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Money

Wednesday, June 21, 2006

이자율 고민

이자율을 올리리라는 많은 예상을 깨고 지난 주 목요일 일본 중앙은행이 이자율을 올리지 않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의 압력이 거세지고 있어 거의 전 세계의 중앙은행들이 긴축통화정책을 천명하고 있는 분위기에서 일본도 년초부터 계속 조만간 0% 이자율이라는 초유의 경기부양형 저금리정책을 벗어나리라고 발표해왔는데 지난 5월 중순부터 시작된 아시아권의 주식시장 폭락이 전 세계로 번져나가면서 이자율의 섣부른 상승이 주식시장에게 더 큰 악재로 작용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이번 이자율 인상을 시행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런 반면 미국 연방은행은 몇달 전부터 이자율 상승이 이제 거의 멈출 시점에 왔다는 암시를 여러 채널을 통해 전달해오다 최근 들어 인플레이션의 우려가 점점 현실화되는 기미를 보이자 입장을 선회 다시 긴축정책의 강경입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방은행의 강경책 전환으로 인해 미국 주식시장은 년초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던 기세가 꺾이고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전 세계적인 주식시장 침체에 동반하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 서열 1위와 2위 국가의 중앙은행이 주식시장이라는 변수만 놓고 본다면 거의 정반대의 대응을 하고 있어 흥미로운데 일본은 주식시장이 폭락하면 경기하락으로 이어질 것을 염려하는데 반해 미국은 주식시장이 하락한다해도 전체적인 경제에서 물가상승의 요인을 방치하지 않기 위해 이자율을 올릴 수도 있다는 의지가 더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미국이 일본과 다른 입장을 취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지난 10여년간의 양국의 경제가 판이하게 다른 길을 걸어왔다는데 있다고 하겠습니다. 일본은 90년대 초부동산과 주식의 거품이 터진후 거의 11년을깊은 침체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해왔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같은 기간중 2001년의 짧은 침체를 겪은 기간을 제외하고는 계속 성장을 해왔습니다.

따라서 일본은 이제 물가상승의 압력이 있더라도 성급한 긴축정책 때문에 다시 경기가 침체에 빠지는 위험을 감수할 수 없고 반면에 그동안 장기 성장을 유지해온 미국의 입장에서는 경기의 하락을 어느 정도 감수한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경제에 큰 부담인 인플레이션 방지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하겠습니다.

이제 일주일 후로 다가온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금리 결정이 점점 인상쪽으로 기우는 현상은 바로 미국의 오랜 기간 유지돼온 성장세에 따른 정책입안자의 자신감에 기초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이 주식시장을 염려해 이자율 인상을 포기한 사실이 미국의 상황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자율의 추가인상을 어느 정도 현실로 인정해야할 분위기입니다.

0 Comments:

Post a Comment

<<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