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Money

Monday, March 20, 2006

일본 통화정책의 변화

최근 일본 경제의 성장이 확실해지면서 그동안 일본 금융정책의 핵심이었던 0%금리 정책을 더 이상 유지하지 않겠다는 발표가 나와 전 세계 금융계의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2001년 3월 부터 공식으로 시작된 0%금리 정책은 당시 거의 8년 이상 지속되어오던 일본의 불경기가 마침내 물가인하라는 deflation을 불러 일으키자 이를 방어하기 위해 일본 금융당국이 초강수로 시도한 정책이었습니다.

이렇게 0%금리 정책으로 부터 전환을 하게 되면 일본 경제의 규모로 볼 때 세계 경제에 여러 면에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 중에서 특기할 만한 것이 엔캐리트레이드라고 하는 금융기법인데 일본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이 양이 상당히 줄어들 전망입니다.

엔캐리트레이드는 일본의 이자율이 쌀 때 일본에서 엔화로 돈을 빌려 이자율이 높은 미국같은 나라의 채권에 투자해 이익을 보는 투자기법입니다. 예를 들어 일본의 이자율인 0%에 빌려 미국 달러로 환전한 후 4.5% 이자율을 지급하는 미국 연방채권에 투자한다고 하면 4.5%만큼의 차익을 볼 수 있습니다. 더구나 이러한 캐리트레이드는 대규모 금융회사들이 이용하기 때문에 자기 돈으로 하기보다는 10배정도 빌려서 함으로써 자기 투자에 대한 이익은 4.5%의 열배인 45%까지 이릅니다.

이론 상으로는 너무 쉬운 돈벌이지만 아무나 못하는 이유는 미국 달러에 투자한 후 다시 일본 엔화로 갚아야할 때 환율이 바뀌어 잘못하면 이자율 차이에서는 벌고 환율에서 손해보는 일이 있어서입니다. 결국 캐리트레이드는 이자율 차이가 환율의 차이보다 더 높을 것이라는 기대에 따라 이루어지는 일종의 투기가 됩니다.

따라서 캐리트레이드가 활발해지기 위해서는 양 국간의 이자율 차이가 상당히 많아 환율의 손해가능성을 충분히 보상할 수 있어야합니다. 바로 일본의 0%이자율 정책이 엔캐리트레이드를 성행시킬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일본의 이자율이 올라가게 되면 양국간의 이자율 차이가 줄어들어 엔캐리트레이드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전망인데 이러한 전망이 미국 금융계에 큰 의미를 갖는 이유는 엔캐리트레이드가 줄면서 미국 채권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서 채권수익율이 올라가 고금리를 더 부추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금리 인상정책 선언이 일본의 경제가 좋다는 선언인 점에서 세계 경제에 긍정적이면서도 미국의 고금리를 조장할 수 있다는 면에서 어두운 면도 있어 경제의 복합성을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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