이번 그리스 사태가 전세계적으로 충격을 주는 이유는 바로 금융경색, 가격하락이라는 디플레이션, 경제활동 축소, 기업손실, 은행도산의 연쇄반응을 염려해서이다.

현재 유럽공동체 내에서 재정위기를 겪고있다고 지목되는 다섯개 국가들이 유럽은행권에서 빌린 돈이 약 2조8000억이라고 추산되고 있다. 이 중 상당부분이 부도가 나면 금융경색과 디플레이션의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래서 유럽공동체와 심지어는 IMF까지 그리스 재정위기를 구해주고 있고 앞으로 더 나타날 위기를 위해 유럽공동체는 8000유로를 적립하겠다는 결의까지 했다. 그만큼 불안하다는 말이다.

한 국가의 빚을 다른 국가연합체가 막아서 위기를 넘기겠다는 것인데 과연 언제까지 빚을 넘겨주면서 위기를 모면하는 수건돌리기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확신은 없지만 그냥 모든 국가들이 같이 망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이다. 빚내서 분수에 넘친 삶을 살았던 대가는 감추어지지 않는다는 현실에 세계는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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