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Money

Tuesday, April 06, 2010

2010년 3월

어려운 경제에서 살아가는 지혜
나이가 들면 병과 친해지라는 말이 있다. 병에 자주 걸리는데 이를 받아들이고 살라는 뜻이지만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오묘한 의미가 있다. 비현실적인 완치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전체 삶을 잊어버리지 말라는 뜻이다.
실제로 많은 노인들은 완치를 원한다. 안타깝게도 몸이 쇠퇴기에 들어가서 완치가 안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데도 왕성하던 젊은 시절의 완치를 원하는 것이다. 강한 의지이기도 하지만 미련인 점도 부인키 어렵다.
이렇게 변해버린 나를 인정치 않으면 더 치료를 잘한다는 의사를 찾고 여러 약을 먹어보고 심지어는 검증도 되지 않은 과장된 치료제에 매달리게 된다. 이런 과정에 빠지면 완치에 대한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게 되고 병이 오래가면서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
병과 친해지라는 권고는 바로 이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그만그만한 상태를 내 삶이라고 받아들이면서 병치료 하나에 집착하지 않고 풍성한 삶을 영위하는 절제와 균형을 가르쳐주는 말이다.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금융 경제위기의 후유증에 미국은 처해 있다. 지난 거품은 덩달아 뛰는 집값으로 내가 부자라는 착각을 갖게 하면서 이를 담보로 지나친 소비를 하게했고 그 결과 이제 많은 빚에 허덕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든든한 재산이라고 믿었던 부동산이나 사업체 가격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떨어지고 매상도 턱없이 줄어들어 비용메꾸기도 벅차며 잘 다니던 직장에서 해고되거나 해고는 안돼도 수입이 줄어들고 있다. 몇몇 승자가 없지는 않지만 거의 대부분이 힘들다.
주택을 보면 잘나가던 시절에 140만채를 팔던 신규주택이 이젠 30만채 대에 머물고 있고, 자동차도 1700만대씩 팔다가 이젠 겨우 1100만대를 팔고 있다. 실업율도 4%대에서 10%까지 치솟았다. 모든 면에서 아주 빡빡한 상황이다.
회복은 당분간 오기 힘들다. 어쩌면 우리 세대에는 오지 않을 수도 있다. 너무나 거품의 충격이 크고 이를 빨리 넘어서기에는 미국경제의 체력이 노쇠하다. 인간으로 치면 노년에 거품병에 걸린 것이다.
언제 경기가 나아질 것이냐는 질문이 끊이지 않는다. 지금이 너무 힘드니까 언제 좋았던 시절이 다시 오느냐는 기다림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되지도 않을 완치를 바라고 특효약이나 비방을 찾아다니는데 몰두하는 사람처럼 경기회복이 와서 내 어려움을 다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집착인 경우가 더 많다.
병과 친해지는 지혜가 필요하다. 현재의 허약한 경제상태를 친숙하게 받아들이는 인종의 지혜를 가져야 한다. 언제 경기가 회복돼 내 고생 끝이 오나 기다리면서 인생을 허비해서는 안된다.
그 허비할 시간에 바로 내 삶을 바꿔야한다. 사업을 하는 경우에는 생산성 증가, 비용감소, 새 상품 개발 등으로 현재의 상황에서 경쟁력을 길러내는 적극적 개척정신이 필요하다. 개인의 경우도 생활수준을 현재에 맞춰 조정해야한다.
그리고 거품시대에 가졌던 물질의 기쁘보다 더 소중한 삶에 투자해보자. 가족과의 시간, 벗과의 만남, 교양과 지식을 위한 독서 등 물질에 치우쳤을 때 보지 못했던 가치 있는 일들을 돌아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나를 다스리면서 우리의 삶이 물질적 풍요와 평안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평범하면서도 소중한 가치를 되찾아가는 삶은 병과 친해진 노인들이 인생의 황혼기를 아름답게 살아가는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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