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Money

Friday, March 31, 2006

경제 동반자로서의 중국

4월 말로 예정된 부시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주석의 정상회담이 다가오면서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적자가 큰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중국 위안화의 인위적 저평가가 무역적자를 늘인다는 미국 쪽 주장이 그 핵심이다. 작년에 8천억불의 경상수지적자를 내고 올해 들어서도 적자가 계속 늘어나는 미국으로서는 가장 큰 대미 무역 흑자국인 중국이 고운 시선으로 보일리 없다.

무역적자가 계속 늘어나면 무역적자에 상응하는 규모의 달러가 외국으로 흘러 나간다. 달러가 외국에 많이 나갈수록 달러의 가치가 떨어지게 되고 이러한 달러 가치의 하락을 막고자하면 미국내 이자율을 올려야한다. 이렇게 이자율이 오르면 결국 미국 경제가 둔화되면서 경기침체가 오게 된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반대이다. 미 경기는 꾸준한 성장을 하고 있고 달러가치는 떨어진다고 하나 작년에는 오히려 올랐으며 물가상승율도 통제된 상태에서 실업율은 5%미만으로 내려가 모든 면에서 경제는 건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무역적자로 인해 미국의 대외 부채가 계속 늘어나는데도 경제가 잘되온 이유는 미국 투자 우위성에 있다. 미국 달러가 어디에서도 통용되는 유동성을 가지고 있고 미국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안정돼 있어 외국 투자자는 상대적으로 낮은 미국투자의 이자율을 받아 들이게 된다. 빚은 그 자체의 규모보다 이자를 얼마나 지급하느냐가 부담이 되는데 미국은 싼 이자율로 외국 빚을 쓰기 때문에 부담이 적다는 말이다.

반면에 미국 역시 외국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는데 이 경우는 외국의 정치적 위험이나 경제의 불안요인이 감안돼 높은 수익을 받는다. 이렇게 미국은 싼 값에 돈을 쓰고 외국은 비싼 값에 미국 돈을 쓰면 미국이 외국에 투자한 규모가 외국이 미국에 투자한 규모보다 적을지라도 미국은 오히려 이익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미국 투자 우위가 유지돼 미국이 싼 이자율로 외국 돈을 쓸 수 있는한 무역적자는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외국에서 오는 투자로 인해 경제가 더 커지고 고용창출도 늘어날 수 있는데 지난 4년간의 미국경제에서 나타나는 늘어나는 무역적자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좋아진 경우가 이로써 설명된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미국은 외국 투자자에게 좋은 투자환경을 유지해 저렴한 투자를 계속 유치할 수록 경제에 도움이 된다. 현재 8천억불 이상의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중국과의 관계도 외국 투자유치라는 각도에서 보면 서로 동반자적 우호관계를 증진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더구나 작년에 있었던 중국의 미국 정유회사 매입 거부나 올해 아랍에미레이트의 항만관리권인수 거부 등의 일련의 사태로 인해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로 돌아선다는 경계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잘 유지할 필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물론 무역적자가 너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현재의 추세로 보면 실제로 미국의 무역적자에 따른 부채증가가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무역적자의 대표적 국가인 중국에 대해 적자를 줄이기 위한 조처로 위안화의 현실화를 요구하는 미국의 입장이 이해가 된다.

여기에 다가오는 중간선거를 의식한 정치권이 중국 때문에 일자리를 잃고 있다는 유권자를 인식해 중국과의 무역적자를 줄이는 가시적인 노력을 보여주어야하는 정치적 의도까지 합쳐지면서 아무래도 중국의 위안화 조정에 대한 입장이 강경할 수 밖에 없는 것도 현실적으로 수긍이 가는 면이 있다.

그러나 중국을 너무 심하게 압박해 관계를 악화시키면 아무래도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중국이나 중동지역 국가가 미국으로의 투자를 줄이기 쉽고 그러다 보면 비싼 이자를 주고 외국돈을 쓰게 될 수 밖에 없다. 높은 이자율로 외국에 대한 빚의 부담도 늘어나고 미국내 이자율도 올라 경기하락을 재촉하는 우를 범한다고 할 수 있다.

다가오는 정상회담을 앞두고 의회와 행정부 대표가 중국과 협상이 한창이다. 양국의 정상이 만나기까지 장기적인 경제의 안정을 위해 냉철한 판단으로 중국을 대립관계보다 경제동반자로 안고 가는 조화로운 합의를 이끌어내는 협상력을 기대해 본다. 경제는 타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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