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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October 14, 2010

2010년 7월

더블딥의 공포

무리를 하면 감기나 몸살에 걸린다. 심하지 않으면 대부분 잘 쉬면 낳는다. 흔히 감기나 몸살약이라는 것들은 병의 원인을 치료하기 보다는 대증요법이라 하여 증세를 일시적으로 줄여주고 잘 쉬게해서 환자가 스스로 낳도록 도와준다.

경제에서 항상 겪어야하는 사이클 즉 호황과 불황의 반복도 인간의 건강과 비슷하다. 몸이 무리를 하면 몸살에 걸리듯 경제도 모든 게 잘된다 싶으면 지나친 낙관주의에 빠져 무리한 투기에 빠지면서 고장이 난다.

몸살에 걸리면 쉬어야하듯 경제도 무리를 하고 나면 쉬어야한다. 이 쉬는 과정이 불황이다. 그 때 정신차리고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해가면서 다시 경제는 경쟁력을 찾는다.

이런 점에서 경기 사이클은 인간의 숙명과 같은 것이다. 지나치지 않는 중용의 도를 실천하는 것은 인간의 속성상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항상 지나치고 그러면 지나친 대가를 치르면서 겸손해지고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경제에서 사이클로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그냥 단순한 감기 몸살인줄 알았는데 심각한 병의 증세라면 복잡해진다. 일반 감기몸살약으로 증세를 없애 좀 나아지는가 해서 어느 정도 살다보면 약기운이 떨어질 때쯤 다시 아프고 그 사이 병은 더 깊어진다.

더블딥 얘기다. 침체에서 벗어나는 듯 하다 다시 침체에 빠지는 현상을 지칭한다. 불경기가 끝난 후 호경기를 맛보기도 전에 다시 불경기에 빠지는 현상이 더블딥이라는 점에서 더블딥은 일반 경기사이클 즉 호경기와 불경기가 되풀이되는 현상과 다르다.

이 특수 상황은 이번 불경기의 원인과 해결방법이 일반적 경기사이클과 다른데서 비롯되었다. 즉 단순한 몸살이 아니라는 말이고 그냥 시간이 가면서 나아지기가 힘든 깊은 병이라는 뜻이다.

원인 면에서는 빚을 늘려서 경제에 거품을 만들었고 거품이 꺼지고 나자 투자가치는 폭락했는데 ‘빚’은 고스란히 남아 감당이 안되는 부분이 보통의 불경기와 다르다.

해결방법 면에서는 침체에 빠졌을 때 그냥 놔두지 않고 정부가 ‘너무’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에 왜곡이 생겼고 이 왜곡으로 인해 경제가 스스로 회복할 힘을 빨리 만들지 못했다는 점이 다르다.

빚이 아직도 많으니 왠만한 구제로는 해결이 안나고 정부개입도 무한정으로 가면 정부가 부도가 나게돼 어디선가 중단하는 출구전략을 써야하니 스스로 서지 못하는 경제가 다시 어려워지기 쉽다.

이런 왜곡된 선택을 했던 이유는 간단하다. 이번 불경기의 파장이 너무 커서 그냥 시장경제 원리로 놔두면 다시 살아나는 것이 아니라 파국이 온다는 걱정 때문에 긴급 구제를 해 준 것이다. 대공황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개인의 건강으로 치면 원인치유를 하지 않고 진통제를 줘서 일단 당장 아픈 것은 넘어간 것과 같다. 그러는 중에 원인치료를 하는데 아직 치료가 확실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통제의 기운이 떨어지면 다시 통증을 느끼는 현상에 더블딥을 비유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더블딥은 당연한 현상이다. 어느 정도 안정되면 경기부양책을 줄이면서 과연 스스로 경제가 홀로설 수 있는지 슬쩍 시험해본다. 그러다 다시 나빠지면 부양책을 또 시도한다. 그러니 더블딥은 무서워할 일이 아니다. 큰 문제가 해결돼가는 과정의 하나일 뿐이다.

답답한 되풀이 같지만 우리 모두가 저지른 거대한 투기와 과소비의 값이라 생각하고 서로 이해하면서 인내하며 가는 수 밖에 없다. 일본이 잃어버린 16년을 겪고 있지만 그래도 파국없이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근근히 살아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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