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Money

Tuesday, December 19, 2006

12월과 시간의 경제학

12월! 한 해의 마지막 달이다. 주로 농경사회의 경작주기와 태양의 공전주기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다는 1년이란 개념은 비록 인위적인 단위이지만 그 마지막 달에 이르러 우리도 무엇인가를 정리해야할 계기를 제공한다.

이러한 마지막 달이 가져오는 감정의 차이는 경제학적으로 보면 자원의 희소가치원리로 설명된다. 희소한 자원은 인간의 효용가치의 우선 순위에 따라 분배된다. 즉 유한한 자원은 가장 가치가 높은 곳부터 사용하게 된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어린 아이를 데리고 상점에 갔을 때 보통 아이들은 눈에 잡히는 모든 것을 사고 싶어한다. 그러나 살 수 있는 돈이 제한돼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가장 갖고 싶은 것을 생각해내 그 순서대로 구매를 결정한다. 이렇게 아이들의 구매결정을 바꾸게하는 원인은 가지고 있는 자원 즉 돈이 무한하냐 아니면 유한하냐하는 희소성의 차이이다.

이렇게 보면 인간은 자원의 희소성이 높을 수록 더 자신에게 우선순위가 높은데 쓰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고 하겠는데 이 원리가 시간에 대해서도 적용이 된다. 이 시간의 경제학은 우리 인생에 주어진 시간도 유한한 자원이라는 인식에서 이 자원을 가장 가치있게 사용하는 삶의 지혜를 갖도록 도와준다.

시간이 부족할 때 생각나는 가치들은 개인별로 다르겠지만 일반적인 경우 고마왔던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보고픈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어렵고 외로운 사람들을 찾아가 위로를 한다. 일상시에 우리에게 중요했던 회사일이나 사업이나 돈을 버는 일 또 자녀의 입시능력향상 등은 살 시간이 얼마남지 않은 경우 인기종목이 아니다.

보편화하자면 시간이 얼마남지않는 상황에서의 가치는 주로 내가 남에게 주는 행위에 집중되고 시간이 얼마든지 있다고 느껴지는 상황에서는 내가 무엇을 얻거나 이룰 것인가에 집중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결국 인간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극도로 부족해질 경우 가장 효율적으로 남은 시간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 때 주로 이타적이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를 좀 더 확대하면 인간의 삶의 최대 가치는 내가 남을 위해 또 남과 함께 하는 데서 찾는다고 할 수 있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그동안의 삶에서 미워했던 사람들에게 용서를 빌고 싶어한다든지 오랫동안 못보고 살았던 가족이나 친구를 보고 싶어한다든지 갖고 있는 재산을 사회에 헌납한다든지 하는 행위가 같은 맥락이라고 하겠다.

그런데도 일상에서 우리의 관심은 인생의 최고의 가치와 멀어져있다. 주로 관심이 요즘 어느 분야에 투자하면 좋은지 다른 사람의 성공사례를 들으면서 부러워한다든지 하는 외적인데 치우친다. 시간의 단위를 무한대로 생각하는데서 비롯되는 가치관의 혼돈이라고 할 수 있다.

인생은 유한하다. 그런데 우리는 일상에서 유한성을 잊어버림으로 해서 시간을 무한한 자원으로 착각해 진정 소중한 투자를 뒤로 미루거나 등한시한다. 돈을 포함한 물질적 자원과 달리 시간의 경제학이 효과적이지 못하는 이유다.

다행히도 가끔씩 12월이 다가와 우리에게 귀한 것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준다. 내가 같이사는 이웃과 내가 살아가는 자연이 내게 얼마나 많은 것을 주었는지 생각하게 하고 얼마 남지않은 시간이라도 쪼개 이에 대한 감사를 표시하는 시절이다. 그 가운데 우리는 같이사는 기쁨을 누릴 수 있고 이는 물질이 가져다주지 못하는 행복이다.

이번 12월에는 유한한 인생을 계속 잊지않고 사는 계기를 만들어보면 어떨까하는 지혜를 시간의 경제학에서 찾아보면 좋겠다. 가장 소중하고 가장 희소한 자원이 시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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