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Money

Tuesday, October 07, 2008

2008년 10월 6일

민심과 금융구제안

거의 전쟁과 같은 우여곡절 끝에 사상최대의 구제금융안이 통과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구제안의 의회결의과정을 보면서 시기가 어려우면 민심이 사나워진다는 사실을 뚜렷이 체험할 수 있었던 2주간이기도 했습니다. 미국과 전 세계 경제의 위기상황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연방재무성장관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호소와 대통령의 특별담화에 의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양당 합의안이 하원에서 1차 부결이라는 사태를 겪었기 때문입니다.

구제금융결의안의 배경은 그동안 개별적 접근방식으로 금융가의 문제를 해결코자 시도해왔으나 이번 9월에 들어서 위기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더 이상 개별사안에 대한 대응으로는 안된다는 진단하에 전방위적 구제안을 제시하게 되었다는 것이 정부측 설명이었습니다.

거기에다 이번 구제안이 빨리 시행되지 못하면 급격하게 얼어붙은 금융시장의 문제가 기업과 개인소비자 대출시장을 마비시키면서 실물경제를 심각한 침체에 빠지게 할 수 있다는 진단도 강조되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대통령과 재무성, 증권감독원 그리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준비하고 양 당의 의회지도자들까지 참여해 합의를 이룬 절충안이 지난 주 초 표결에 부쳐졌는데 결국 하원에서 1차 부결이 되는 불상사가 생겨나 경제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이 부결을 이끈 가장 큰 힘은 표결 전 몰려든 유권자들의 원성이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의원들에게 각 해당 유권자 그룹에서 반대의 소리가 쏟아져 들어왔고 선거를 두달도 안남긴 의원들의 입장에서 의원직을 걸고 찬성표를 던질 수 없었다는 것이 부결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결국 국민들은 금융계를 구제해주는 것이 지금에 있어서 최선인가를 따져보기도 전에 그동안 부를 향유한 계층에게 또 막상 은행들이 정부에 접수되고 나서도 거액의 퇴직금을 챙겨가는 고위간부들에게 국민의 세금으로 구제자금을 준다는 사실이 정서상 도저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부결 후 나타난 전세계 증시대폭락을 보면서 금융계를 구하지 않으면 금융계만 몰락하는데 멈추지 않고 서민경제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자각을 하게되었고 이 인식으로 인해 반대의 감정이 서서히 이성적 판단으로 돌아서 마침내 2차 투표에서 통과되었습니다.
월가가 밉다고 월가를 파국에 빠지게 하면 전체경제가 파탄에 빠지는 현실을 생각할 때 이번 통과로 일단 큰 위기는 넘어설 기반을 만들었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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