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Money

Monday, July 10, 2006

유가의 상승

지난 주 유가가 올해 4월에 기록했던 75불 17전의 최고치를 갱신함으로써 다시 상승세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유가의 안정기라 할 수 있는 북반구의 봄철이 지나고 7월에 들어서면 수요가 늘어나 유가가 올라가는 것이 상례인데 이번에는 이러한 계절적 상승요인과 함께 주요 산유국인 이란과 나이제리아의 지정학적 요인이 앞으로의 원유 공급에 대한 불안을 가중시키면서 원유가의 상승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지난 두 달 정도 세계 경제계가 예측했던 경기둔화에 따른 원유수요의 감소 전망이 최근 들어 반전된 점도 원유가의 가파른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5월 한달만 해도 중국의 원유 수요량이 전년 대비 10%나 늘어나는가 하면 잠정 통계에 따른 이번 독립기념일 연휴의 미국 개솔린 소비량도 급증해 원유업계에서 볼 때 아직 경기 둔화 예상에 따른 원유 수요의 축소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판단되고 있습니다.

공급 면에서도 미 정유업계가 93% 가동율을 보이는 등 지금 이미 거의 한계에 꽉 차있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불안까지 가중되면서 취약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유가는 수요와 공급 양 쪽에서 모두 압력을 받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가장 관심을 받는 부분은 역시 경제의 방향과 유가의 흐름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지정학적 불안이나 계절적 현상에 따른 가격 상승은 일시적 현상이며 불안이 제거되거나 계절이 바뀌면서 조정이 되는데 비해 경기와 연관된 가격상승은 장기적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크다고 하겠습니다.

원유거래 시장의 의견은 지난 두어달 동안 미국과 주요 선진국들의 긴축통화정책에 따라 경기가 둔화될 것이란 예측을 거의 받아들이는 분위기였고 이에 따라 75불 대를 넘나들던 4월 이후 68불에서 72불대의 약보합세를 유지해왔습니다. 그러다 지난 1/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이 5.6%로 상향조정되고 연휴 개솔린 소비량이 예상보다 높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중국의 수요가 꾸준하자 향후 경기가 그렇게 둔화하지 않을 것이란 방향으로 선회하면서 유가의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경기의 둔화가 연방은행에서 조심스럽게 예상하듯 금년 하반기에 3% 이하대로 떨어지게 되면 원유에 대한 수요가 어떻게 될지의 여부와 높은 유가로 인해 대체 연료나 에너지 효율적 장비로 전환할 경우 전체적인 원유의 수요가 어떻게 변할지는 많은 변수를 안고 있어 장기적인 수요의 증가를 가정해 유가의 끝없는 상승을 예상하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유가도 부동산과 같이 경기 전환에 따른 결과가 지연돼 나온다는 점을 감안해 장기전망시 성급한 결론을 내릴 수 없는 분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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