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Money

Wednesday, August 15, 2007

주택시장 조정의 대가

결국 주택시장이 문제다. 연초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부실문제가 나타났을 때만 해도 많은 경제전문가와 금융당국 관계자는 전체 주택시장의 문제라기 보다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시장에 한정되는 지엽적 문제로 애써 축소하면서 전반적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4-5개월이 지난 7월 신용등급회사인 S&P와 무디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묶어서 채권화한 MBS와 CDO중 상당 수를 신용등급하향조정하자 주식시장이 급락함으로써 서브프라임 모기지시장문제가 지엽적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경각심이 생겨났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의 신용등급하락은 그 채권을 구성하고 있는 모기지들의 부실이 원인이다. 원래부터 자격이 미달되는 사람들에게 대출을 해줬으니 모기지가 더 빨리 부실이 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경제적으로 우려가 되는 이유는 이로 인해 전체적인 채권시장이 경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는 실제로 나타나기 시작해 급기야 세계적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의 서브프라임 헤지펀드 세개와 30억불 자산을 관리하던 소우드펀드가 막대한 손실로 인해 해체를 선언하고 나섰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의 문제는 전체적인 정크본드 즉 투자부적격 회사에 대한 채권시장을 얼어붙게하고 있다. 정크본드는 위험도가 높은 채권으로서 근래에는 소위 사모펀드들이 기업사냥을 하면서 필요한 구입자금원으로 많이 쓰여지는 금융상품이다.

지난 2년간은 바로 정크본드를 활용한 많은 사모펀드들이 기업사냥을 했고 이 기업사냥 과정에서 실적이 부진한 기업들이 거래주식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에 인수가 되면서 주식가격도 올려왔다.

그러다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시장에 빨간등이 켜지면서 정크본드시장도 경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크라이슬러 자동차를 인수하려고 했던 서버러스 캐피탈에게 자금을 대주기로 했던 인베스트먼트은행들이 발을 빼면서 서버러스의 인수계획이 연기되었다.

아예 자금공급을 취소하는 경우와 더불어 자금공급은 하되 이자율을 대폭올리는 경우도 많다. 사모펀드가 자금을 받는다해도 너무 높은 이자율을 지급하게되면 기업사냥을 했다해도 불어난 이자부담 때문에 수익성이 맞지않게되기가 쉬워 결국 기업인수를 포기하게 되거나 인수를 해도 막대한 적자에 빠지게 된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22일 부터 전세계적으로 대출을 통한 기업인수계획중 약 600억불에 해당하는 46개의 계약이 연기되고 있다. 신용경색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얼마 전까지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에 대해 담담하게 지탱하던 주식시장도 대출시장이 얼어붙기 시작하자 불안해하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을 이끌어오던 합병과 인수의 자금원이 줄어들면 주식시장도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택시장의 어려움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를 가져오고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다시 채권시장을 얼어붙게하고 더 나아가 주식시장까지 흔들고 있는데 그 다음은 경제 전체가 얼마만큼 영향을 받을 것인가에 우려성 관심이 집중된다. 주택시장이 키운 경제였기에 주택시장의 하락으로 같이 어려워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당연한 추론이다.

초저금리로 부동산시장을 키워 호황을 누리던 시절은 분명히 지났다. 빚을 늘여 쓰는 시절은 쉽다. 그러나 빚은 영구히 늘어날 수가 없다. 늘어난 만큼 줄어드는 시점이 온다. 너무 늘여놓으면 그만큼 주는데도 고통이 크다.

지금은 주택시장이 남겨놓은 거대한 부채가 어떻게 정리될 것인가가 앞으로의 미국과 전세계경제의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주택시장이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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